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버를 만든 긱(Gig) 이코노미가 갈림길에 섰다. 플랫폼 기업이 자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버는 운전기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승객호출을 제공해 왔다. 운전기사는 개인사업자 지위를 갖기 때문에 근로자로서 보호를 받지 못한다. 프리랜서 근로자를 활용한 비즈니스로 우버는 지난해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처음 진입했다(2022년 477위, 매출 318억7700만달러).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지난 7월17일 기업의 노동법 위반에 대해 근로자가 주를 대신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결정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대법원의 결정을 계기로 “긱 이코노미를 둘러싼 투쟁이 미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우버이츠 운전기사 에릭 아돌프(Erik Adolph)는 긱 이코노미 근로자의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는 투쟁의 선봉에 서 온 인물이다.
‘개인사업자인 근로자’는 우버가 비밀리에 고집하는 관행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주는 주법으로 플랫폼에 등록한 운전기사를 개인사업자로 분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주는 2020년 11월 플랫폼 운전기사를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independent contractors)로 규정하는 내용의 ‘주민발의안22(Proposition 22)’을 주민투표를 거쳐 통과시켰다. 투표자의 약 58%가 법안에 찬성했다.
법에 따르면, 플랫폼기업은 최저임금과 초과근무시간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기업은 운전기사를 상대로 성희롱 예방 교육과 건강 보조금 등 일부 의무사항만 준수하면 된다.
이후 발의안이 위헌이라며 제기된 소송에서 1심 법원은 발의안이 주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으나, 지난 3월 항소법원은 하급심을 뒤집고 발의안이 주 헌법에 위배되지 않다고 판결했다. 현재 소송은 주 대법원으로 간 상태다.
긱(Gig) 기업이나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인력을 쓰고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의 경제. 미국의 재즈 공연장에서 즉석 연주자를 섭외해 공연하는 긱(Gig)에서 유래했다.
/ 포춘코리아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