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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변화·기회"…신년사 속 4대금융 방향타

'동여탈토'·'변즉생 정즉사' 등 위기 속 '변화' 방점

  • 기사입력 2023.01.02 16:31
  • 기자명 공인호 기자
4대 금융그룹
4대 금융그룹

계묘년(癸卯年) 새해 국내 4대 금융그룹 회장의 신년사 속 키워드는 '변화'와 '실행' 그리고 '기회'로 압축된다. 올해 역시 미국의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제를 짓누를 악재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변화를 위한 강력한 실행력을 통해 지속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기회'의 시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윤종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등'"

윤종규 회장.
윤종규 회장.

먼저,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금융뿐 아니라 비금융회사들과도 경쟁하는 Big Blur(빅 블러) 시대 속 '선의의 경쟁'을 통해 그룹 미션인 '더 쉬운 금융, 더 행복한 금융'에 한발 더 다가서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작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KB의 중장기 슬로건인 'R.E.N.E.W' 에는 모든 것을 새롭게 정립하고 정비해 체력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한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로 시장을 선도하고 수익성과 성장성, 건전성을 모두 갖춘 '튼실한 성장'을 이뤄나가는 한편, 언제든 다시 회복해 제자리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여가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R.E.N.E.W 2023'의 5대 전략방향으로 △핵심 경쟁력 강화 및 효율적 운영모델 재정립 △글로벌 영업기반 안정화 및 비금융사업 성과 창출·투자 확대 △'일상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지배력 확장 및 데이터 기반 고객 가치제안 △계열사별 ESG 경영 실행력 가속화 △Agile(애자일) 문화 확산 및 인재 확보·육성을 제시했다.

윤 회장은 특히 "금융업의 본질적 경쟁력이 금융상품 중개·판매에서 자산관리·운용으로 전환되고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자산운용 분야에서의 최고의 경쟁력을 가져가야 한다"며 "또한 계열사별 업무프로세스를 원점부터 재점검해 비핵심사업과 그룹내 중복업무의 과감한 효율화로 인력과 자원이 최적화 될 수 있도록 운영모델을 재정립해 가자"고 당부했다. 

또,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사업의 확대가 필수"라며 "동남아 시장에서는 주요 거점의 경영정상화와 Value-Up(밸류 업)을 통해 글로벌 영업기반을 안정화하고 계열사의 동남아 네트워크를 추가로 확장해 '동남아 현지 주요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회장은 '토끼가 위기에 닥쳤을 때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여 위기를 벗어난다'는 의미의 '동여탈토(動如脫兎)'를 언급하며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토끼의 기민함처럼 'Agile KB'로 변화해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그룹 미션을 실현해야 한다"며 "내실있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 나간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용병 "세대교체, 큰 미래를 위한 결단"

조용병 회장.
조용병 회장.

지난해 말 '세대교체'를 이유로 이례적 용퇴 의사를 밝힌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마지막 신년사 키워드도 '변화'였다. 조 회장은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3고 현상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우리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새로운 금융을 향한 고객의 기대와 사회적 역할에 대한 눈높이도 더욱 높아졌고, 그룹 내부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문화적 구심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임기 중 추진해 온 중기전략인 <SMART 2020 Project> 및 <FRESH2020s> 등을 통해 지주와 그룹사의 조화를 바탕으로 기초체력과 성장,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해 왔다며, 이제는 '일류'를 향한 나침반이 되어주는 새로운 중기 전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회장은 "수익과 규모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신한과 동행하는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며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키우는 것은 금융 본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DATA(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금융을 제공하고, 자본시장과 글로벌 경쟁력 또한 세계적인 금융사의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며 "ESG와 디지털 영역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창업 정신과 시대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신한문화 대전환 역시 더욱 가속화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조 회장은 '변화하면 살아 남고 안주하면 사라질 것'이라는 의미의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를 언급하며 "양적·질적 리딩 금융그룹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 순간 '성공 속에 쇠망의 씨앗이 있다'라는 로마의 멸망이 남긴 교훈을 떠올린다"며 "현재의 성과를 뛰어 넘어 모두에게 인정받는 일류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혁신이 절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변화 없이는 성장과 도약도 없으며,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 역시 과거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큰 미래로 가고자 하는 결단이었다"며 "새로울 新(신), 나라 韓(한) 두 글자에 담긴 새로운 금융을 향한 염원을 함께 새기며 끊임 없이 변화하고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자"고 독려했다.

함영주 "M&A·제휴 통해 업(業)의 범위 확대"

함영주 회장.
함영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현상 인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함 회장은 "강대국의 패권경쟁은 격화되고 있고, 글로벌시장의 자국우선주의는 공급망 교란, 기후 위기 등 산적한 과제를 더욱 난해하게 만들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업의 본질적인 위기라 할 수 있는 각종 지표와 시장의 변동성 확대, 인플레이션의 심화와 경기침체 전망에서 파생된 건전성과 유동성 이슈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작 우리는 별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매번 심각한 위기를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은 지속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고, 이같은 인지부조화로 말미암아 우리는 애써 눈앞의 위기를 간과하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함 회장은 특히 "앞서가는 경쟁자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 훨씬 나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데, 하나금융그룹 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될까"라고 반문하며 "진정한 위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함 회장은 올 한 해를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고 주문하며 △업(業)의 경쟁력 강화 △글로벌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혁신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고, 취약한 손님 기반을 비롯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며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태승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속도"

손태승 회장.
손태승 회장.

지난해 '완전 민영화'의 원년을 보낸 우리금융그룹의 손태승 회장도 'R(Recession)의 공포'를 언급하며, '경쟁우위 확보, 기업가치 제고'를 올해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증권·보험·VC 등 지난해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그룹사 통합 플랫폼과 공동영업시스템을 통해 그룹시너지도 극대화하고, 비금융업 분야 사업 기회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올해 자산운용 및 관리, 연금시장, CIB, 글로벌 분야를 중대 승부처로 언급하며 "자산운용 본원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금시장 역시 고객주도형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 CIB 분야는 우량자산 비중을 높이면서 비이자수익은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시아 법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등 효율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이제는 금융그룹들도 테크 경쟁력이 가장 큰 무기인 시대"라며 "AI, 데이터 등 금융의 핵심 미래기술 분야는 업계를 선도하고, NFT나 블록체인 등 다양한 혁신기술들도 신사업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최근 수년간 그룹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던 '내부 통제' 및 '리스크 관리'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손 회장은 "내부통제 체계 정교화는 우리를 비롯한 모든 금융권에서 기본 중의 기본 전략일 것"이라며 "상반기까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산 건전성, 자본비율, 유동성 관리에 집중해 체력을 적절히 비축해야 한다. 코로나 여신지원 연장에 따라 건전성에 착시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큰 만큼 잠재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금융당국에서 추진하는 내부통제 개선안들을 선제적으로 수용해 금융사고 예방 업무는 고도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3년차를 맞아 금융 취약계층을 포함해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와 권익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들도 적극 확대해야 한다"며 "올해 그린카본, 블루카본 사업 등 기후대응을 위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ESG금융 지원 또한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한 번 날면 반드시 하늘 높이 올라간다'는 의미의 '비필충천(飛必沖天)'을 언급하며 "지난 4년간은 그룹체제 안착이 중요 과제였다면 올해부터는 인사, 조직문화 등 그룹체계도 과감히 혁신하자. 능력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발탁, 쇄신 인사도 과감히 시행하고, 테크 기업 못지않게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조직문화도 전 그룹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 포춘코리아 공인호 기자 ba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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