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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기술 경쟁, 엔드게임에 들어섰다”

[EYES ON EV] 치차오 후 SES AI 창업자 겸 CEO

  • 기사입력 2023.08.04 09:00
  • 최종수정 2023.08.04 09:54
  • 기자명 문상덕 기자

“이게 최종 단계야.” 닥터 스트레인지(마블 장편영화 캐릭터)는 천만 가지 미래를 내다본 끝에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배터리 스타트업 SES AI의 창업자, 치차오 후(Dr. Qichao Hu) 역시 2025년 리튬메탈 배터리의 상용화를 자신하며 같은 말을 내뱉었다. 영화처럼, 그의 전망은 현실이 될까.

 

“전고체는 갈 길이 멀다(Not practical).”

그는 연구자 특유의 차분한 눈으로 덧붙여 말했다.

“하이브리드 리튬메탈이 최종 단계(End Game).”

배터리 업계에서 음극재 리튬메탈과 전고체 전해질은 한 쌍으로 여겨져 왔다. 리튬메탈은 에너지 밀도가 높지만 불안정하고, 전고체 전해질은 안정적이지만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흔히 ‘꿈의 배터리’라고 부르는 전고체 배터리는,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고체 리튬메탈 배터리를 의미할 때가 많았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배터리 개발사 SES AI(이하 SES)도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곳의 창업자, 치차오 후(Qichao Hu) CEO는 전고체에서 미래를 찾지 않는다. 2012년 창업할 때 회사명을 ‘솔리드에너지시스템즈’로 지을 만큼 전고체를 깊게 연구했지만, 2015년 방향을 틀었다. 그는 12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뒤 하버드대를 거쳐 MIT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치차오 후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회의론과 낙관론이 엇갈린다. 리튬메탈의 불안정성을 잡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여전하지만, 2015년 GM을 시작으로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차와 혼다로부터 잇따라 투자를 받았다. 중국 상하이와 한국 충주에는 파일럿 생산시설도 세웠다. 2021년 전기차용 리튬메탈 배터리 ‘아폴로(Apollo)’를 선보였고, 이듬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그는 2021년 아폴로를 선보일 당시 2025년 상용화 목표를 말했다. 현재 완성차 업체인 현대와 GM, 그리고 혼다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들 업체와 샘플A에서 B 단계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새 배터리는 배터리 모듈을 전기차에 탑재하고 실증하는 샘플C 단계까지를 거쳐 상용화한다. 그는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요즘 그는 공동개발협약(JDA) 파트너십을 조율하기 위해 중국과 한국, 그리고 미국을 수시로 오가고 있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한국의 셀 엔지니어링 기술과 노하우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한국에서 셀 엔지니어를 구하는 것이 당장의 과제”라고 밝혔다. 그가 보는 기술 트렌드와 IRA의 영향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Q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값이 더 싼 소듐이온 배터리까지 선보였습니다. 반면 하이니켈이 주력인 한국 배터리는 점유율이 정체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은 어느 방향으로 수렴될 것이라고 전망합니까?

용도에 따라 여러 기술이 공존할 겁니다. 전동 이륜차나 버스 같은 차량에선 LFP나 소듐이온 배터리 등 값이 싼 제품을 쓸 겁니다. 반면 가족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같은 차량에선 높은 에너지 밀도가 강점인 니켈 기반 배터리를 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중국과 한국 업계의 승패를 말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미국을 예로 들면, 지난해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중국보다 한국의 배터리 업체에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앞으로의 시장 점유율은 배터리가 주로 쓰이게 될 용도와 지정학적 요소에 의존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소듐이나 리튬메탈 같은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현재 구도를 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튬인산철(LFP) 리튬 기반으로 인(P)과 철(Fe)을 양극재로 쓴 배터리. 삼원계(NCM) 배터리보다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은 대신 값이 싸고 구하기 쉽다.

소듐이온 양극재로 기존의 리튬 대신 소듐(나트륨)을 사용한 배터리. 리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대신 값이 싸고 구하기 쉽다.

하이니켈 삼원계(NCM, 리튬코발트(C) 산화물을 기반으로 니켈(N)과 망간(M)을 더한 것) 양극재에서 니켈의 비중을 80% 이상으로 늘린 것. 에너지 밀도가 높은 대신 안정성이 떨어진다.


Q IRA로 한국 배터리 업계는 중국을 추격할 수 있는 라스트 찬스를 얻었다고 자평합니다. 전고체 배터리 등 기술 격차를 벌릴 기회라는 것입니다. SES에 IRA는 어떤 의미일까요? SES는 미국에 본사를, 한국과 중국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습니다.

