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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부동산, 오피스③] 오피스 시장, 지속 성장시킬 ‘이것’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전무

  • 기사입력 2023.11.03 10:00
  • 최종수정 2023.11.03 16:48
  • 기자명 김나윤 기자

지금까진 서울 오피스 시장 분위기가 ‘이례없이’ 좋았다.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까?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전무는 최근 높은 오피스 임대료를 두고 "버블이라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앞으로도 감당할 수 있느냐는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 사진 강태훈

“코로나 이후 서울 오피스 시장의 탄탄한 수요 덕분에 이례적인 호황과 변화를 누렸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각에선 임대료 버블을 우려하는 지적도 있지만 여전히 수요와 공급 구조 내에서 값이 설정되고 있단 점에서 ‘버블’이라 단정할 순 없다. 다만, 앞으로도 높은 임대료를 계속해서 감당할 수 있느냐는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전무가 내린 서울권 오피스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IT 중심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세와 부족한 오피스 물량으로 ‘공급 절벽’이 맞물리면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서울 오피스 시장이 최근 중흥기를 맞이했다. 특히 프라임(연면적 3만㎡ 이상 규모) 빌딩이 들어선 도심(CBD)·강남(GBD)·여의도(YBD) 권역 내에 다양한 산업군들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2~3%대의 이례적으로 낮은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역, 성수, 마곡 등 기존 주요 권역들도 덩달아 잠정적 산업 클러스터로 점철되면서 서울권 오피스 시장이 한층 활기를 띤 모습이다.

하지만 홍 전무는 앞으로의 시장 상황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주요 경제 지표가 둔화되고 2026년부터는 대규모의 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어서다. "지금까진 시장 분위기가 좋았지만,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오피스를 견인할 새로운 산업군이 뒷받침돼야 한다."

홍 전무는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기업 세빌스코리아에 2004년 합류하며 오피스를 포함한 국내 상업용부동산 데이터 리서치와 컨설팅 본부를 이끌고 있는 부동산 전문가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부동산원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서울 오피스 시장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그를 만났다.

홍 전무는 "IT기업이 강남에 들어서고 LG 등 기존 대기업이 외연 확장에 나서며 여의도에선 전통금융과 핀테크가 공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각 권역에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강태훈]
홍 전무는 "IT기업이 강남에 들어서고 LG 등 기존 대기업이 외연 확장에 나서며 여의도에선 전통금융과 핀테크가 공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각 권역에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진=강태훈]

Q 프라임 빌딩이 들어선 서울 주요 오피스 권역들의 최근 변화상은.

권역별 특성은 해당 지역에 들어선 산업군의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잘 아시다시피 여의도는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전통금융가로 꼽히고, 도심은 중후장대를 이끄는 대기업들이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지 않나.

하지만 최근 2~3년간 e커머스, 핀테크 등 IT 분야와 제약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판교 대신 도심, 강남, 여의도 등으로 새롭게 진입하는 흐름이 보였다. 이들 기업 입장에선 판교에 입성하면 좋겠지만 현재 판교는 공실률이 0%대다. 말 그대로 오피스가 꽉 찬 상태다. 당분간 대규모 공급도 없다. 이러한 이유로 새로운 기업들이 각 권역으로 유입되는 동시에 각 권역별 ‘대표선수’라고 할 수 있는 기업들도 함께 성장하면서 높은 임대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Q 자산가치로서의 투자시장 분위기는 어떠한가. 프라임 임대시장과 투자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이는 건가.

앞서 언급했듯이 임대시장은 직접 사무실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퍼포먼스가 관건이다. 반면 투자시장은 금리와 유동성이 핵심이다. 이 두 가지는 오피스를 거래할 때 중요하다. 결국 자산가치를 좌우하는 건 임대수요 여부다. 높은 금리와 낮은 유동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국가도 비슷한 상황 아닌가.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와 달리 서울은 임대수요가 현재까지 탄탄하기에 임대료가 꾸준히 올랐다. 마치 ‘강남 집값’ 양상과 비슷한 셈이다. 시점마다 금리, 유동성, 시장 수요 중 어느 게 더 중요한지가 핵심이다.

Q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프라임 to 프라임'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프라임빌딩 간 이전은 사실상 수평 이동을 뜻한다. ‘공급 절벽’으로 감소한 것도 있지만 신규 입주나 업그레이드 이동이 대폭 증가하다 보니 상대적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오히려 오피스 시장 성장 측면에선 프라임 to 프라임보다는 아마존 웹서비스처럼 신규 기업이 오피스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게 훨씬 긍정적이다. IT기업이 강남에 들어서고 LG 등 기존 대기업이 외연 확장에 나서며 여의도에선 전통금융과 핀테크가 공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각 권역에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

Q 일각에선 일부 우량 오피스에 대한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우리나라 전체 오피스 총량을 보면 프라임 오피스는 25% 수준이고 나머지 75%는 중소형 오피스가 차지한다. 75%에 속한 건물 중엔 현재 공실이 꽤 있는 곳도 분명히 있다. 더불어 주요 권역별 내에서도 프라임 빌딩은 소위 ‘우량’ 임차인이 들어서며 안정세인 모습이지만 규모가 작은 건물의 임차 기업의 사정은 그렇지 않아 면적을 줄여 사무실을 옮기는 경우도 있다.

홍 전무는 강남 권역(GBD)에 대한 높은 선호도에 대해 "강남에 들어서더라도 그 권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클러스터 효과는 분명히 있겠지만 절대 무리해서 오피스를 선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강태훈]
홍 전무는 강남 권역(GBD)에 대한 높은 선호도에 대해 "강남에 들어서더라도 그 권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클러스터 효과는 분명히 있겠지만 절대 무리해서 오피스를 선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강태훈]

이 같은 현상은 시장의 부정적 신호 아닐까. 이에 대해 홍 전무는 “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지금, 그리고 앞으로 2~3년간 위험 요소들이 아주 많지 않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우량 오피스에 대한 선호가 더욱 심화된다면 임대료 인상에도 한계가 있게 되고 투자와 개발에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이미 시장에선 이런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2026년 이후 오피스 공급량이 많아질 예정이다. 국가 경제 성장률도 지금보다 더욱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 않는가.”

Q 서울역, 성수, 마곡 등 부상하는 지역을 오피스 권역으로 개발해 임차 수요를 분산시킨다면 오피스 시장이 지금보다 안정화될 수 있을까.

선택지를 넓히는 것은 수요자, 투자자에게 모두 이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당장 공급 물량이 부족하단 이유로 중구난방 개발을 하게 되면 자칫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더해져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에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판교처럼 정부가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규모 개발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입주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판교도 처음 4~5년은 공실도 많았고 대중교통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얼마나 불편했나.

Q 주택시장에선 ‘기승전-강남’으로 일컬어지곤 한다. 오피스 시장에서도 강남 진출을 고수해야 하나.

큰 틀에서 당장 강남에 대한 선호가 바뀌진 않을 것 같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 본인들의 비즈니스가 BtoB냐, BtoC냐 혹은 직원들의 편리한 출퇴근이 회사의 주요 가치이냐에 따라 사무실 입지를 정해야 하지 않을까. 최근엔 강남에 들어서더라도 그 권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코로나 시국 당시 주요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이 강남역 일대에 너도나도 입주했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곳에 남아있는 가상자산 회사는 거의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클러스터 효과는 분명히 있겠지만 절대 무리해서 오피스를 선택해선 안 된다.

 

빅데이터로 본 서울 오피스 시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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