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소재 AI기업 ‘G42’가 중국과의 연계를 끊기로 결정했다. G42는 UAE 정부에서 투자해 설립된 기업으로, ‘중동의 오픈AI’라는 이명을 갖고 있다. 미국은 G42는 물론 UAE 정부 측에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G42가 바이트댄스(틱톡 운영사)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화웨이의 서버 장비를 쓰는 등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 첨단 기술과 데이터가 G42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봤다.

펑 샤오(중국계 미국인) G42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중) 양쪽 모두와 협력할 수 없다”며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미국 파트너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 파트너와는 더 이상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웨이와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미국에서 생산한 장비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AI 기술 유출 논란에 대해서는 “중국 파트너와 AI 연구에 있어 깊은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G42는 UAE의 2031년 국가 AI 전략에 따라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UAE의 인공지능·디지털 경제 장관은 “미래의 석유는 데이터”라며 “견고한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G42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엔비디아, 오픈AI 등 미국의 주요 기술기업과 협업하며 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아랍어 기반 AI 모델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중 간 기술경쟁이 노골화하며 계획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 11월 뉴욕타임스는 G42와 중국 간 거래에 대한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측이 G42를 통해 AI 기술은 물론, 미국인 수백만 명의 유전 정보에 접근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동시에 G42는 중국의 유전체 분석기업 BGI제노믹스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이 중국기업이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미국인의 유전정보 수집을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또 자체 조성한 기술투자펀드를 통해 바이트댄스 주식 1억 달러어치도 매입한 바 있다. 미국 당국은 중국 정부가 틱톡 운영에 지속적으로 개입해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6월 미국을 찾은 UAE 국가안보보좌관에게 G42가 중국과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펑 샤오 CEO는 인터뷰에서 G42가 데이터를 신중하게 다뤄왔다고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데이터 링크에서는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보장한다”며 “미국의 파트너가 어떤 데이터든 공유한다면 해당 데이터가 이곳에서 안전하게 보관되도록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는 Fortune.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