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3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ᆞ옛 사장단 회의)’에서 경영 키워드로 ‘Unlearning Innovation’을 제시했다. Unlearning Innovation은 과거에는 효과적이었으나, 현재의 성공에 제약을 가하는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버리고 새로운 혁신을 추구할 것을 강조한 용어다.

신 회장은 CEO들에게 “환경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고집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유연한 생각으로 현재의 환경에 부합하는 우리만의 차별적 성공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VCM은 롯데그룹 사장단이 매년 1월과 7월 그룹의 경영상황을 분석해 위기대응 전략과 중·장기 목표를 공유하는 회의다. 이날 VCM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VCM은 롯데그룹이 올들어 포스코에 밀려 재계 순위가 5위에서 6위로 떨어진 데다, 롯데건설 유동성 문제와 주력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등 그룹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비상한 시점에서 열려 경영계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유통 사업도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성장세가 껶였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6월 화학 부문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낮추고, 롯데지주에 대해서는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롯데 계열사들의 차입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며 “사업의 관점과 시각을 바꿔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신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외형 성장과 함께 현금흐름과 자본비용 측면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며 항상 ESG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확실한 미래에서 확실한 것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해외 사업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특히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비전과 전략에 부합하는 투자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 3가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CEO의 역할로 “강하고 담대하게 행동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위기를 돌파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변화와 혁신을 위해 Unlearning Innovation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CEO들에게 “나와 함께 변화의 중심에 서 달라”고 주문했다.

/ 포춘코리아 채수종 기자 be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