IRA는 우리가 이제 현지에서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지금까지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은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구축돼 왔습니다. 예를 들어 코발트는 아프리카에서, 니켈은 인도네시아에서, 리튬은 남아메리카나 호주에서 얻는 식입니다. 이렇게 채굴한 원자재를 중국으로 선적해서 정제한 다음, 중국이나 한국에서 부품과 배터리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나 유럽으로 배터리를 선적해서 차량에 탑재했습니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공급망이었습니다.

이제는 보다 현지화된 공급망이 등장할 겁니다. 예를 들어 리튬, 니켈, 코발트와 같은 원자재는 지금과 같은 지역에서 선적해 옵니다. 그러나 원자재 정제부터 부품 생산까지는 북미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국가에서 이뤄질 겁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배터리를 조립합니다. IRA는 전기차 세금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과 셀의 생산이 미국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원자재 채굴과 정제는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이렇게 공급망은 중국,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으로 양분됩니다. 현재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은 확립돼 있지만, 북미와 한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공급망은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않았습니다. 양쪽 공급망에 모두 배터리를 공급하려고 하는 SES에는 기회입니다. 새로운 공급망에서 새로운 원자재를 발굴하고, 정제부터 셀 제조까지의 과정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습니다.

 

Q 지난해 한국 충주에 파일럿 공장을 지었습니다. 미국 보스턴과 상하이를 두고 한국, 그것도 내륙인 충주에 공장을 짓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난해 9월 충주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상하이 공장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곳입니다. 우리는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생산시설을 확보하려고 했고, 한국은 잘 구축된 배터리 공급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특히 충주에는 배터리 관련 장비 공급업체들이 있어 그곳들의 자산을 많이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 SES는 2021년 현대차와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을 위한 JDA를 맺었습니다.

 

Q 개발 중인 제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신화 속 신들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우리는 처음 개발한 배터리에 ‘헤르메스(Hermes)’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헤르메스는 전령의 신이고, 의사소통의 신입니다. 우리는 고고도에서 운용하는 통신용 드론에 헤르메스를 탑재했습니다. 고고도 드론은 인공위성보다 운용비가 크게 저렴하면서도, 외진 곳에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1년 전기차용 배터리 ‘아폴로(Apollo)’를 만들었습니다. 아폴로는 헤르메스의 아버지이지요. 안전 모니터링 소프트웨어(‘아바타’)는 신화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UAM 기체용 배터리를 만들면 아폴로의 남매 중 한 명의 이름을 붙일 것 같습니다. 소재 개발용 딥러닝 모델은 헤르메스의 남매가 될 것 같네요.


치차오 후 CEO는 표지 사진촬영에 쓸 아폴로 배터리를 철제 박스에 담아 인터뷰 현장으로 왔다. 배터리의 양쪽 단자는 밀봉돼 있었다. 치차오 후 CEO는 “다른 금속 물질과 접촉하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박스 외부에는 배터리의 성능을 실측한 결괏값이 적혀 있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용량 101.74Ah, 평균전압 3.856V, 에너지 392.309Wh. 무게당 에너지 밀도 406.4Wh/kg, 부피당 에너지 밀도 858.0Wh/L.’


Q GM, 현대차, 혼다 같은 완성차 제조사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습니까?

GM과 SES는 ‘Battery 500’ 같은 연구 컨소시엄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2015년 GM은 기술 스카우팅을 거쳐 우리에게 투자했습니다. 현대차도 2020년 유사한 방식으로 저희를 찾고, 투자했습니다. 이듬해에는 공동개발협약(JDA)을 맺었습니다. 일본 기업들은 그간 전기차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2021년 혼다는 전기차 전환을 선언하고 우리와 함께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Q 배터리 업계에서도 글로벌 스타트업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왜 SES를 선택했을까요?

셀 테스트였습니다. 여러 기업의 샘플 중 우리 제품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를 선택했습니다.


2021년 현대차 측은 전기차 전략을 밝히면서 리튬메탈 기술을 강조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당시 한 행사에서 “2025년까지 100만 대를 목표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아이오닉5·6·7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E-GMP의 성능은 100% 배터리에 달렸다”며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리튬메탈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격과 에너지 용량, 안전성 등에서 발전하고 있다”며 “이 중 가장 앞선 곳은 SES”라고 소개했다.

미국 정부도 배터리 가격을 낮출 방안으로 리튬메탈 기술을 언급했다. 지난 1월 미국 에너지부와 운수부, 주택도시개발부, 환경보호청이 합동으로 발표한 ‘운송 부문 탈탄소 청사진(The US national blueprint for transportation decarbonization)’에서 전기차 구매비용을 기존의 가솔린 차량보다 낮출 기술로 흑연 및 실리콘을 활용한 리튬이온과 함께 리튬메탈을 꼽았다.


 

Q 덴드라이트 이슈는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하는 모든 연구진의 숙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ES가 내놓은 리튬메탈 배터리는 업계를 납득시킬 만한 솔루션이라고 확신합니까?

