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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거인’ 꿈꾸는 한화오션, KDDX 사업 막판 뒤집기 성공할까?

한화오션이 방산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최대 조선사 HD현대와도 결전을 치를 예정이다.

  • 기사입력 2024.03.22 06:00
  • 기자명 육지훈 기자
이지스 시스템을 장비한 구축함. [사진=셔터스톡]
이지스 시스템을 장비한 구축함. [사진=셔터스톡]

한화오션이 올해 입찰이 예정된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orea Destroyer Next Generation·이하 KDDX) 사업 수주를 위해 분투하고 있다. 우선사업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막대한 계약금은 물론 우수한 기술력을 해외에 입증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는 경쟁사인 HD현대도 마찬가지다. KDDX 사업에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가 가져가며 양측은 치열한 수주전을 치르고 있다. 올해 진행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앞두고 조선업계는 누가 수주에 성공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 특수선 분야 최대 규모 사업

KDDX 사업은 국내 기술로 6000톤급 차세대 구축함 6척을 제작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가 7조 8000억원으로 특수선 분야 최대 규모다. 1척당 가격은 1조원이 넘는다. 2000년대 초반 배치된 충무공 이순신함을 대체할 목적으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새로운 구축함은 해상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위협에 대처 가능한 무장체계가 요구된다. 방사청은 제126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KDDX 전투체계가 대공전·대함전·대지전 등의 임무수행에 더해 탄도탄을 탐지해 추격·요격하는 기능까지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 한화오션, 특수선 역량↑

특수선 사업은 한화오션이 집중하는 분야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한화그룹으로 편입됐을 때도 회사의 방산분야 역량이 주목받았다. 

지난해 8월 한화오션은 2조원 가까운 금액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후 약 절반에 해당하는 9000억원을 특수선 사업 투자금으로 배정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잠수함 및 수상함 건조 시설에 2500억원, 해외 해양 방산 생산 거점 및 MRO(유지·보수·정비) 기업 지분 투자에 5000억원, 무인·첨단 함정 기술 보유 기업 지분 투자에 1500억원을 지출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한화오션 기업설명회에서도 “회사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특수선 부문은 2040년 점유율이 25%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 KDDX 개념설계 수주

이는 한화오션이 KDDX 사업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이유다. 방산 부문 매출 성장에 KDDX가 크게 기여할 수 있어서다. 사업수익 외에 부가적인 이득도 있다. 한화오션이 공을 들이는 해외 방산사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 대형 방산사업 수주는 자사 기술력을 외국 관계자들에게 홍보·설득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한화오션은 초기 KDDX 기획단계에서 개념설계를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설계자는 개념설계에서 선주로부터 제시받은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선박 형태를 구상한다. 군이 필요로 하는 무기체계 수준, 즉 함정의 작전운용성능(ROC)을 도출하는 것이다. 

또 한화오션은 2012년 말에서 2013년까지 KDDX의 윤곽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수행했다. 당시 방사청이 사업관리를 맡고, 개념설계 종합관리는 군이, 개념설계 수행은 한화오션이, 탑재 무기체계 검토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수행했다.

◆ 기본설계에서 고배

일이 순탄하게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다음 단계인 2020년 기본설계에서 평가점수 0.056점 차이로 HD현대에 밀리는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의 기밀유출사고로 희망이 생겼다.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도면을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불법 취득한 후 이를 회사 내부망에 공유해 문제가 됐다. 2018년 국군방첩사령부 보안감사를 통해 사건이 밝혀졌으며 사건에 가담한 9명 직원은 모두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았다.

HD현대중공업 또한 제재를 받았다. 먼저 군함 입찰 참여 시 2025년 11월까지 1.8점을 감점받는다. 향후 정부사업을 수주할 때 불리한 처분이다. 1점 안팎의 점수차로 사업 입찰 희비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 처분으로 지난해 7월 대한민국 해군 차기 호위함 사업에서 한화오션과 0.1422점 차로 수주에 실패한 바 있다.

◆ 후속계약, 경쟁입찰로?

방위사업청 계약심의위원회는 HD현대에 대한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를 논의하기도 했다. KDDX사업 입찰 시 제출한 청렴서약서 내용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1년 범위 안에서 입찰참가자격이 제한 등 행정처분이 내려져야 한다. 다만 방사청은 군사기밀 위반 사건에서 청렴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이 개입했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다. 한화오션이 결과에 반발했으나 HD현대는 KDDX 입찰에 참여할 기회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방위사업청의 지난해 입찰 공고에 따르면, 2024년부터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를 추진한다. 보통 기본설계를 맡은 사업자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선정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기본설계 사업자가 수의계약 형태로 상세설계까지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는 HD현대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부분이다. 그러나 후속 KDDX 계약마저 경쟁입찰로 진행될 경우 보안감점 변수에 따라 한화오션이 HD현대를 제치고 다시 KDDX 사업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생긴다.

/ 포춘코리아 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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