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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오른 이재용, 취임 직후 여론 들여다보니

타파크로스, 이재용 회장 키워드 분석
'부정적' 인식 앞섰던 4년 전과 달리 '긍정적' 기대감 앞서

  • 기사입력 2022.11.30 14:31
  • 최종수정 2022.12.01 09:05
  • 기자명 문상덕 기자

회장 오른 이재용, 여론 들여다보니 회장 취임에 대한 긍정 비율은 80%에 달했다. 여론 과반이 ‘이재용 리더십’에 부정적이었던 4년 전과 180도 다르다. 여론은 정말 바뀐 것일까. 

이재용 회장의 첫 일주일. 온라인 여론은 긍정으로 기울었다. 관심이 집중됐던 10월27일, 긍정 반응의 비율은 전통 언론매체와 SNS, 온라인 커뮤니티를 막론하고 70% 후반이었다. 적어도 온라인 여론에서는 국민 다수가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에 기대감을 가졌던 셈이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타파크로스는 10월27일부터 11월2일까지 일주일간 이재용 회장 승진 및 취임을 키워드로 해서 올라온 온라인 콘텐츠 9421건을 분석했다. 콘텐츠의 뉘앙스가 긍정인지 부정인지 나누고, 콘텐츠에서 특정 키워드가 언급되는 빈도수를 셌다. 9421건 중 2635건이 매스미디어에서, 6786건은 소셜미디어에서 나왔다. 매스미디어는 국내 신문사와 방송사, 포털 뉴스를 의미한다. 소셜미디어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카페,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뜻한다.

김용학 타파크로스 대표는 “소셜 및 매스미디어 모두에서 경제 전반에 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며 “소셜미디어에선 이재용 회장 취임에 따른 기대감이 주식, 삼성전자 신제품, 삼성 야구단 등이 언급되며 다양한 형태로 표출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의 키워드 빈도수 순위에서 ‘주가’(443건)와 ‘주식’(385건)이 나란히 2, 3위에 올랐다. “이재용 (회장) 취임하는데 삼전 (주가를) 떨구겠느냐” “(직원에게) 회장 승급 기념 보너스를 준다더라”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글로벌 삼성과 재벌 삼성

4년 전 여론은 딴판이었다. 2018년 경제매체 더벨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서 함께 실시한 ‘삼성인식조사’를 보면, 부정 반응이 과반을 넘었다. 응답자 1003명 가운데 ‘삼성그룹에 갖는 전반적인 이미지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4.0%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5.4%였다. 이재용 당시 부회장에 대한 평가도 좋지 못했다. 응답자의 60.6%가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6.3%였다.

4년간 삼성과 이재용 회장을 둘러싼 인식이 바뀐 걸까? 전문가들의 분석은 ‘아니다’에 가깝다. 한은경 성균관대 교수(신문방송학) 등의 2012년 논문*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삼성과 이재용 회장에 대해 긍정과 부정 태도를 모두 갖고 있었다. 논문 연구 대상자 301명 중 92%인 277명이 삼성을 ‘글로벌 시대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존경할 만한 기업’이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노동자를 억압하고 자사 이익만 추구하는 거대 재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해당 논문의 저자는 “사람들은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태도를 함께 지니면서, 상황에 따라 입장을 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건 상황이라는 뜻이다.

현재 상황은 경제위기다.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기업 1위 자리를 대만의 TSMC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라면 사람들은 ‘이익만 추구하는 거대 재벌’보다는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기업’을 기대할 법하다.

모든 미디어에서 ‘이건희 회장’을 가장 빈번하게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매스미디어에서는 870건, 소셜미디어에서는 454건이 언급됐다. 이건희 선대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을 계기로 삼성을 글로벌 기업의 반석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이재용 회장이 같은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조사 기간 동안 올라온 언론 기사를 보면 ‘경제단체들, 이재용 회장 승진에 “위기를 기회로 바꿔 주길”’이라는 식의 내용이 많았다.

 

사법 리스크 관련 키워드, 상위 2~4위

그러나 여전히 ‘이익만 추구하는 삼성’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27일을 기준으로 부정 반응이 매스미디어에서는 23.5%, 소셜미디어에서는 21.4%였다.

부정 반응의 핵심은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였다. 정부가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이재용 회장을 복권했지만, 아직 여러 건의 재판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법조계에서는 확정판결을 받기까지 적어도 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이재용 회장이 승진 소감을 밝힌 곳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이었다. 삼성물산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관련 공판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다.

사법 리스크에 대한 관심은 매스미디어 쪽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매스미디어를 보면 공판(546건), 재판(481건), 의혹(413건) 키워드 빈도수에서 2~4위를 차지했다. 보도 형태도 ‘이재용 부회장 공판 출석’(CBS) 같은 단순한 현장 기사부터 ”이건희 회장이 마지막”이라더니…’사법리스크’도 남아’(KBS) 식의 분석 보도까지 다양했다. 이밖에 소셜미디어에서는 의혹(185건), 재판(177건), 공판(108건)이 각각 6~8위를 차지했다. 한 조사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을 둘러싼 기대감은 글로벌 삼성을 일궈보라는 주문”이라며 “면죄부라는 해석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런 여론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10년 만의 승진이지만, 별도의 취임사나 행사는 없었다. 공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며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 포춘코리아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


*엄혜진·한은경, ‘평판 인식 차이에 근거한 2원적 태도 공중의 유형화 가능성에 대한 연구: 삼성에 대한 공중의 태도와 평판 인식을 중심으로’, 「광고연구」, 『한국광고홍보학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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