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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식 쇼핑에 나서는 미국 투자자들

  • 기사입력 2017.10.02 02:17
  • 최종수정 2018.09.06 17:30
  • 기자명 Lucinda Shen 기자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미국 투자자들이 좀 더 쉽게 중국 주식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이 중국의 잠재적 성장 둔화를 견뎌낼 저력을 갖고 있을까?
 

이미지=US 포춘

대부분의 미국 가정에서 세탁기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미국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것은 물을 아낄 수 있는 고효율 ‘스마트’ 세탁기이지 디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조금 다르다. 세탁기, 그 중에서도 멋진 디자인의 세탁기는 한 가정의 경제력을 가늠하는 척도 역할을 한다. 가전제품 기업 우시 리틀 스완 Wuxi Little Swan의 제품 디자인도 같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이 기업은 빈티지 로봇 모양의 골드 색상 세탁기 ‘킬러 Killer’를 판매한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를 겨냥한 휴대용 미키마우스 세탁기도 내놓고 있다. 아파트 친화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이 기업은 2016년 약 2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중국 제2의 세탁기 제조업체로 부상했다.

머지 않아 더 많은 미국 투자자들이 리틀 스완 같은 기업의 주식을 대량 매수할 수 있게 된다. 가장 저명한 투자 지표 중 하나인 MSCI는 올 여름 ‘A주(A-shares)’-중국에서만 거래되는 주식-를 신흥시장지수(emerging marketsindex)에 포함시켰다. 회계 투명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중국 기업들이 많아졌다는 점을 인정해 이런 조치가 내려졌다. 그 결과 리틀 스완 같은 222개 A주는 내년 5월부터 신흥시장지수와 상장지수 펀드(exchange-traded funds)를 통해 투자자 포트폴리오에 편입될 수 있게 된다.

이는 상당히 중요한 변화다. 현재 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중국 주식의 대부분은 미국이나 홍콩에서 거래되고 있다.

상하이와 선전 등에서 이뤄지는 주식 거래 비중은 전체 글로벌 주식 거래의 10%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2016년 미국 주주들이 거래한 중국 주식은 총 보유 주식의 극히 일부분인 1,036 억 달러에 머물렀다. 그러나 MSCI 조치 이후에는 중국 주식 거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인덱스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며, 지금도 A주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이 분위기에 동참해야 할까? 회의론자들은 중국 주식을 매수하기에 이상적인 시점은 아니라고 일축한다.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과 급증하는 부채-2016년 말 기준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중은 260%였다-가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중국 주식시장은 미국 주식시장에 비해 불안정하다. 은행, 펀드, 그 외 기관들로 구성된 미국 시장과 달리, 개인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노련한 미국 투자자들은 단기적 어려움을 극복할 것 같은 중국 A주와 기타 주식들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기업보단 소비지출이 이끄는 구조로 바뀌면서 그런 기회가 더욱 늘고 있다. 중국 부유층의 상당수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지로 계속 몰릴 것이다. 우시 리틀 스완과 같은 기업에겐 유리한 현상이다. 공간 맞춤형 제품과 작은 아파트에도 잘 들어가는 올인원 형태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뮤추얼 펀드 업체 매튜스 아시아 Matthews Asia의 중국 담당 포트폴리오 매니저 티파니 샤오 Tiffany Hsiao는 “이 기업의 주문형 제작방식 모델은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이라며 “불필요한 기업 부채를 감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니슨 어소시에이츠 Jennison Associates의 신흥 시장 포트폴리오 매니저 앨버트 쿽 Albert Kwok에 따르면, 중국 GDP 증가는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은행이 집계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미국 의료비는 GDP의 17.1%를 차지한 반면, 중국의 경우는 그 비율이 5.5%에 머물렀다. 쿽은 “미국의 실패를 목격한 중국은 미국의 선례를 따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의료보건 분야 혁신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지주회사 핑안 보험 Ping An Insurance은 이런 트렌드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핑안은 일련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8억 명 이상의 재정과 건강 관련 데이터들을 수집해왔다. 그리고 실제 이 데이터베이스는 좀 더 효과적인 보험 커버리지 책정에 기여했다. 드리하우스 캐피털 인베스트먼트 DriehausCapital Investments의 리치 시스 Rich Thies는 핑안의 혁신 중 하나로 사용자와 병원을 연결해주고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기 앱을 꼽기도 했다.

모든 A주 주식이 중국 시장만을 겨냥하는 건 아니다. 시스는 410억 달러 가치의 감시카메라 제조업체 항저우 하이크비전 Hangzhou Hikvision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중국의 낮은 제조 원가 덕분에 해외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한 이 기업은 2016년 해외 매출 14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 매출 대비 8배 증가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하이크비전은 매출액의 8%를 R&D에 재투자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기존 글로벌 주식 거래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베팅을 할 수도 있다. 인터넷 대기업 알리바마와 텐센트는 중국 온라인 시장을 장악해 쇼핑, 게임, 온라인 결제 등을 위한 다용도 앱을 제공하고 있다. 텐센트는 약 9억 명을 실사용자로 보유하고 있고, 알리바바도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두 기업 모두 광고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홍콩 티 로 프라이스 T. Rowe Price 주식 포트폴리오 전문가닉 비크로프트 Nick Beecroft의 진단이다. 여전히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제니슨의 쿽은 중국 기술 대기업들의 막대한 이익 창출을 필연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중국 소비자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일찍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있다. 국가 구매력이 상승하는 시점에 때 마침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쿽은 이어 “그들은 이커머스, 온라인 결제 등을 쉽고 빠르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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