리튬메탈 안전성은 지난 30년간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부분을 개선했습니다. 소재 차원에서 전해질이 훨씬 안전해졌습니다. 또 리튬 처리기술이 발전하면서 배터리는 얇아졌습니다. 고급 안전 기능을 갖춘 분리막도 개발됐습니다. 배터리 상태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AI 기반 모니터링 소프트웨어인 ‘아바타(Avatar)’를 개발, 소재와 제조, 그리고 차량 데이터를 추적해 배터리의 상태를 정밀하게 관리하고, 사건이 발생하기 전 예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덴드라이트 리튬 배터리의 충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쌓이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 결정체가 커져 양극과 접촉, 내부 단락이 발생하면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리튬메탈 음극과 고체 전해질을 결합한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보통 ‘전고체 배터리’로 부르는 배터리는 리튬메탈 음극을 활용한 것을 뜻한다.

이승우 조지아텍 교수는 포춘코리아 인터뷰에서 “리튬메탈은 에너지 밀도를 올리는 기술이고, 전고체는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라며 “전고체 전해질만으로는 가격적으로 이득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튬메탈을 쓰면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때문에)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흑연보다 불안정한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승우 교수는 전고체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엘라스토머 고분자 전해질’을 적용한 고성능 전고체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승우 교수 연구팀의 이승훈 연구원과 카이스트 한정훈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연구한 논문은 지난해 1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Elastomeric electrolytes for high-energy solid-state lithium batteries’)

이승우 교수 연구팀이 리튬메탈의 안정성을 잡기 위해 전고체 전해질을 썼다면, 치차오 후 CEO는 자체 개발한 액체 전해질을 대안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다 덴드라이트 현상을 모니터링 하는 AI 소프트웨어로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SES의 큰 방향이다.

SES 측은 “SES의 전해질은 고농도 염중용매(high concentration solvent-in-salt) 방식을 썼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낮은 농도에, 휘발성과 가연성이 있는 용매를 썼던 기존 액체 전해질과 다르다.

업계의 반응은 아직 신중하다. 배터리 산업을 전문으로 하는 천서형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AI 소프트웨어를 더해 안전성을 보완한다고 하지만,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교수는 “(SES의 배터리는) 아직 파일럿 생산 단계이기 때문에 안전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전고체 리튬메탈 배터리를 상용화하는 데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반(半)고체, 전고체 단계를 밟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SES 생산시설 모습. [사진=SES]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SES 생산시설 모습. [사진=SES]

 

Q 지난해 SES에서 주최한 배터리월드 2022 행사에서 키노트 발표를 했습니다. 당시 아바타의 사고 예측 정확도를 60%로 소개했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100Ah 용량의 리튬메탈 배터리 ‘아폴로(Apollo)’ 대상 사고 예측 정확도 기준) 지금은 어떻습니까?

지금은 90% 이상입니다. 지난해에는 아바타가 예측하지 못하는 사건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훨씬 포괄적인 데이터를 씁니다. 아바타는 재료 데이터, 제조 데이터 및 테스트 데이터를 쓰는데, 지난해에는 재료 데이터와 제조 데이터가 한정적이었고, 테스트 데이터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바타의 제조 데이터에서 품질 관리 포인트의 개수를 300개 미만에서 1400개로 늘렸습니다. 테스트 데이터에서도 다양한 조건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많은 실험을 설계했고, 시행했습니다. 딥러닝 모델 자체도 이전보다 뛰어난 액티브 러닝 기법을 사용합니다.

 

Q 정확도가 얼마나 더 올라야 안심할 수 있을까요?

100%에 근사한 수치를 기대합니다. 차량 내에 배터리 셀이 들어가면, 적어도 백만 개 셀 중에 하나 수준으로 오차가 날 만큼 정확해야 합니다. (Q 그러면 운전자도 아바타를 통해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까?) 맞습니다. 운전자뿐 아니라 자동차 회사도 배터리 상태를 점검하고 경고 신호를 보내거나 정비센터 방문 등을 권장할 수 있습니다.

 

Q 보통 배터리 업계는 제조에 집중합니다. 왜 소재 개발과 제조,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함께 하게 됐습니까?

솔루션들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리튬메탈의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그 여정에서 소재 개발과 제조는 일부입니다. 리튬메탈의 안전 여부와 수명은 사용자가 전기차를 운전하는 방식 등 배터리가 쓰이는 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재료, 제조 및 테스트라는 세 가지 유형의 데이터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또 최근에 우리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데도 딥러닝 모델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소재의 개발 속도를 높이려고 합니다. 화학, 재료과학, 물리학 및 수학의 모든 지식으로 딥러닝 모델을 훈련시킨 후, 이 모델로 새로운 재료와 재료의 합성 방법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SES 생산시설에서 배터리셀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Small cell stacking). [사진=SES]
SES 생산시설에서 배터리셀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Small cell stacking). [사진=SES]

 

Q SES가 일하는 방식은 대기업과 다릅니까?

