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워크 전 CEO는 4년 전 극심한 혼란과 신랄한 비판 속에, 자신이 공동 설립한 공유 오피스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새롭게 세운 스타트업 플로(Flow)에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3억 5000만 달러(약 4640억원)를 투자함으로써 노이만은 부동산 업계의 판도를 바꿀 두 번째 기회를 갖게 됐다. 그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한다.

BY MICHAL LEV-RAM   

애덤 노이만은 행사에 맞는 옷차림이었다. 그는 어두운 색의 바지와 재킷에 흰색 버튼다운 셔츠를 받쳐 입었다. 머리는 길었지만,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매력적이지만 정말 거침이 없던 기업가에서 한층 진지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한때 초호화 전용기에서 파티를 벌이고, 자신이 2008년 공동 설립한 위워크와의 개인 임대 계약을 통해 이익을 취한 구설수로 헤드라인을 장식한 인물이었다.

새롭게 진화한 버전의 노이만은 지난 7월 중순 열린 포춘 브레인스톰 테크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그는 청중들에게 “과거 스타트업을 떠나 새 출발을 했다. 당신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위해 무대에 오르기 직전, 이 설립자는 “너무 오랫동안 편한 티셔츠를 입었다”고 농담을 던졌다.

노이만(44)이 마지막으로 연설 무대에 올랐을 때만 해도, 위워크의 가치는 천청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2019년 당시 470억 달러(약 62조3450억원)나 되는 밸류에이션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후, 회사의 IPO는 보류됐다. 노이만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위워크는 결국 상장했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2억5000만 달러(3306억원)를 맴돌고 있다. 그가 사퇴했음에도, 위워크에 대한 사후 검증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역사상 가장 가치가 높았던 스타트업 중 하나였던 위워크의 극적인 흥망성쇠와 노이만의 부침은 TV 시리즈와 팟캐스트, 책의 단골소재가 됐다.

노이만 스스로는 한 고비를 넘기고, 새 출발을 하게 됐다. 그는 현재 플로라는 새로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신생기업은 주거용 임대를 위한 소비자 브랜드를 구축, 주택 시장을 혁신하려 한다. 이미 3000개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이 스타트업은 지난 8월 벤처캐피털 회사 앤드리슨 호로위츠(보통 a16z로 불린다)로부터, 3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거액을 유치했다. 

노이만은 위워크에서처럼, 일종의 공동체 의식을 조성하는 일이 플로가 약속하는 미래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점점 더 많은 회사원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또 플로와 노이만이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는 과거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노이만은 올해 유타주 디어 밸리에서 열린 브레인스톰 테크 행사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들 중 많은 것에 직접 답했다. 그가 이 회의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16년이 마지막이었다. 

Q 포춘: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갖는 질문일 것이다. 당신은 왜 여기 청중 앞에 다시 서게 됐나? 그리고 왜 다른 회사를 만들어 다시 나타났나?

노이만: 나는 인생에서 우리가 많은 여정을 거치고 그 경험을 통해 다른 교훈들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교훈을 배우고도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정말 그것을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러분의 인생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 때, 시간을 갖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교훈을 얻고 적용을 한다면 그것은 멋진 여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일로부터 실제로 교훈을 배우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어떤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비극이 될 것이다. 나는 기업가 정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오늘 여기에 왔다. 나는 이 문제가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해결하는 데 나름 역할을 할 수 있어 매우 흥분된다.

Q 그 교훈들을 듣고 싶다. 돌이켜보면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무엇보다 위워크에서 우리가 한 일이 매우 자랑스럽다. 함께 일한 우리 팀도 자랑스럽다. 오늘날 위워크는 39개국에 700개 이상의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또 70개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1 

교훈에 관해서라면, 지금 떠오르는 두 가지를 얘기해 보자. 첫째, 기업가로서 통제할 수 없는 많은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분이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주변에 어떤 사람들을 두느냐다. 단지 가깝게 지내는 차원을 떠나 정확히 어떤 종류의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느냐가 중요하다. 위워크에서 우리는 매우 똑똑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가 발전할 때 내가 주변에 두는 사람들은 매우 똑똑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생각을 편하게 내게 말해주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는 경청이다. 첫 번째 교훈은 두 번째 교훈 없이는 아무 쓸모가 없다. 위워크를 그만둔 후, 나는 투자자가 될 기회가 있었다. 우리 패밀리 오피스(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개인 투자사)는 50개가 넘는 다른 회사들에 투자를 했고, 결국 나는 투자자가 됐다. 한 기업가에게 조언을 했는데, 그가 내 말을 듣지 않아 약간의 좌절감을 느꼈다. 그 과정에서 나도 과거에 일부 이런 행동을 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나는 위대한 기업가가 되려면 단순히 듣는 데 그치지 않고,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과 말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절감했다.

Q 당신이 위워크를 떠나며 받은 퇴직금의 조건 중 하나가 경쟁금지 계약이었다. 이 조건은 언제까지 유효한가? 2 

실제로 경쟁금지 계약이고, 과거 고객이나 직원들도 빼내올 수 없다(non-solicit). 계약은 오는 10월 30일 만료된다.

Q 그러면 어떻게 되나? 우리가 앞으로 만날 당신의 새 회사가 위워크와 경쟁하나?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먼저 플로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답이 조금 복잡하기 때문이다.

