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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없는 드론 배달의 꿈

지금쯤이면 무인 항공기가 당신의 집 앞까지 상품을 배송하고 있어야 하는데 무엇이 잘못 됐을까?

  • 기사입력 2022.02.09 11:22
  • 기자명 JESSICA MATHEWS 기자
호주 로건의 쇼핑 센터 위에 설치된 알파벳 윙 사업부의 드론 배송 시설. [COURTESY OF WING]
호주 로건의 쇼핑 센터 위에 설치된 알파벳 윙 사업부의 드론 배송 시설. [COURTESY OF WING]

[포춘코리아(FORTUNE KOREA)=JESSICA MATHEWS  포춘 기자] 아칸소 주의 소도시 피 리지에 있는 매장 뒤에서, 월마트는 미래를 실험하고 있다. 월마트 뒤쪽 주차장에는 ‘미니 공항’이 있다. 이곳에서는 5대의 드론 비행대가 50마일 떨어진 고객들에게 처방약과 비타민,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실어 나른다.

한 드론 조종사가 급하게 무인기 중 한대-비행기처럼 생겼지만 날개 폭이 11피트 밖에 되지 않는다-의 비행 점검을 하고 있다. 드론이 목표한 고객의 집에 도착하면 공중을 맴돌다가 동체 문을 열고, 낙하산에 묶인 파란 상자를 지상에 부드럽게 투하할 예정이다.

짚라인-월마트의 배송 현장을 관장하는 드론 회사다-에서 비행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에번 브리튼은 벽면의 모니터를 가리키며 “우리의 첫 고객이 바로 저기 있다”고 설명한다. 화면에는 지난 11월 중순부터 소수의 월마트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의 첫 배송 경로가 표시된다.

그러나 곧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브리튼은 필자에게 “드론이 강한 바람과 극한의 기온은 물론 비를 견딜 수 있음에도 이륙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현재 짚라인은 날씨가 좋을 때만 피 리지에서 드론을 띄운다.

연방정부의 드론 배송 승인을 받으려는 회사들은 그동안 큰 혼란에 직면해 왔다. 제프 베이조스가 “아마존 쇼핑객들은 궁극적으로 주문 후 30분 만에 드론으로 상품을 배달받을 것”이라고 발표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지 8년이 지났지만, 미국 항공우주 규정은 소규모 테스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드론 배송을 좌초시켰다. 

짚라인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UPS, 아마존은 그동안 수천 번의 시험 비행을 했다. 드론 회사들은 이 기술을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자신한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의료용품 등의 비대면 배송 수요는 급증했다. 하지만 기다림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요즘 같이 바쁜 연휴 쇼핑 시즌에 드론이 배달하는 선물은 생각하지도 마라.
드론의 상품 배송은 말 그대로 지난 2015년 7월 17일부터 시작했다. 아마존의 최초 드론 발표 이후 1년 반 이상 지난 시점이었다. 최초로 연방정부 승인을 받고 드론 배송을 한 기업은 호주 스타트업 플러티였다.

이 회사의 쿼드콥터(날개가 4개 달린 드론)는 버지니아에서 의약품을 배달하기 위해 고작 6분 여간 왕복 비행을 했다.

그 이후, 드론은 도미노 피자와 치폴레 부리토, 세븐 일레븐 슬러피(슬러시의 일종) 같은 음식들을 운송해 왔다. UPS는 노스 캐롤라이나 주 윈스턴세일럼에 있는 아트리움 헬스 웨이크 포레스트 뱁티스트 의료센터 중앙연구소와 약국에서 인근 시설들로 의료용품들을 나르고 있다.

