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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핀테크 위협에 시중은행 위기의식 ↑
빅테크·핀테크 위협에 시중은행 위기의식 ↑
  • 김타영 기자
  • 승인 2020.06.25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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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0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이 금융권 경쟁 패러다임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은행업계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셔터스톡
이미지=셔터스톡

[Fortune Korea] 은행권 수난시대다. 키코, DLF, 손실 펀드 배상 건 등으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금융당국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있다.

신경이야 쓰이지만 이들 문제는 비교적 감내할 만하다. 은행업이 전형적인 규제 산업인 까닭에 태생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는 문제이고 또 책임 일부가 은행에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에서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 문제는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의 도전이다. 이 문제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이다. 자본주의 아래서라면 영원히 장밋빛일 줄 알았던 은행들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다.

◆ 네이버통장 등장

지난 6월 금융권에서 가장 핫했던 사건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대우와 협업해 네이버통장을 선보인 것이었다.

네이버통장은 정확히 말하면 통장이 아니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융 상품이다. 환매조건부 채권에 투자하는 RP형 상품으로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긴 하지만, 통장의 기본 성격이라 할 수 있는 예금자 보호나 원금 보장이 기계적으로 이뤄지진 않는다.

발행 주체도 정확히는 미래에셋대우이다. 비금융사업자인 네이버는 계좌 발급을 할 수 없다. 네이버는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모객하고 서비스를 설계했을 뿐이다.

◆ 패러다임 전환

하지만 네이버통장이 은행권에 던진 충격은 상당하다. 은행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네이버통장을 특히 경계하는 것은 서비스 설계 때문이다. 통장에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충전·결제하면 최대 3%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등 네이버통장은 네이버 플랫폼과 서비스가 밀접히 연계돼 있다. 네이버 포인트는 네이버 플랫폼에서 쇼핑을 하거나 콘텐츠를 구매할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말한다. “금리 경쟁에만 골몰했던 시중은행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 펼쳐진 겁니다. 이젠 상대 은행의 낮은 금리가 아니라 네이버의 플랫폼을 상대해야 하는 거예요. 이건 핀테크 특혜 같은 사소한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경쟁 패러다임의 전환 문제입니다.”

◆ 이전까지 상황

시중은행이 이전까지 빅테크나 핀테크들과 치렀던 경쟁은 ‘얼마나 빠르고 편리하게’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느냐였다. 카카오뱅크나 토스가 사용자 중심의 앱 설계나 절차가 간소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한창 화제를 모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당시에도 시중은행들 사이에서는 위기의식이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수준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빅테크나 핀테크들의 ‘빠르고 편리하게’ 장점이 아주 흉내 내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앱이나 웹, 업무 프로세서를 좀 손보면 되는 일이었다.

시중은행들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IT인력을 급격히 늘리고 빠르게 격차를 좁혀나갔다. 그 결과 은행권 전체가 빠르고 편리함에서 상향평준화되다 보니 지난해 하반기 들어선 ‘시중은행과 테크 업체 간 서비스 차이가 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격차가 좁혀졌다. 테크기업 특유의 창의력이 빛나는 금융상품이 빛을 발할 때도 있었지만, 시중은행들이 곧 유사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희석되는 모습이었다.

시중은행들이 이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찰나, 네이버를 필두로 한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이 플랫폼과 콘텐츠로 전장을 확대하면서 다시금 시중은행의 목을 조이고 있다. 카카오 역시 최근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연계해 플랫폼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 은행들을 위축하게 만든다.

◆ 은행권의 걱정

최근 금융당국과 국회가 금융 규제 관련한 여러 법안을 손보기 시작하면서 은행들은 더욱 코너에 몰리고 있다. 이들 법안은 과거 은행 규제 장치로 인식됐으나, 최근엔 은행을 보호하는 진입장벽에 초점이 더 맞춰지며 수정이 예고됐다.

올 하반기 금융당국은 이런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예정 중이고, 연내 전자금융거래법도 추진할 예정이다. 외환 서비스 규제 면제 제도라든가 환전·송금 업무 위탁 허용 등 내용도 곧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말한다. “현재도 여신 정도를 제외하면 은행이 하는 대부분 업무를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이 할 수 있습니다. 총액 제한 등이 걸려 있긴 한데 일반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예요. 하지만 이런 장치마저도 빠르게 낮아지거나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아직 준비가 미흡한데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의 확장 속도가 너무 빨라서 걱정이 됩니다.”

김타영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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