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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뉴욕 구한 ‘월스트리트의 마녀’

인색한 인물로 알려진 헤티 그린이 1907년 대혼란 속에서 긴급 대출로 구조활동을 펼쳤다.

  • 기사입력 2024.03.18 12:00
  • 최종수정 2024.03.30 10:46
  • 기자명 WILL DANIEL 기자 & 조채원 기자
[사진 PHOTOGRAPHER: GEORGE G. BAIN VINTAGE PROPERTY OF ULLSTEIN BILD (PHOTO BY GEORGE GRANTHAM BAIN/ULLSTEIN BILD VIA GETTY IMAGES]
[사진 PHOTOGRAPHER: GEORGE G. BAIN VINTAGE PROPERTY OF ULLSTEIN BILD (PHOTO BY GEORGE GRANTHAM BAIN/ULLSTEIN BILD VIA GETTY IMAGES]

헤티 그린은 '세계 최고의 인색한 인물'로 그리고 '월스트리트의 마녀(Witch of Wall Street)'로 기억되지만, 현재는 투자의 아이콘이자 기이한 인물로 여겨질 것이다. 그녀가 인색함과 거친 태도로 유명했음에도, 오늘날 수많은 투자자들을 억만장자로 만든 가치 투자 전략을 개척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 이 상속녀가 자립한 투자자, 기업가이자 당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서 그녀의 재산을 사용하여 난관을 해결하곤 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경제적 악몽인 니커보커 위기(Knickerbocker Crisis), 즉 1907년의 대혼란을 더 적절한 예로 들 수는 없을 것이다. 복잡한 원인을 가졌지만, 핵심은 이러하다. 월스트리트 탐욕이 추악한 양상으로 나타나 결국 은행들의 대량 인출 사태를 부르고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패닉이 시작된 1907년 10월 22일부터 3주 동안 뉴욕 증권거래소는 1906년 대비 거의 50%가 떨어졌다. 그리고 1년 뒤인 1908년에는 국내총생산(Gross National Product, GNP)이 무려 12% 감소했다. 니커보커 위기 동안 은행계에 나타난 심각한 문제들은 결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설립으로 이어졌다.

모든 일은 구리 재벌 F. 아우구스투스 하인즈와 얼음을 팔던 '얼음 왕(Ice King)' 찰스 모스가 유나이티드 구리(United Copper) 주식가격을 불법적으로 끌어올리려 한 시도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많은 돈을 빌려 투자했지만 실패로 돌아가며 많은 대출금을 갚지 못했다. 이로 인해 니커보커 신탁(Knickerbocker Trust) 등 통상적으로 많은 현금을 보유하지 않던 몇몇 은행들이 문제에 직면했다.

은행과 신탁회사들에 대한 문제는 결국 전국적인 패닉을 일으켰고 많은 지역에서 은행 조기 인출이 발생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결국 월스트리트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모건 도서관에 모여 경제와 주식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결정했고, 당시의 패닉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그 회의에 초청받은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 바로 그린이었다.

왜 그녀가 초대받았을까? 그녀의 월스트리트에서의 입지도 한몫했겠지만, 그녀는 이 모든 일을 미리 예견했기 때문이다.

1916년 '더 리터러리 다이제스트(The Literary Digest)'는 그린이 1907년의 패닉을 예상하고 많은 투자자와 기업, 심지어 뉴욕시까지 구해낸 사실을 소개하며, 이 과정에서 그녀의 말을 인용했다.

"내가 이 상황을 오래전부터 예상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스트리트에서 가장 신뢰받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그녀에게 다양한 매물에서부터 고급 주택들까지 처분하고 싶어 하는 것을 보며 그녀는 문제의 징후를 간파했다고 한다. 뉴욕 센트럴 철도회사가 대출해 달라며 찾아왔을 때, 그녀는 심각하게 고민에 빠졌고, 이후 현금을 최대한 준비하기 시작했다. 재앙이 닥칠 때, 그녀는 유유히 가용 현금을 가진 소수 중 하나였기에, 힘들어 하는 이들이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러 왔던 것이다.

그녀가 설명하기를, 전국에서 사람들이 대출을 요청하기 위해 뉴욕으로 찾아왔다. 평생 구두쇠라는 오명을 쓰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회에 이득을 취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내가 돈을 빌려준 사람들에게는 6% 이자를 받았다. 나는 손쉽게 40%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 생애에 한 번도 이자를 지나치게 받아 이익을 취한 적이 없다. 그리고 그 사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나와 사업을 해본 부유한 사람들이다."

고리대금이라는 행위는 그녀의 퀘이커 신념에 어긋나는 것으로,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권력 있는 인물들과 기업, 심지어 지방 정부들까지 그녀에게 구조 자금을 요구할 때의 사실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그린은 1907년 패닉이 절정에 달했을 때 뉴욕시에 110만 달러를 대출해 주었고, 이는 현재 가치로 약 3천3백만 달러에 해당한다. 이는 그녀가 지원을 시작한 첫 번째 사례는 아니었다. 그녀는 패닉이 일어나기 몇 달 전에 이미 뉴욕시에 450만 달러를 대출해 준 일이 있었으며, 이는 현재 돈으로 약 1억5천만 달러에 해당한다.

그녀의 전기인 '월스트리트의 마녀: 헤티 그린(The Witch of Wall Street: Hetty Green)'에 따르면, 뉴욕 시가 자금에 바닥날 위기에 처했을 때 여러 차례 그녀가 돈을 빌려줬다. 그녀의 전기 작가인 찰스 슬랙은 '헤티는 당시 항상 합리적인 금리로 돈을 빌려주었으며, 시를 힘들게 하거나 바가지를 씌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글 Will Daniel 기자 & 조채원 기자

※ 해당 기사는 Fortune.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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