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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경의 아시안 이노베이터] GOPIZZA

기술로 F&B를 바꾸는 GOPIZZA 더 넓은 세상으로 Go Go

  • 기사입력 2023.01.17 11:48
  • 기자명 포춘코리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리서치기업 스타티스타와 함께 지난 3년간 매출을 분석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기업들의 순위를 발표한다. 지역별로 나누는데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총 1만5000개 기업 가운데 한국의 1인 피자 스타트업 고피자가 전체 11위, 외식기업부문에서 2위에 선정됐다.

연평균 성장률이 260%를 기록하며 폭풍성장했기 때문이다.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고피자가 한국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확장한 덕분이다. 특히 싱가포르와 인도, 홍콩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아시아에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고피자가 해외에서 환영 받는 이유, 그리고 고피자가 가져온 푸드테크의 혁신은 무엇인지 그 발자취를 따라가본다.

이미 한국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고피자의 창업자 임재원. 그가 고피자를 창업한 배경은 개인적인 경험과 호기심이었다. 한국에서 피자를 혼자 먹으려 했는데 양이 너무 많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미국은 사이즈가 작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피자가 많이 있었지만 한국은 사정이 달랐다. ‘피자도 맥도날드처럼 패스트푸드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창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난감했다.

임 대표는 일단 부딪쳐서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생각에 피자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역시 현장에 답이 있었다. 한국 피자 가격과 크기는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에 의해 결정되고 있었다. 도우를 만들고 토핑을 올리고 피자를 굽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 보니 크기를 키워 고가에 판매하는 것이 유리했다. 인력 투입도 많은 고비용 구조였다. 임 대표는 문제점을 파악한 후 적절한 솔루션 아이디어를 쌓기 시작했다.

먼저 도우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과 인력투입을 해결하려면 도우 자체를 빚을 필요가 없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파베이크 도우(Par-Baked Dough)’다.

초벌한 빵이라서 토핑만 얹어 바로 굽기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 하나의 문제점은 확실히 해결한 것이다. 임 대표는 2016년 파베이크 도우로 만든 피자를 판매하기 위해 푸드트럭 사업을 시작했다. 반응이 나쁘지 않자 2017년 고피자 법인을 만들었다. 그 다음 두 번째 피자 굽기의 문제 해결 단계로 진입했다. 보통 피자집에서 피자 한판을 굽는 데만 8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시간만 문제가 아니라 화덕에 사람이 붙어서 지켜보고 꺼내야 하는데다 누가 하느냐에 따라 굽기의 정도와 맛이 달라진다. 임 대표는 누가 구워도 균일한 맛을 낼 수 있고 짧은 시간 내에 조리가 가능한 화덕 개발에 매달린다. 9개월의 씨름 끝에 탄생한 고피자만의 고븐(Goven)이 탄생했다. 고피자의 고(go)와 오븐(oven)을 합쳐놓은 말이다. 고븐은 고피자의 1인 피자 6개를 한꺼번에 구울 수 있고, 자동으로 돌려가며 익혀 주기 때문에 사람이 지켜볼 필요가 없다.

1인용 피자를 저렴한 가격에 빠르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고피자가 푸드트럭에서 벗어나 2018년 3월 오프라인 1호점을 대치동에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세상의 이목을 끌었다. 스마트한 조리시설과 고븐에서 구워져 나오는 과정이 훤히 보이는 매장에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저렴한 가격의 갓 구워낸 피자는 젊은 친구들의 주머니 사정에도 잘 맞았다. 시장 반응이 오면서 매장수가 50곳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탔다.

B2C 스타트업의 가치는 역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때 극대화된다. 한국시장에서의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임 대표는 해외시장, 그 중에서도 인도로 향했다. 해외시장 어느 곳도 쉬운 지역이 없지만, 인도는 그 중에서 어렵다고 손꼽히는 시장이다. 그렇지만 인도는 14억명이라는 거대한 인구가 있고 소득수준이 낮아서 저렴한 고피자를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젋은층 인구 비중이 높고 혼밥에 익숙한 인도사람들에게 1인 피자는 딱맞는 아이템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인도시장에 뛰어들었던 시점에 코로나19가 퍼지면서 한동안 숨을 죽였지만, 지금 인도는 고피자 성장의 원천이다. 15개 매장이 문을 열었고 매월 20% 수준으로 성장하며, 전년비 6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고피자 스토어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인도 다음으로 향한 시장은 싱가포르이다. 임 대표가 싱가포르 경영대를 다녔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해외 브랜드가 모두 모인 싱가포르에서 한국 브랜드가 진입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월세와 인건비 등의 고정비용이 매우 높은 싱가포르에서 저렴한 피자로 수익을 내는 것이 큰 과제였다. 고피자는 초소형 주방이라는 무기로 월세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취식 공간이 있는 푸드코트 위주로 입점을 시작했다. 매장별로 차곡차곡 이익을 내며 현재 매장이 17곳으로 성장했다. 외식이 생활화된 싱가포르에서도 고피자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고 전년 대비 매출은 3배 이상 늘었다.

