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임금 증가율이 인플레이션을 앞지르고 있음에도 미국인들의 경제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현지시간 미국 의회 합동경제위원회(JEC)에서 민주당은 2021년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전국 평균 임금과 급여는 거의 1만5000달러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물가 상승률보다 3500달러 이상 높은 수치이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다는 다른 자료도 나왔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임금은 지난 9월까지는 연 4.6%, 지난해 9월까지 연 5.1% 증가했다. 이와 함께 전체 도시 소비자 물가지수(CPI-U)는 지난해 7월~올해 7월 기준 3.2% 상승했다.
렌딩트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이콥 채널은 "사람들은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물가 상승률보다 임금이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인이 그 차이를 즉시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평균 임금이 물가 상승률보다 더 많이 올랐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더 잘살게 된 것은 아니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구는 항상 존재한다. 채널은 "임금 상승이 팬데믹 때 절정에 달한 이후 상승분을 만회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도 "임금 상승이 지난 몇 년간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물가 상승을 완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학자와 언론은 여론과 일반 경제 데이터 사이의 괴리로 인해 왜그렇게 평가가 박한지 의아하다는 분위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재정적으로 볼 때 팬데믹 이전보다 괜찮거나 심지어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판단된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자신의 재정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지만 물가는 몇 년 전보다 더 높다. 특히 주택과 같은 주요 예산 항목의 경우 여전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국 노동부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유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외식, 자동차 보험, 자동차 등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소비자 부채가 증가하고, 이자율이 상승하면서 대출 비용이 증가하고, 부유한 미국인들조차 지출을 줄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언론 보도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현재 임금은 상승하고 있지만, 미국인의 지난해 실질 소득은 2021년에 비해 2.3% 감소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화두였던 상황에서 가계가 현재의 임금 상승과 낮은 인플레이션을 예산에서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물가 상승률은 하락하고 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지표이다. 그리고 많은 미국인이 경제 전반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개인 재정은 잘 운영되고 있다.
채널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경제가 더 잘 돌아가고 있다”라며 “이는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과 '큰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 사이에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를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기사는 Fortune.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