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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기침체 회피 '5대 징후'

마크 잔디 "소비·노동·부채·인플레·유가 모두 긍정적"

  • 기사입력 2023.06.22 15:27
  • 기자명 공인호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월스트리트 전문가와 포춘(Fortune) 선정 500대 기업 CEO의 경기침체 전망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 경제는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더해 일부 전문가는 미국 경제가 하강 기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주장한다.

무디스(Moody's)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Mark Zandi)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예견된 침체로 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과거의 전례를 무시하고 불황을 피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는 잔디 뿐 아니다. 실업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최신 인플레이션 지표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일부 투자은행은 이전의 예측을 뒤집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침체 가능성이 2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제시한 수치인 35%에서 10%p 가량 떨어졌다. BoA(Bank of America)도 지난주 연내 경기침체 예측을 '연착륙' 가능성으로 수정했다.  

EY-파르테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고리 다코(Gregory Daco)도 '경미한' 경기침체를 전망했다. 그는 21일(현지시간) "연준의 강경한 금리 정책으로 인해 여전히 침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지만 경기침체 확률을 55%로 낮췄다"고 말했다. 

특히 잔디는 미국 경제가 올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는 5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먼저 '초과 저축'이다. 팬데믹 시대의 봉쇄 기간 동안 소비자들은 평소처럼 돈을 쓸 수 없었고, 현지 식당에 가거나, 영화를 보거나, 여름 휴가를 보낼 수도 없었다. 동시에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연방 정부는 경제에 약 5조 달러를 투입하는 몇가지 부양책을 시작했다. 

지출을 줄이는 이 기간은 수입을 늘리는 부양책과 함께 소비자가 평소보다 더 많은 현금을 비축하는 데 도움이 됐는데, 경제학자들은 이 현상을 '초과 저축'이라 명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초과 저축은 2021년 2조 100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지만, 소비자들은 5월 현재 이 자금 중 여전히 50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소비자 지출이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 자금은 미국인들이 쇼핑하는 데 도움이 돼 경제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잔디는 "소비자는 경기침체와 성장하는 경제 사이의 방화벽이며 방화벽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노동' 부문이다. 잔디에 따르면 '과잉 고용'으로 인한 노동 시장의 지속적인 강세는 경제가 심각한 침체를 ​​피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팬데믹 전후에 인재를 고용하고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해고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그는 "팬데믹의 이면에서 기업들은 향후 10년 동안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함에 따라 노동력 부족이 지속적인 문제가 될 것임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번째는 '가벼운 부채 부담'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공공 및 민간 부채 증가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잔디는 미국 소비자와 기업은 실제 재정 상태는 양호하며 이는 경기침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가계와 기업은 10여 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중한 차입에 나섰다"며 가계 부채가 사상 최고치에 가깝지만 가처분 소득과 비교할 때 소비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잔디는 또, "기업들이 채무 상환에 거의 사상 최저 수준의 이익을 쏟아붓고 있으며 고용 및 투자금 조달을 위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무디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20%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해 현재 현금흐름 대비 기업 이자지급 비율은 약 7.5%다.

네번째는 '앵커 인플레이션 기대'다. 소비자 물가 지수로 측정한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은 5월에 4%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 금리인 2%를 훨씬 상회했다. 그러나 잔디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며 잠재적인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의 전망도 개선됐다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연준은 올해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일부 투자은행이 예측 한 연준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최근 소비자 기대 조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5월 4.1%로 하락해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는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고정하는 데 있어 연준의 성공은 업무를 더 수월하게 만든다"며 "소비자와 기업이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해 연준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이는 실현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다섯번째는 '저유가'다. 잔디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12번의 경기침체가 있었고 거의 모든 경기침체는 '유가 급등'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분석가들은 유가가 치솟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중국의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와 제재 조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유가는 하락했다. 

그는 "글로벌 석유 시장은 전쟁 전 수준으로 완만하게 조정됐다"며 "유가가 하락했고 미국과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도 하락했다"고 소개했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안정적인 소비자 재정 및 강력한 노동 시장과 결합해 올해는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미국 경제는 결국은 침체로 가겠지만 침체가 임박했다는 가능성은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모든 경제 예측이 그렇듯 잔디의 전망이 정확히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성급하다. 그는 지난 2007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수개월 전 "침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 포춘코리아 공인호 기자 ba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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