2022년 현지 외식 중견기업 찹스틱그룹과 손을 잡고 올해까지 20개의 매장을 계약했다. 올해 초 창이국제공항에도 정식 입점을 앞두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매장 수로 싱가포르 내 2위 피자 브랜드로 등극할 예정이다.

인도와 싱가포르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임 대표는 홍콩과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형 패스트 피자 고피자가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고피자의 해외시장 성공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지점이 있다. 일단 고피자 상품이 1인 시장을 관통하는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고피자의 크기는 일반 피자 5조각 정도로 사실 작지 않은 1인분이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혼밥이 더욱 일상화되었고 해외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고소득자들이 많고 외식 비중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14억명의 인도와 2억8000만명의 인도네시아는 1인당 GDP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고 젊은층 비율이 매우 높다. 피자를 좋아하는 세대이나 주머니가 얇은 고객 수 억 명이 대기 중이라는 뜻이다.

두 번째는 고피자 푸드테크의 혁신은 ‘기술에 의한 문제해결’에서 이루어졌다. 3분만에 피자를 굽는 고븐뿐만 아니라, 혼자서 피자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로봇팔 고봇과 고봇스테이션을 개발했다. AI스마트 토핑 테이블도 개발했다. 고봇스테이션은 인원을 최소화하고 혼자서도 주방의 오퍼레이션 흐름을 끊김없이 수행할 수 있게 반자동화했다. 배달하는 동안 식지 않도록 보온재 ‘파이어팩’을 개발했는데 물이나 커피박으로 만든 친환경 핫팩이다. 고븐 잔열로 데워서 피자 박스에 넣어주기만 하면 된다.

고피자의 또다른 뛰어난 능력은 하이퍼로컬라이제이션이다. 기술과 아이디어가 좋아도 해외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입맛과 기호에 맞아야만 한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시장에서 고피자는 이들을 위한 메뉴를 전진 배치했고, 인도식 카레와 탄두리, 그리고 향신료 등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맛을 담은 피자를 내놓았다. 싱가포르에서는 불고기 맛과 한국에서도 없는 떡볶이가 등장했는데 한국음식의 인기가 높아서 추가한 것이다. 메뉴뿐만 아니라 매장의 위치도 현지인들의 인식을 고려해 유명쇼핑몰에 입점했고, 인도에서는 뱅갈루루공항에도 문을 열었다.

하이퍼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이 말로는 쉬워도 구체적인 계획을 짜서 실행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고피자가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창업자와 손잡은 인도 지사장 마헤시 레디(Mahesh Reddy)와 싱가포르 지사장 켈빈 시아(Kelvin Sia)의 공이 컸다. 두 사람 모두 식음료 분야의 전문가들로 현지에서 경험과 통찰력, 네트워크를 두루 갖추고 있어 고피자의 현지 시장 안착을 이끌었다. 마헤시와 켈빈이 화려한 직장을 던지고 고피자라는 한국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합류한 것은 임 대표의 고피자 비전에 동의했고 성장의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임재원 대표는 인터뷰에서 “현재 스타트업들에게, 특히 외식 기업들에게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 걸린 필수 사항이다.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완벽한 모델을 가지고 간다는 생각보다 빠르게 실행하고 부딪혀보는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피자도 반드시 해외에서 유례없던 성과로 좋은 모범을 만들기 위해 국내외 임직원 모두가 한 뜻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인피자 푸드테크 고피자의 혁신은 단순히 빠르고 저렴하게 만든다는 점만이 아니다. 고피자의 기술이 결합된 비즈니스 모델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혼자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혁신이다. 또 파이어팩과 같이 작지만 지구를 살리는 기술이 혁신의 시작이라는 생생한 사례를 보여준다. 2023년 글로벌 경제 전망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피자의 고속성장만큼은 확신을 가지고 예견할 수 있다. 패스트 피자 왕국을 그리는 임재원 대표의 꿈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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