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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종의 MiniMax] HMM 인수 허들 높여라

HMM 미래 담보할 수 있는 적격 매수자 찾아야

  • 기사입력 2023.10.30 17:13
  • 최종수정 2023.10.30 17:35
  • 기자명 채수종 기자

 

 

 

HMM 인수 허들 높여라

 

올 연말 M&A시장의 최대 이슈는 단연 ‘HMM’이다.

HMM은 자산 약 26조원(2023년 1분기 기준)의 국내 최대 해운기업으로 재계 순위 19위에 올라있다.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해도 13조~14조원이나 된다.

재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산업은행은 최근 HMM의 입찰 적격 후보(쇼트리스트)로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 3곳을 선정했다. 산업은행은 이들을 대상으로 1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연내 주식매매계획을 체결할 계획이다.

HMM 시가총액(10월30일 기준, 7조2427억원)과 경영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인수대금만 5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그러나 HMM 매각이 초미의 관심거리로 떠 오른 것은 단순히 올 최대 M&A라는 이유만은 아니다.

HMM이 우리 기업들의 물류를 책임지고 있는 국내 유일의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이기 때문이다. 해운회사는 수출입 기업의 혈관 역할을 한다. 실제 지난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물류난으로 국내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었다.

문제는 쇼트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의 규모가 너무 작아 국내 유일 국적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HMM 인수 쇼트리스트에 오른 하림이 자산 17조원, LX 11조원, 동원 9조원 수준이다.

이들 기업이 인수할 경우 우리 기업들의 물류 동맥경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또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19년 800포인트에서 2022년 1월 5109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1000포인트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900포인트 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불황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따라서 호황은 짧고, 불황이 긴 해운업의 특성을 감안한 실적 리스크도 감당해야 한다.

지금 쇼트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의 자금여력으로는 HMM의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

세계 해운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2M(스위스 MSC와 덴마크 머스크)이 내년 초 결별한다. 세계 1위와 2위업체가 동맹을 해체하는 것이다. 이에 따른 해운회사들의 이합집산과 ‘치킨게임’이 불가피해 보인다.

글로벌 해운업계 8위 수준인 HMM은 생존을 위해 선복량을 현재 82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2024년 100만TEU, 2026년 120만TEU로 몸집을 불릴 계획이다. 현재 보유현금 보다 많은 15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배임논란을 피하기 위해 보유 영구채(1조 6800억원)를 주식으로 전환 할 경우 인수측은 5조원의 추가현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대기업이 HMM을 인수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HMM 인수 허들을 지금보다 크게 높여 ‘적격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채권단은 적격 인수자를 고르는 것 보다 몸값이 떨어지기 전에 매각을 서두르는 눈치다. 실제, HMM은 코로나 특수로 인해 2021년 7조원과 2022년 10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들어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운임이 전년 대비 80% 떨어지는 불황 초입에 서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0월 24일 열린 국회 정무회의 국정감사에서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매각하지 않겠다”면서도 “현재 인수 의사를 보인 기업들은 각 부문에서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쇼트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의 HMM 인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어서 우려가 된다.

HMM의 미래는 인수기업 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HMM을 빨리 매각해야 하는 이유는 ‘채권단의 투자금 회수’ 하나다. 하지만 적격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인수 허들’을 높여야 한다.

/ 포춘코리아 채수종 기자 be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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