또한 드론으로 플로리다의 퇴직자 지역사회에 처방약을 배송하고 있다. 한편 알파벳은 자회사 윙을 통해 인근 프리스코와 리틀 엘름에 주문 상품들을 배달하기 위해 댈러스의 월그린스 주차장에 드론 이착륙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드론 배송을 찬성하는 주장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드론이 배달용 승합차보다 운영비가 더 싸고, 드론을 사용하면 각각의 도심 지역에서 연간 11만4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승합차보다 주문 상품을 더 빨리 배달할 수 있어 특히 시골 주민들이나 재난 지역에 갇힌 사람들에게 더욱 유용하다는 주장이다.

짚라인의 CEO 켈러 리나우도는 “지금까지 우리가 즉각적인 물류를 해결한 방법은 사람이 3000파운드의 내연 차량을 몰고 집으로 가서, 고작 몇 파운드 무게의 상품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비싸고 매우 느릴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정말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물론 그동안 드론은 야생동물에게 위해가 됐고, 잇단 충돌로 인해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현재의 논쟁은 드론을 미국 영공에서 허용하느냐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허용하느냐에 있다. 문제는 연방항공국(이하 FAA) 규정이 애초에 드론용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드론 정책 및 옹호 단체인 커머셜 드론 얼라이언스의 리사 엘먼 국장은 “어떤 면에서는 네모난 못을 둥근 구멍에 끼워 넣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실제로 FAA 규정은 5파운드(약 2kg) 무게의 무인 드론이 아닌 대형 여객기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그녀는 “그들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규제된다”고 지적한다.

월마트는 아칸소 주 피 리지 인근에서 배송용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집라인과 제휴했다. 
월마트는 아칸소 주 피 리지 인근에서 배송용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집라인과 제휴했다. 

물론 FAA는 약간의 진전을 이뤘다. 실제로 2016년에는 기업들이 드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명확히 규정했다. 이어 2021년 초 상업용 조종사들이 먼저 면제 승인을 받지 않아도, 야간과 사람들의 머리 위로 드론을 날릴 수 있는 신규 인증을 만들었다.

현재까지 UPS와 알파벳의 윙, 그리고 가장 최근에 아마존만이 완전 인증을 받았다. FAA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승인을 기다리는 업체는 짚라인을 포함해 6개사가 더 있다.

그러나 중요한 장애물은 여전히 남아 있다. 면제 승인을 받지 못하면, 조종사의 시야에서 벗어난 곳에서는 드론을 운행할 수 없다. 전체 비행 동안, 적어도 사람 한 명이 드론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FAA는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이런 면제 승인을 받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현재까지 162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엘먼은 현재의 규칙에 대해 “적용 범위 측면에서 전혀 확장성이 없다. 그것은 또한 드론 기술에 필요하지도 않다”라고 지적한다. 

FAA는 기업들이 보다 신속하게 드론 운행을 늘릴 수 있도록 과정을 간소화하여 비가시권 비행의 걸림돌을 제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FAA 담당자 스티비 딕슨은 지난 9월 연설에서 “이 산업이 성장하려면 비가시권 비행에 대한 표준 규칙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 규칙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드론업계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FAA는 비가시권 비행에 대한 규칙을 마련하는데 3~4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고 인정한다. 짚라인과의 파트너십이 월마트의 드론 분야 첫 진출이 아니다. 회사는 지난 2015년 FAA에 식품 배송 테스트를 신청했고, 물류센터 재고를 추적하는 드론 활용도 검토했다.

하지만 이런 계획들이 아무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월마트는 자체 기술을 구축하는 대신 드론 회사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2020년에는 이스라엘 회사 플라이트렉스와 손잡고, 노스 다코타 주와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드론을 이용해 생활용품과 음식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또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뉴욕 치토와가에서 코로나 진단키트를 배송하기 위해 드론업과 제휴했고 나중에는 투자까지 했다. 지난 11월에는 시설 반경 1마일 이내 배달을 위해 아칸소 주 파밍턴에 또 다른 드론 이착륙 시설을 개설할 계획이었다.