기업 문화와 개발하는 기술, 그리고 기술을 개발하는 방식이 모두 다릅니다. 우선 SES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민첩하게 움직입니다. 또 대기업은 많은 자원을 갖고 있지만, 한 가지 기술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유망한 기술이 있어도 상용화까지는 내부에 벽이 있습니다. 그러나 SES에는 어떤 벽도 없습니다. 우리는 리튬메탈 기술에만 집중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전기차와 도심항공교통(UAM) 기체에 리튬메탈 배터리를 탑재하는 일뿐입니다.

 

Q 그런 차이 때문에 창업을 결심했습니까?

대학 때는 인텔에서, 박사 과정 중에는 MIT 내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창업과 취업을 놓고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전기차와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에 들어갈 리튬메탈의 안전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 자신의 팀을 꾸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리튬메탈 문제를 해결하겠다 결심한 이유는?

2012년 MIT에서 제가 아는 대다수의 사람이 EV 배터리나 태양광셀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전동 기체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면 더욱 멋진 일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세대는 어릴 때 만화와 SF소설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접했습니다. 나는 자동차를 실현시키려면 좋은 배터리가 핵심이지요.

그리고 SF 작품에 나온 기술은 30년 뒤 현실이 되는, 일종의 법칙이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랩톱 컴퓨터, 와이파이, GPS 모두 만화나 나온 지 30여년 만에 현실이 됐습니다. 이젠 플라잉카입니다.

사실 제 초점은 UAM에 있습니다. 전기차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전기차의 성능을 향상시키겠지만, UAM은 가능하게 할 겁니다. 그래서 더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치차오 후 SES 창업자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리튬메탈 기술에만 집중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전기차와 도심항공교통(UAM) 기체에 리튬메탈 배터리를 탑재하는 일뿐"이라고 강조했다.
치차오 후 SES 창업자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리튬메탈 기술에만 집중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전기차와 도심항공교통(UAM) 기체에 리튬메탈 배터리를 탑재하는 일뿐"이라고 강조했다.

 

Q UAM 기체 제조사들은 2025년을 상용화 시점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들과 협력하고 있습니까?

상용화 일정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체의 유형 인증과 제품 인증도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동 기체과 UAM 분야에서 여러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Q 현대차와 UAM에서도 협력합니까?) 업체명은 밝히기 어렵지만, 몇 군데 있습니다.

 

Q 회사가 스케일 업 하고 있습니다. 인력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강력한 소재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재료과학과 AI 분야에서 우수한 과학자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셀 엔지니어가 필요합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셀 엔지니어링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Q 한국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같은 대규모 제조사가 있습니다. 셀 엔지니어링 노하우가 필요하다면, 이런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것도 방법 아닐까요?

셀 제조업체는 자동차 제조사에 비해 변화에 보수적인 경향에 있습니다. 이미 생산라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사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에 적극적입니다. 자동차의 성능을 높일 수 있고, 그것이 영업 포인트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배터리 분야 연구개발 투자액을 보면, 자동차 제조사가 셀 제조업체보다 더 많이 투자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관건은 셀 엔지니어입니다. 수십 명이 필요합니다. 특히 시니어 엔지니어가 필요합니다.

만일 한국의 셀 엔지니어가 SES로 온다면, 미국 보스턴에서 일하게 될 겁니다. 만일 3년간 일한 뒤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그 사람은 한국에서 (SES의 배터리가 탑재된) UAM 기체를 탈 수도 있을 것입니다. 

 

/ 포춘코리아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

 


WHY? 치차오 후

그는 플라잉카를 동경했다. 어릴 적 애니메이션과 SF소설에서 봤던 플라잉카를 현실로 만들어내고 싶어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상상 속 물건은 30년 뒤면 현실로 구현되기 마련이라는 ‘30년 법칙’을 말하면서, 스마트폰과 와이파이를 들었다. 그 다음은 플라잉카였다.

하지만 그는 꿈 속에 살지 않는다. 모두가 ‘꿈의 배터리’라고 말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쫓지 않는다. 그 역시 2012년 창업할 땐 전고체를 꿈꿨지만, 현실 가능성을 두고 방향을 틀었다. 이제 그는 실제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만들었고, 공장을 지었으며, 2025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 꿈꾸는 창업자는 드물다. 몽롱한 미래기술을 두고 엔지니어링까지 고민하는 연구자는 더욱 드물다.

현실을 딛고 꿈을 좇는, 그의 균형감각을 만나보고 싶었다. 한 손을 배터리에 올리고 그는 말했다. 2025년 김포에서 SES 배터리를 탑재한 플라잉카를 보게 될 것이라고.

BY LE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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