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사진예술가 김용호 작가의 40년 사진 아카이브가 책으로 출간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광고 사진가인 그의 손을 거쳐 나온 주요 작품들을 10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설명글과 함께 실었다.
오래전부터 국내 대표 잡지에 실리는 유명 패션브랜드는 물론 대기업들의 기업광고 사진은 대부분 그의 작품이었다. 그의 작품에는 영감과 생명감이 깃들어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업계에선 한때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김용호를 잡아라’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광고사진이 갤러리에 전시되고 판매로 이어지는 유일한 사진가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시대를 표현하는 예술사진 제작으로도 주목받았다. 명인들을 흑백 사진으로 기록한 ‘명인전’, 현대차 제조공장을 추상판화처럼 기록한 ‘Great Modern’전, 19세기와 20세기 초 인텔리여성들의 미묘한 감정과 심리를 표현한 ‘신여성’(2006), 등을 집중 조명한 ‘몸’사진전(2007), 연잎의 풍경을 찍은 ‘피안’전(2013, 2020)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고 이어령 선생의 작고 전 마지막 모습을 기록한 ‘목전심후-모던보이와 함께한 오후들’ 사진전(2022)을 열기도 했다.
사실 작가는 “나는 사진가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왜 여기에 있는가?”라고 끊임없이 본인에게 물어왔고, 그 답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온 점을 들었다. 앞으로도 한가로운 작가가 아닌 전혀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을 전제로 들면서, 본인은 스토리텔링 사진 장르를 개척했고 그 과정을 통해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렌즈 너머 카오스의 세계가 감용호만의 격식에 맞춰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은 아름답다.”(김지수 기자)
“이 책은 비주얼 분야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뿐 아니라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도 상업 사진과 순수 예술사진 차원에서 ‘사진은 어떤 말을, 어떻게 전달하는가’라는 혜안을 줄 것이다.”(조아 사진가)
“김용호의 패션 사진, 초상 사진, 산업 풍경 사진에는 모던의 정심을 품고 변증법적으로 진화시켜온 동시대가 일관되게 담겨 있는 것이다.”(문소영 미술전문기자)
추천사에서 엿볼 수 있듯이 저자는 이 책을 “김용호를 수식하는 다양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스스로 표현하고 있다. 몽스북, 544쪽.
이준섭 기자 jslee@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