월마트 대변인은 “회사는 미국 인구 90%에서 주거지역 10마일 이내에 가장 필요한 물품을 최대 12만개 구비한 47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고객들에게 드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가 FAA 승인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월마트가 피 리지의 신규 시설을 통해 제공하는 드론 서비스 지역은 코네티컷 주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짚라인의 앱을 통해 드론 배달을 신청한 고객은 수십 명에 불과하다.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으면 그 숫자는 더 증가할 수 있다. 

집라인 입장에서 월마트와의 제휴는 정부 승인을 보장하는 매우 중요한 조치이며, 또한 미국 최초의 상업용 드론 배송센터라는 이정표를 의미한다.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주로 르완다와 가나에서 21만5000건 이상의 드론 배송을 통해 백신과 의약품을 공급해왔다.

일례로, 피 리지의 재키 크랩트리 시장은 드론이 비상시에 보급품을 전달하고, 그가 이끄는 북서 아칸소 지역의 이 작은 마을-인구 6559명에 매년 노새들의 높이뛰기 대회가 열린다-의 노인들에게 처방전과 다른 상품들을 운송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얼른 짚라인의 드론 중 한 대가 자신의 집까지 월마트 배달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3~4차례” 초기 고객 명단에 올려달라고 요청한 바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운이 없었다. 크랩트리는 “(명단에 올려달라고) 내가 그들을 잘 설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륙을 기다리다
드론 배달은 대부분 비행 승인을 받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몇몇 회사들이 계속 실험을 하고 있다. 일부 주요 업체들을 소개한다.

아마존
이 거대 유통업체는 2016년 영국에서 첫 드론 배송을 했다. 회사는 그 이후 미국을 포함한 지역 내의 드론 운영에 대해 대부분 침묵을 지켜왔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등 3개 기업만이 인간 근접 비행과 야간 비행을 승인 받았다. 

플러티
회사는 2015년 미국 최초의 드론 배송을 완료한 후, 뉴질랜드에서 배달을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지역항공사 메사 에어와 제휴, 드론을 이용한 음식배달을 시험했다.

플라이트렉스 
이 이스라엘 드론 회사는 지난해 노스 다코타 주 그랜드 포크스에서 배달 테스트를 시작했다. 현재는 노스 캐롤라이나 주 홀리 스프링스에서도 음식을 배달하고 있으며, 같은 주의 페이엣빌과 래퍼드에서는 월마트와 배송 제휴를 맺었다.

징둥닷컴
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는 2016년 중국에서 드론 배달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일본의 유명 스키관광지 하쿠바 인근 산장으로 물품을 배달하기 위해 라쿠텐에 기술을 제공해 왔다.

매터넷
회사는 의료 수송을 위해 UAE 아부다비 주변에 40개의 드론 이착륙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조종사의 시야 밖에서도 드론을 날릴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또한 노스 캐롤라이나 주 윈스턴세일럼에서는 UPS와 제휴, 두 곳의 의료센터로부터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UPS 
이 배달 대기업은 미국 내에서 7600회 이상의 드론 비행을 수행했다. 윈스턴세일럼에서는 코로나 백신을 배포했고, 플로리다의 퇴직자 지역사회에서는 배달 업무를 맡았다.  

윙 
알파벳의 이 드론 사업부는 그동안 10만 건 이상의 배송을 처리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2021년 호주 내에서 배달됐다. 아울러 댈러스에 소재한 월그린스와 손을 잡고 건강 제품과 스낵 등 100개 품목을 배송하고 있다.

윙콥터
이 독일 드론 제조업체는 고국에서 혈액 샘플을 배달하고 있다. 한편으로 캔자스 주 허친슨에서는 미국 내 의료용품 드론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인 에어 메소드가 윙콥터의 드론을 시험 중이다. 

집라인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이 기업은 의료용품을 전달하기 위해 가나와 르완다에서 21만5000회 이상의 드론 비행을 했다. 회사의 첫 미국 프로젝트는 아칸소 주 피 리지에서 월마트와 협력, 최종적으로 50마일 반경 내에서 건강 및 웰니스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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