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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절벽에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 기사입력 2021.07.28 14:14
  • 최종수정 2021.08.11 15:03
  • 기자명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

<이 콘텐츠는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2021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거래절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내 집 장만을 꿈꾸는 젊은 층 수요자들의 ‘패닉바잉’(공황 구매)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또 규제 완화와 집값 억제 사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오세훈표’ 재건축 시행 기조 역시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거래절벽’인데 불장? 이상현상 보이는 부동산 시장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5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1257건 수준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1867건으로 1년 전 보다 610건 늘며, 48.5% 가량 상승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아파트 패닉바잉 현상이 나타나자,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도 가라앉지 않고 여전히 뜨거운 상태다. 

지난 7월 12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5.1로, 지난주(105.3)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3개월 넘게 기준점인 100 이상의 수치를 보이며 여전히 ‘매입’ 심리가 ‘매도’ 심리를 압도했다.

매매수급 지수란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본적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지면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걸 의미한다. 

이렇게 매매수급지수가 높아지고, 아파트 가격 역시 치솟자 아파트 거래가 뚝 끊어지는 ‘거래절벽’이 발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20년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 5625건 수준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3353건(16일 기준)으로 전년대비 78.5%나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거래절벽’은 충분히 가격이 높다고 판단, 거래가 끊기는 현상을 말한다.

반면 이번 거래절벽의 경우 거래절벽 속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때문에 생긴 인위적인 상황으로 서울 아파트 불패신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불안한 부동산 시장에 결국 ‘똘똘한 한 채’로

현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에는 하반기 매물 감소와 전월세 시장의 불안 등이 꼽힌다. 이와 더불어 건축·재개발이 사실상 묶이면서 오히려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들의 희소성이 높아졌고, 세금 부담 강화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강해졌다. 이에 따라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 현상으로 강남이 주목 받고 있다. 

실제로 KB부동산의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3562.3만원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4432.6만원으로 1년간 870.2만원 올랐고, 24.4%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유일하게 강남 3구만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1000만원 이상 올랐다. 그 중에서도 1년간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가장 높게 올라간 곳은 ‘송파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송파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5772.7만원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6855.9만원으로 1년간 무려 1111.0만원이나 상승했다. 이어 서초구가 같은 기간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577.27만원에서 6855.9만원으로 1083.2만원 올랐고, 강남구가 6646.4만원에서 7718.3만원으로 1071.8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문정 래미안’ 전용면적 120.97㎡은 지난 2020년 6월 25일 12억 2200만원(2층)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6월에는 17억 7000만원(3층)에 거래되면서 1년간 5억 4800만원 오르고, 44.8%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982㎡도 지난해 6월 27일 24억 7000만원(13층)에 매매가 됐지만, 올해 6월 8일에는 30억 4000만원(13층)에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1녀가 5억 7000만원이나 오르고 23.1%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 전용면적 84.43㎡도 지난해 6월 22일 21억 3000만원(5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6월 9일에는 26억원(6층)에 거래되면서 1년간 4억 7000만원이 오르고 22.1%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공급 계획 차질 속 집값 상승세 이어질 듯

문제는 이렇게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는데 이를 바로 잡을 주택 공급 계획이 지속적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4부동산 대책의 경우 서울 도심 및 최근접 지역에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었다. 13만 2000호에 달하는 전체 공급물량도 컸지만, 서울 도심 재건축 완화와 과천청사 유휴부지(4000가구)와 태릉골프장 부지(1만 가구), 용산 캠프킴 부지(3100가구) 등 신규택지 발굴을 통해 3만 가구 이상 공급한다는 계획을 했지만, 줄줄이 취소되거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높은 관심을 모았던 정부과천청사 부지 개발계획도 사실상 백지화됐고, 태릉CC도 주택 공급 규모 축소가 기정사실화됐다. 

여기에 1만 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개발도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이 일대를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한다고 계획했지만, ‘마스터 플랜 국제 공모’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른바 ‘오세훈표’ 재건축, 재개발 역시 답보 상태다. 지난 4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건의하고, 안전진단 평가 항목에서 주거환경 비중을 높이는 내용의 개선안을 국토교통부에 공식 제출한데 이어 5월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공공기획 전면 도입’ 등 내용이 담긴 재개발 규제 완화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오시장의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개선안은 이미 예견됐지만 정부·여당의 반대 기류에 부딪혀 현재 ‘제자리걸음’ 상태다.
이렇게 서울 주택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기존 아파트들의 입김은 강해지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제 안전자산이라 불리며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지속되고 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문제해결에 신뢰를 잃어버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비합리적 고점에 도달했다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경고에도 되레 집값이 더 오르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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