플로는 소비자를 겨냥한 주거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는 기술과 커뮤니티, 그리고 거주자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글로벌 운영 팀을 통합함으로써, 그 작업을 진행 중이다. 3 현재 미국 젊은이들의 66%가 무주택자다. 그들은 총수입의 34%를 임대료로 지출한다. 하지만 과거 주택 시장은 그들에게 뛰어난 브랜드와 미래에 대한 희망, 개선된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다. 훌륭한 기업가이자 내가 정말 존경하는 회사를 세운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는 소위 ‘세 번째 장소(the third place·사회학에서는 가정과 직장이라는 사회적 환경과 분리되는 공간을 의미한다)’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그는 첫 번째 장소는 집, 두 번째 장소는 사무실, 세 번째 장소는 스타벅스라고 말하곤 했다. 스타벅스는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고, 누군가를 만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친교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달라진 세계에서, 플로가 포착한 것은 더 이상 첫 번째나 세 번째로 장소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대신 한 장소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정기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 70%는 집에서 2~5일을 근무하며 시간을 보낸다. ‘주거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해결책은 첫 번째나 세 번째로 공간을 구분하는 대신, 모든 것을 통합하는 단 하나의 장소가 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앞으로 플로가 할 일이다.

Q 플로는 위워크와 경쟁할 것인가? 

한 장소가 새로운 해결책이 되고, 일과 생활이 통합되는 세상에서, 사실 우리는 이런 해결책을 준비하지 못했다. 기존 건물들이 그 목적에 맞게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영 체제와 기술, 그것을 관리할 팀들도 부재한 상황이다. 나는 플로에 두 가지 선택권만 있다고 생각한다. 위워크와 경쟁하거나 아니면 파트너가 되는 방안이다.   

Q 플로의 사업 모델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당신이 이 건물들을 직접 소유하고 있나? 또 회사는 어떻게 수익을 올리나?

그래서 나는 한 가지를 더 설명하고자 한다. 그 후에 당신 질문에 대한 답을 하겠다. 미 공중 위생국장(The Surgeon General)은 지난 5월 정신질환과 조기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외로움을 신종 전염병으로 정의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우리는 SNS 등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기술을 사랑한다. 플로도 기술과 제품을 가장 중시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술을 우리가 가진 사명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뿐이다. 기술은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다. 대신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합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최선의 방법은 현재 우리가 운영하는 아파트 3000채를 소유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150명이 넘는 직원들과 다수의 엔지니어들, 제품 디자이너들도 보유하고 있다. 우리 사업 모델은 수직적으로 통합된 시스템이다. 우리는 건물을 소유하고, 그것을 운영하고, 기술을 축적하고, 공동체를 구축하고, 팀을 구성한다.
거주자가 더 행복하고, 더 만족하고, 더 오래 머물 때, 임대차 계약 해지율(building’s churn)이 감소한다. 그들이 더 행복하고 만족하면, 자연히 건물 수익성도 높아진다. 우리는 처음 운영한 두 건물에서 이 사실을 이미 입증했다.

Q 모든 사람들이 두 번째 기회를 갖는 것은 아니다. 설령 그 기회를 얻는다고 해도, 당신과 같은 수준은 아니다. 왜 a16z의 공동 설립자 마크 앤드리슨이 당신에게 투자했다고 생각하나?

먼저, 그에게 내가 배운 교훈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중 하나는 적절한 사람들을 주변에 둬야 한다는 점이었다. 마크와 (a16z의 또 다른 설립자) 벤 호로위츠는 정말 훌륭한 투자자들이다. 그들은 기업가로 먼저 시작한 투자자들이다. 또 여러 사업을 운영하고, 구축해 왔다. 그들이 이사회에 참석해 어떤 사안을 논의할 때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우리가 그들에게서 받는 조언은 주로 장기 사업 구축과 관련이 있었다. 정말로 그들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훌륭한 파트너들이었다.      

구체적으로 당신 질문에 답을 하자면, 나보다 더 투자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확신한다. 자격이 충분하지만, 투자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분명 많다. 나는 기업가 정신을 정말 믿기 때문에 투자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그 목표를 이루기를 희망한다. 또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그들의 인종과 성별, 출신이 문제가 되면 안 된다. 그 무엇도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기회를 가져야 한다. 내가 왜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됐냐는 질문은 a16z에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4 

Q 위워크의 IPO 신청 당시 제기됐던 한 가지 비판이 있다. 회사가 실제 부동산 사업을 하는데, 당신이 위워크를 기술 회사로 묘사했다는 점이다. 오늘날 플로는 부동산 회사로 묘사하는 것이 편한가? 그게 아니라면 플로는 어떤 업종에 포함되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은 지겹다. 하지만 굳이 해야 한다면, 위워크의 밸류에이션을 전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평가업체들이 매겼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바로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 소프트뱅크, 벤치마크 외에 최고의 글로벌 투자업체들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우리의 밸류에이션을 비판한다면 정말 가치평가를 한 모든 사람들을 비판하는 셈이다. 밸류에이션은 실제로 돈을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부여하는 것이다. 그 점을 차치하고라도, 우리는 위워크를 많은 다른 사업 모델로 묘사하곤 했다.    

플로는 분명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주거용 부동산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군이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아는 브랜드는 없다. 그리고 부동산 기술은 아직 매우 초기 단계다. 모든 사람들이 이 문제들을 수직적 통합 문제로 해결하는 대신, 단일 문제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멀고도 험할 것이다. 우리는 매우 견고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 해결책이 외로움과 공동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다. 오늘날 우리는 더 많은 SNS 친구들이 필요한지 확신이 안 서는 세상에 살고 있다. 나는 더 많은 오프라인 친구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 모두가 대면 소통을 훨씬 더 늘리는 대신 페이스타임 영상통화는 좀 더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