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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영업이익률에도 무덤덤... 감각 마비된 한국 경제

[윤두영의 이코노믹 브리프]
IMF 전과 별 차이 없는 2023년 기업 수익성

  • 기사입력 2023.09.11 18:49
  • 최종수정 2023.09.11 20:30
  • 기자명 윤두영
[사진 = 셔터스톡]
[사진 = 셔터스톡]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의하면 IMF 직전 3개년 한국 제조 기업들 영업이익률은 6.5%~8.3%였다. 1995년은 8.3%로 가장 높았고 IMF 직전인 1996년은 6.58%를 기록했다. 그리고, 약 30년 후인 2020년과 2021년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각각 4.6%, 6.8%였다. IMF 전보다 한국 제조기업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모습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704개 개별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3%에 불과하다.

팬데믹 기간에 보인 일시적 하락이 아니다. 팬데믹 기간 전인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7.3%, 4.4%를 기록했다.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전체로 봐도 달라질 것이 없다. 2018년, 2019년 전 산업 영업이익률은 제조업 평균보다 낮은 5.6%, 4.2%를 각각 기록했다.

 

물론, 두 기간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회계처리 방법도 일부 달라졌고 재무상태도 변했다. 1990년대는 설비투자 확대를 위해 레버리지(차입)를 최대한 활용한 시기였다. 결과적으로 부채비율은 300%를 넘나들었고, 중복∙과잉투자로 이어지면서 IMF 사태 발생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업이익에서 차입으로 인한 막대한 이자비용을 차감한 경상이익은 크게 줄어 경상이익률 3%를 내는 기업이 흔치 않던 시절이었다.

한국 기업들의 체질은 1997년 말 벌어진 IMF 이후 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차입이 줄었다. 2021년 한국 제조기업들의 부채비율은 78.6%로서 1990년 중후반과 비교해 무려 200%p~250%p나 하락했다. 재무상황은 크게 개선됐지만 영업현금흐름의 개선 속도는 너무 더디다.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 평균적으로 제조원가율이 아직 80%를 웃돌고 있으며 2019년에는 83%에 달했다. 그리고 줄이기 어려운 비용인 인건비와 경상개발∙연구비가 5~6%를 차지하면 미국 기업들과 같이 영업이익률 10% 넘기기는 불가능하다.

지난 9월 발표한 한국경총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산업별 미국 대표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대부분 14%~27% 사이에 머물러 있다. 이 정도 수준의 영업이익률이라면 제조원가율이 아무리 높아도 60%대 중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불황을 겪고 있는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의 주요 기업들도 영업이익률이 6% 수준이다. 반면 한국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자를 보였다. 반도체가 가장 크게 적자로 돌아서면서 -24.8%의 영엽이익률을 나타냈다. 한국 대표기업들의 또 다른 문제는 외부 환경에 너무 민감하다는 점이다.

한편,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의 대표기업들이 30.3%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여 미국 동종 기업들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둘 사이 직접 비교는 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미국의 화이자와 존슨엔존슨과 비교한 것은 활동 분야가 너무 달라 무리가 따른 비교로 생각된다.

기업 수익성은 개별 기업의 경영 효율성과 재무 상태의 질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이며 경제 활동의 결과물이다. 이익이 나야 배당도 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도 가능하다. 그리고, 기업들이 세금을 많이 내야 나라의 재정 건전성도 강화된다. 상장기업 영업이익률이 무려 2%를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모두가 무덤덤한 모습이다. 엄청난 자신감의 표현인지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알 수가 없다.

/ 포춘코리아 윤두영 글로벌기업연구소장 miche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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