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코리아(FORTUNE KOREA)=김동현 기자]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주거시설인 아파트의 거래량이 감소하는 반면 틈새상품으로 꼽히는 오피스텔의 거래량이 67%나 상승하며 온도차가 극명한 것이다.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면서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올해(1~10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총 5만9022건으로 지난해 동기간(3만5311건) 보다 67.1% 증가했다. 반면 올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4만50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7만5909건) 보다 19.3% 감소했다.
면적별 거래량에선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하면 고루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전용면적으로 △20㎡ 이하 50.91% △20㎡ 초과~40㎡ 이하 85.53% △40㎡ 초과~60㎡ 이하 39.94% △60㎡ 초과~85㎡ 이하 39.94% △85㎡ 초과 18.21%를 각각 기록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아파트 규제를 강화하면서 오피스텔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피스텔은 법적으로 ‘업무시설’로 분류돼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 청약은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100% 추첨제 방식이어서 당첨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대출도 70%까지 나온다.
오피스텔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도 자연스럽게 상승세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최근 1년간(2020년 11월~2021년 11월) 전국 3.3㎡당 오피스텔 매매가는 4.79%(1733만→1816만원)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부산 10.12% △충남 9.66% △경기 7.95% △인천 5.05% △대전 2.23% △서울 1.96% 등 상승폭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상승세에 신규 분양하는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치열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천안아산역(KTX·SRT) 역세권에서 선보인 ‘힐스테이트 천안아산역 퍼스트’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청약에서 전용 84㎡의 914호실 모집에 7만9876건이 몰리며 평균 87.4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84A 타입으로 131대 1이다.
또 지난달 30일 진행된 ‘청라 한양수자인 디에스틴’ 청약에서는 전용 84㎡의 702호실 모집에 2만7377건이 몰리며 평균 39대 1을 기록했다.
오피스텔이 대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롭고, 입지가 우수한 오피스텔의 경우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어서다. 특히 100실 미만으로 공급해 무제한으로 전매가 가능한 오피스텔은 청약 광풍이 불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규제가 심한 수도권에서 더 나타난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이 적용돼 청약 통장과 가점이 필요 없고, 당첨자 역시 100% 추첨으로 진행된다. 또한 100실이 넘지 않는 곳은 전매에 제한이 없어 계약 즉시 프리미엄을 붙여 명의 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아파트 규제 강화로 내 집 마련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연내 분양하는 단지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차주단위 DSR 대출규제에도 해당되지 않아 금융부담을 덜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