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면서 서울시 중·고등학교 곳곳에서 인문학 강연이 다시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준비한 고인돌 사업에 참가한 강사들이 학교로 찾아가 학생들과 만나는 것. 디지털 시대에 인간의 삶과 정신에 대해 고민해 보고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문학과 역사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사업은 중·고등학교로 찾아가는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2013년 처음 시작한 고인돌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많은 인문학 강연과 달리 청소년을 위한 고전인문아카데미 프로젝트이다.

단순한 암기식 학습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인돌은 서울시 중고등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열리고 있다. 특히, 동아리, 창의체험 등 교내 활동으로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다.

8월말부터 2학기에 맞춰 열린 강의로는 김나정 박사의 ‘나와라 소설 탐정단’이 대원국제중학교에서 열렸으며, 이창후 박사의 ‘철학자의 수학 이야기’가 상일여고에서 열렸다. 또 숭문고등학교와 마장중학교에서는 박일호 낭독연구소장이 진행하는 ‘낭독과 친해지기’가 그리고 경희중학교에서는 안나미 박사의 ‘조선의 재미있는 이야기, 야담’이 진행되었으며, 장선화 박사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도와줘’가 도선고등학교에서, 철학자 윤은주 박사의 ‘다락방에 숨겨진 삶의 보물들: 사랑, 권력, 정치’ 가 대원여고에서 열렸다.

한번의 특강으로 끝나지 않고 체험과 강의가 함께 진행되는 고인돌 프로젝트는 참가하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도 고인돌 사업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미디어의 개념과 정의 그리고 인공지능(AI) 시대에 미디어의 주인이 되는 법을 소개하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도와줘’를 진행한 장선화 정말잘돼연구소 대표(문학박사)는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한 학생들은 자칫 미디어에 빨려 들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판단력과 집중력이 흐려지기 쉽다”면서 “인간에게 미디어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설명해 주고,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미디어 환경에서 정신을 차리고 주도적으로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강의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인돌 2023 프로젝트는 11월까지 문학, 역사, 철학은 물론 수학, 과학, 글쓰기, 미디어 등 인문학의 다양한 주제로 중고등학교를 찾아간다. 2023년 고인돌 사업은 포춘코리아가 후원기업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KB금융지주,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회사가 연중 협찬하고 있다.

/ 포춘코리아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