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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빠진 편의점 업계

  • 기사입력 2021.05.26 10:24
  • 최종수정 2021.05.26 10:41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1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편의점 와인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와인이 고마진 상품인 데다 서비스 매출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점 업체와 점주들이 적극 환영하는 모습이다.◀

CU 편의점 와인 특화매대에서 한 소비자가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CU 편의점 와인 특화매대에서 한 소비자가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Fortune Korea] 지난 2018년, 기자는 지방에서 올라온 지인들과 서울 모 레지던스에서 숙박한 일이 있었다. 그냥 밤을 보내기 아쉬웠던 일행은 간단히 맥주 한잔하기 위해 레지던스 1층에 있던 편의점으로 지인 한 명을 내려보냈다.

잠시 후 돌아온 지인의 손에는 맥주 대신 와인 두 병이 들려 있었다. 그는 상기된 얼굴로 “서울에는 편의점에서도 와인을 파네”라며 놀라워했다. 기자는 레지던스에 입점한 편의점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이것이 서울 클래스”라며 우쭐했다.

2021년 현재, 편의점 매대에 와인이 올라와 있는 게 별로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또 거주지 주변 편의점에서도 절반 가까운 확률로 와인을 판매한다. 와인 소비량이 늘어났다는 점, 코로나19 영향으로 음주문화가 크게 바뀌었다는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와인 판매가 느는 이유

지난 4월 공개된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와인(2리터 이하 제품) 수입량은 1만5,473톤으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였다. 전년 동기 8,303톤에 비해 86.3%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전체 증가량 31.8%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와인 소비 증가 속도가 지난해보다도 더 빨라졌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에 따른 변화된 음주문화 확산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주류 음용 장소 변화’ 설문에서 집이 차지하는 비율이 46.4%에서 87.3%로 급증했다. aT 2020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서 조사된 ‘선호하는 주류 트렌드’ 순위에선 홈술(67.9%), 혼술(51.0%)에 이어 즐기는 술(50.0%)이 3위를 차지해 와인 소비 증가와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주류 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과거 특별한 날에만 먹던 와인이 일상화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식사 또는 간식에 가볍게 한 잔 곁들이는 데일리 와인 문화가 확산하는 추세거든요. 막연히 고가라는 인식이 있어서 소비자 접근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는데, 최근 가까운 편의점 매대에 1~2만 원대 와인이 많이 노출되면서 상황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 편의점에 호재

편의점은 국내 소비자들의 와인 인식 변화와 판매 증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등 공신이면서도, 가장 큰 수혜를 받은 대상이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국내 빅4 편의점의 올해 1분기 와인 매출은 모두 100~200%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와인 수입 증가율 86.3%에 비해 월등한 증가폭이다.

편의점 업체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와인 판매 확대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GS25 편의점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주류 수출입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고, 이마트24는 올 초부터 매월 추천 와인을 할인 판매하는 ‘이달의 와인’ 행사를 시작했다.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PB 와인 브랜드까지 출시한 상황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말한다. “와인은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안 날 만큼 오래전부터 판매한 상품입니다. 이전에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 효자상품이 됐습니다. 저희가 지난 1월 출시한 PB 와인 브랜드 ‘mmm!(음!)’이 출시 40일 만에 초도물량 11만 병을 완판했을 정도예요. 워낙 수요가 많아 (제조업체와 계약된) 4차 물량까지 미리 당겨올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덧붙인다. “와인과 편의점의 궁합이 좋습니다. 술이나 담배 같은 상품은 반드시 대면확인이 필요해 e커머스가 침투하기 어려운 영역이거든요. 마트를 비롯한 모든 오프라인 매장이 와인 판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압도적인 매장 수와 이에 따른 접근성 등을 갖춘 편의점의 장점을 넘어서기 힘들죠. 편의점 업체들은 이를 무기로 와인 판매를 O2O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 O2O 서비스도 제공

2021년 5월 현재 편의점 4사는 모두 와인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앱으로 와인을 주문하면 매장에서 픽업하는 식이다. 도시락, 안주 등으로 발전해오던 편의점 고부가가치 상품 대상에 와인이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자 특화매장에 이어 e커머스에도 한 발을 걸치는 모습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편의점의 차별적인 경쟁력이 잘 부각된 사례입니다. 제아무리 쿠팡이라도 주류, 담배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거든요. 이들 상품은 대면판매가 원칙이니까요. e커머스 업체가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편의점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역할을 할 수 있죠. 와인 판매에서 편의점은 e커머스의 편의성과 오프라인의 접근성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유통채널입니다.”

◆ 점주들에게도 각광

와인 취급 매장이 최근 빠르게 증가한 이유 중 하나는 점주들 역시 고부가가치 상품인 와인 판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재밌는 건, 와인을 취급하지 않는 매장에서도 와인 O2O 서비스는 반긴다는 점이다. 편의점 표준 모델 규모가 고작 17~18평이고, 와인 인도에도 점포 관계자의 노력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반응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와인을 전달받고 고객에게 인도하는 건 사실 귀찮은 일이죠. 그럼에도 점주들이 이를 반기는 건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매출이 자기 것으로 잡히기 때문이에요. 물론 점주는 O2O 와인 판매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높은 수준의 마진을 가져가진 않지만, 귀찮음 정도와 비교하면 높은 효용이 일어나는 거죠. 본인들이 재고 리스크도 지지 않고요. 자신이 재고 리스크를 지지 않는 상품에서 매출과 마진이 나니까 수익구조도 좋아집니다. 편의점 매장은 디스플레이 면적 한계가 뚜렷한데, 이를 극복하는 과정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이하 박스기사>>===---===


◇ 국내 최초의 편의점은?

국내 최초의 편의점은 1989년 오픈한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다.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해 있다. 세븐일레븐은 1927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창업한 세계 최초의 편의점 브랜드다. 우리나라에는 1989년 후지제록스사에서 처음 들여왔고, 이후 1994년 롯데에서 인수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 점포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편의점 개별 점포 매출은 유동객 수준에 큰 영향을 받는다. 유동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유통채널이기 때문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할수록, 날씨가 좋을수록, 또 더울수록 점포 매출이 올라간다.

점포 입지는 거의 고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위치한 지역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점포 입지가 발휘하는 영향력은 고정돼 있다. 같은 편의점 브랜드인데도 점포당 매출 차이가 큰 것은 점포 입지에 따른 차이로 봐도 무방하다.

날씨는 가변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개별 점포 매출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날씨가 좋을수록 유동인구 역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날씨가 더울수록 음료 판매가 늘어나는 것 역시 호재다. 음료는 편의점 매출 구성 2순위인데다 상품당 판매 마진율이 높다.

최근엔 편의점 운영사들이 O2O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향후에는 개별 점포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인도 과정에서 개별 점포가 ‘서비스 매출’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O2O 서비스는 점포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상품을 인도받으려는 니즈가 확연한 덕분이다. 주변에 얼마나 많은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지, O2O 서비스 친화적인 거주자가 얼마나 많은 지역인지 등이 주요 고려 대상으로 부상할 수 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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