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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변화에 대비한 장기적 전략 ‘적중’ ‘글로벌 생보사 도약’ 시동 걸었다
삼성생명, 변화에 대비한 장기적 전략 ‘적중’ ‘글로벌 생보사 도약’ 시동 걸었다
  • 김병주 기자
  • 승인 2017.09.1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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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세계 500대 기업 413위 삼성생명

삼성생명이 국내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포춘 글로벌 500에 이름을 올렸다. 급변하는 환경 변화 속에서도 체질 개선에 완벽하게 성공했고, 해외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26계단(439위→413위) 순위 상승을 기록한 국내 생명보험 업계 대표 주자 삼성생명의 성장 비결을 알아보자.

이미지=삼성생명

지난 5월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새로운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발표했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후폭풍이 거셌다. ‘IFRS17’ 도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 예상되는 국내 생명보험 업계에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IFRS17의 가장 큰 특징은 보험사의 ‘보험부채(소비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보험사가 쌓아놓아야 하는 책임 준비금)’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보험부채를 원가로 표시해 장부상 자본이 과대·과소 평가 될 위험성이 상존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준이 도입되면 업체들은 회계작성 시점 당시의 금리를 토대로 적립금을 계산해야 한다.

특히 생명보험업계가 새로운 이 기준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온 생명보험업계 대다수 업체들은 지금까지 7~9% 대의 고금리 저축성 상품 판매에 주력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보유 적립금 중 금리 저축성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5%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 같은 고금리 저축성 상품 비중이 2021년 이후에도 지속 되면, 생보사 부채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보험연구원 한 관계자도 “현재 상황이 이어진다면 약 42조 원의 부채가 발생해 생보업계의 건전성이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많은 생명보험사들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그 중에서도 국내 생명보험 ‘톱3’ 중 하나인 삼성생명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IFRS17 도입을 예상하고 수년 전부터 보장성 상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골자로 한 체질 개선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그 노력은 벌써부터 실적 상승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제51회 삼성생명 연도상 시상식에 참석한 김창수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생명


IFRS17에 선제적 대응

“전반적인 보험시장 침체와 업계 간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수치 상 긍정적인 부분이 발견되고 있다. IF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가치중심의 영업’ 역시 정착단계에 돌입했다.” 지난 8월 삼성생명 기업설명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을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다. IFRS17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3년 여 간 펼친 다양한 전략이 지난 상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가장 잘 증명하는 것이 바로 ‘신계약 가치’의 상승이다. 지난 상반기 삼성생명의 신계약 규모(연간 환산보험료 기준)는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신계약 가치’다. 규모가 10%가량 감소했음에도, 신계약 가치는 5,98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6.5% 증가했다. 신계약 가치란 새로 판매한 보험이 만기 시점까지 유지될 경우 발생하는 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수치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기준 시대가 개막하면 더 이상 ‘규모’가 아닌 신계약 ‘가치’가 보험사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신계약 가치의 상승은 그동안 삼성생명이 꾸준히 준비해온 ‘보장성 보험 포트폴리오 확충’ 전략의 성공에 기인하고 있다. 다른 생보사들과 마찬가지로 고금리 저축성 상품 중심의 판매를 이어오던 삼성생명은 지난 2014년부터 IFRS17 도입에 대한 대비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그 중심에는 보장성 전략 상품이 서있었다. 보장성 상품이란 사망·입원·치료·재해 등 사람의 생명과 관련한 사고가 발생할 때,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말한다. 저축성 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고 마진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삼성생명은 보장성 보험 중에서도 특히 수익성이 높은 변액종신, CI보험(중대질병으로 사망 시 사망보험금의 80~100%를 미리 받을 수 있는 보장성보험) 등에 전략적으로 집중했다. 또 최근 모바일슈랑스(모바일로 보험 상품 판매와 가입이 가능한 서비스) 강화로 유통 채널이 다변화된 것도 비교적 적은 지식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보장성 보험의 인기가 높아지는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삼성생명의 전략이 장기적 안목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남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말한다. “IFRS17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삼성생명을 제외한 빅2 생보사(한화생명, 교보생명)는 모두 인위적인 자본확충에 나섰습니다. 국내외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삼성생명은 아직 이렇다할 자본확충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보장성 상품으로 주력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전략이 더 급선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물론 삼성생명도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자본확충을 시행하겠죠. 그럼에도 당장의 자본확충보단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IFRS17 도입에 대비한 삼성생명의 선택이 꽤 의미 있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삼성생명의 중국 합작사인 중은삼성인수 현판 제막식에 참석한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삼성생명


글로벌 생보사 도약에도 시동

포춘 글로벌 500에 이름을 올린 거대 기업들은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펼치는 초국경 기업들이다. 삼성생명도 꽤 오래 전부터 해외시장을 노크해왔다. 그러나 다른 국내 생보사들과 마찬가지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상황이 조금 달라진 건 불과 1년 전. 20 년 간 이어진 현지화 전략과 전폭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해외 시장 흑자 달성에 성공, 비로소 빛을 보기 시작했다.

삼성생명이 처음 진출한 해외시장은 태국이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진출이 용이하고 성장 잠재력도 높다는 분석때문이었다. 삼성생명은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태국을 선정하고, 지난 1997년 태국시장 진출과 함께 현지 법인 ‘타이삼성’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후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글로벌 보험사들이 일찌감치 선점하고 있던 태국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생명이 설 자리는 비좁기만 했다. 현지 진출 이후 지난해까지 환차익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흑자를 기록한 적은 있었지만, 온전히 영업실적 개선이나 점유율 증가 등을 통해 흑자를 기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타이삼성은 지난해에도 7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현지 진출 이후 최초로 ‘영업실적 개선’을 통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타이삼성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3억 4,000만 원, 상반기 기준으론 2억 원의 흑자와 수입보험료 622억 원을 기록해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금액 기준으론 여전히 미미하지만, 현지화 전략이 작게나마 결실을 맺고 있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그 동안 태국 전역에 5개의 육성센터를 설립해 신인 설계사 발굴·육성에 나섰고, 현지 영업리더들을 한국에 초청해 조직관리와 인재 육성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김창수 사장도 직접 태국 현지를 방문해 설계사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아왔다. 이 같은 노력이 태국 시장 흑자 전환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삼성생명은 중국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법인 ‘중은삼성’이 2015년 중국은행을 최대 주주로 맞은 이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1,600억 원대에 불과했던 중은삼성의 수입 보험료는 올해 1조 원 수준으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의 성과와 태국에서의 경험·노하우를 살려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성장성 높은 동남아 시장의 현지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신규 시장에서의 성패는 결국 인적역량에서 좌우되는 만큼, 현지 인력에 대한 철저한 교육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3년 427위로 시작해 이듬해 잠시 주춤하며 458위로 떨어졌지만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413위에 랭크됐다. 이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글로벌 생명·건강 보험업체 총 24곳 중 11위(수익성 기준)에 오르며 글로벌 생보사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과연 삼성생명의 성장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삼성생명을 주목해볼 만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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