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유통되는 화장품에서 '사이클로실록세인((D4·D5·D6)'이 기준치보다 초과 검출됨에 따라 사용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28일 권고했다.

소비자원은 사이클로실록세인이 표시된 메이크업 및 헤어 케어 화장품 30개 제품을 시험한 결과, 25개 제품에서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D4) 함량이 최소 0.01 ∼ 최대 1.20 % w/w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이클로실록세인은 부드럽고 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주로 화장품에 쓰이는 원료다. 하지만 최근 인체나 환경에 유해하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를 사용 금지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사이클로실록세인 가운데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D4)은 유럽연합과 호주, 일본에서 생식독성이 의심되는 물질로 분류돼 있다. 유럽연합(EU)은 2019년부터 화장품에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D4) 사용을 금지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오는 2027년부터 이 물질을 사용 금지할 예정이다.

반면 한국은 사이클로실록세인 사용과 관련한 안전 기준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EU의 경우 환경 부하를 줄이기 위해 2026년부터 화장품 내 사이클로실록세인 농도를 0.1% w/w 미만으로 규제할 예정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이번 30개의 조사 제품 모두가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D5)의 사용 기준치를 초과한 꼴이 된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메이크업 제품에서는 프라이머 제품 중 약 44%가 사이클로실록세인의 사용을 표시하고 있었다. 이중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D5) 성분이 42%로 가장 많이 검출됐다.

헤어 케어 제품에서는 에센스 및 오일(약 44.2%)이 주로 사이클로실록세인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별도로 소비자원이 전 성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메이크업 및 헤어 케어 제품 3000여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제품의 40% 이상이 사이클로실록세인을 사용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D4)이 검출된 제품 사업자에게 해당 성분 사용을 줄일 것을 권고해 17개 업체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이클로실록세인(D4·D5)이 포함된 화장품 사용 시 인체위해성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관리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