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퍼시스 고공성장의 비결, “사람과 공간 중심이 된 디자인”

인터뷰 ㅣ 권수범 퍼시스 디자인 총괄 수석

  • 기사입력 2020.06.08 15:22
  • 기자명 김병주 기자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퍼시스그룹 디자인 경쟁력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퍼시스그룹의 디자인 분야를 진두지휘하는 퍼시스 가구연구소 ‘스튜디오원’의 권수범 수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사진=차병선 기자] 퍼시스의 제품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진두지휘하고 있는 권수범 수석.
[사진=차병선 기자] 퍼시스의 제품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진두지휘하고 있는 권수범 수석.

지난 5월 중순, 약 2년 여 만에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퍼시스 가구 연구소 ‘스튜디오원’을 다시 찾았다. 과거 취재 차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져있었다. 텅 비어있던 공간은 바쁘게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사무공간으로 탈바꿈돼 있었다. 몇몇 가구만이 덩그러니 놓여져있던 공간에는 쇼룸을 연상케하는 다양한 생활 가구가 비치돼있었다.

스튜디오원에서 만난 권수범 스튜디오원 디자인 총괄 수석은 이 공간을 이렇게 정의했다. “스튜디오원은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퍼시스그룹의 디자인 브레인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지금도 각각의 브랜드를 전담하는 인력들이 최적의 디자인과 기능성을 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특히 당장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에 더해,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각각의 브랜드를 상징할 수 있는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죠. 앞으로도 스튜디오원은 퍼시스그룹 전체의 디자인 철학을 만들고 완성하는 전진기지로 운영될 것입니다.”

권수범 수석은 퍼시스의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진두지휘하는 인물이다. 퍼시스에 합류한 이후, 각각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 구축 및 확립에 깊숙이 관여하기도 했다. 사실상 지금의 퍼시스 디자인 경쟁력을 있게 한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권 수석 만큼 퍼시스 디자인 경쟁력의 비밀을 잘 알고 있는 사람 역시 드물 것이라 생각했다. 그에게 퍼시스가 보여주고 있는 ‘디자인의 힘’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물어봤다. 그리고 그는 답 대신 자신이 갖고 온 한 권의 작은 책을 보여주며 ‘이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퍼시스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은 회사에 입사하면서 이 책을 건네받습니다. 회사생활에 도움을 주는 일종의 ‘가이드북’이죠. 이 가이드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일하는 방식이나 근무환경 등의 내용이 아닌 ‘퍼시스의 디자인 철학’입니다. 사실 퍼시스처럼 오랜 기간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한 가구업체는 드물다고 봅니다. 반면 저희 회사의 경우, 창업주가 이 회사를 만들 때부터 ‘퍼시스의 힘은 디자인에서 나오며 그 디자인은 사람을 위해 간다’라는 명확한 철학과 비전을 설정했죠. 이러한 철학과 비전은 모든 직원들이 업무만큼이나 확실히 이해하고 있어야 할 내용입니다. 직무를 막론하고 디자인을 중요시 하겠다는 회사의 철학을 숙지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퍼시스의 디자인 경쟁력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권 수석의 말처럼 국내 가구업계에서는 오랜기간 디자인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엄밀히 말해 디자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나 문화 자체가 조성돼있지 않았다. 기자가 만난 상당수의 가구 업계 관계자들은 불과 5년여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가구업계 디자인은 ‘복제와 변형’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 보다는 잘 된 디자인을 그럴듯하게 베끼고 변형해 빨리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퍼시스의 유별난 ‘디자인 사랑’은 가구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물론 처음부터 퍼시스가 처음부터 디자인 차별화 전략을 선택했던 것은 아니었다. 7~8년 전만 해도 퍼시스의 디자인 전략은 디자인 강화를 천명했던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땐 큰 차이점이 없었다. 그무렵부터 내부에서도 무언가 차별화된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권수범 수석은 말한다. “당시 저희의 전략은 소위 ‘통합디자인 전략’이었습니다.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모든 브랜드가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정립된 디자인 철학을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제조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물론 이러한 전략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브랜드의 효율적 관리 뿐 아니라 이미지 메이킹 전략도 쉬웠죠. 저희는 이러한 관행적 전략부터 깨부수기로 결정했습니다. 통합 전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별 브랜드만의 명확한 색깔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어요. 그래서 바로 팀을 구성해 각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디자인 전략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비로소 지금의 디자인 철학으로 확립될 수 있었죠. 물론 지금도 디자인의 진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스튜디오원에는 약 8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약 30%가 디자인 전문 인력이다. 물론 이들 외에도 제조 공장에 파견된 인원까지 합하면 디자인 관련 인력은 더욱 늘어난다. 권 수석은 “이들 디자이너들은 연구소 내 연구개발(R&D) 인력들과 협력하는 ‘디자이니어링’ 업무를 통해 매번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키고 있다”며 ‘부서간 원활한 협력을 돕는 디자이니어링 업무 방식 역시 타 회사보다 앞서 퍼시스가 도입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이들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이른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기존 인력 중 선별된 일부 직원들이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면서 소위 ‘언택트’ 근무 환경에 부합하는 사무용 가구 쪽에 주목하고 있다. 권 수석은 “조만간 성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가구업계에서 독보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가진 퍼시스그룹의 진화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권 수석을 포함해 모든 디자인 인력들은 다음 스텝을 밟기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권수범 수석은 말한다. “이제 ‘단품’으로 가구를 사는 소비 방식이 아닌 ‘공간 개념’으로 가구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저희는 오랜 기간 퍼시스 브랜드를 통해 사무환경을 ‘공간’의 개념으로 새롭게 정립하려는 노력을 해온 바 있죠. 일룸, 시디즈 등 다른 브랜드에서도 꾸준한 협업과 개발 노력을 통해 공간 개념을 가미한 가구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물론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퍼시스의 오랜 디자인 철학에서는 벗어나지 않겠지만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