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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물러난 성수, 스마트 오피스 지구 ‘탈바꿈’ 가속

  • 기사입력 2024.03.12 17:00
  • 최종수정 2024.03.12 17:22
  • 기자명 김동현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삼표 시멘트 부지가 철거된 성수동 일대가 스마트 오피스 지구의 새 단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남, 종로, 여의도에 이어 서울 시내 새로운 오피스 권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김동현 기자 gaeds@fortunekorea.co.kr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일대는 지난 몇 년간 MZ세대가 주목하는 ‘핫플레이스’로 성장했다.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2030세대들의 발길을 끌어당겼고, 이어 다양한 리테일 시설이 들어서며 단숨에 서울 시내에서 손꼽히는 핵심상권으로 도약했다.

부동산 데이터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성수동 인근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0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0% 공실률’을 이어갈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리테일의 중심으로 떠오른 성수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스마트 오피스 지역으로 다시 한번 도약을 노리고 있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불리는 SM은 이미 이곳을 새로운 거점으로 삼은 지 오래이며, 게임기업 크래프톤도 지난해 신사옥 건립을 본격화하며 새로운 오피스 지구 조성에 불을 지폈다.

이제 지난 몇 년간 주목받던 옛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삼표 부지) 개발도 서울시의 주도하에 속도를 내면서 성수는 미래형 첨단산업(TAMI·Technology, Advertising, Media and Information)의 기점이자 수변복합도시로 탈바꿈을 앞두고 있다.

 

성수 오피스 지구의 핵심 ‘삼표 부지’

성수 오피스지구의 핵심으로 꼽히는 삼표부지 일대의 모습.[사진=뉴시스]
성수 오피스지구의 핵심으로 꼽히는 삼표부지 일대의 모습.[사진=뉴시스]

성수동 일대의 오피스 지구 조성의 중심은 삼표 부지 개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던 삼표 부지는 지난 2022년 철거가 이뤄지면서 개발에 탄력이 붙게 됐다.

지난 1977년부터 45년간 레미콘공장이 운영됐던 이 부지는 성동구 성수동1가 683번지에 총 2만 2924㎡ 규모에 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공기여금 6000억원을 활용해 이곳을 일과 주거와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을 끌어모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부터 삼표 부지를 비롯한 성수 일대를 글로벌 업무지구로 조성하기 위해 국제 설계공모 지침을 마련하고 설계공모를 진행했다.

오세훈 시장이 내세운 삼표 부지를 비롯한 성수 일대 ‘한강변 글로벌 미래업무지구 조성 프로젝트’의 핵심은 창의·혁신적인 건축물 디자인 도입이다. 시 최초로 민관 및 전문가가 협력해 국제 설계공모지침을 마련했고, 데이비드 치퍼필드를 비롯한 위르겐 마이어, KPF 등 글로벌 최고 수준 설계자들이 공모에 참여하며 주목받았다.

공모 결과 미국 SOM(Skidmore, Owings & Merrill)이 제안한 ‘The Heart of Seoul Forest(서울숲의 심장)’를 최종 선정했다. SOM은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건축설계 및 엔지니어링회사로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와 미국 35 허드슨 야드, 국내 63빌딩과 해운대 엘시티(LCT) 등을 설계했다.

삼표 부지와 성수 일대는 새로운 목적지, 문화 교류의 장, 혁신적인 비즈니스 허브, 최첨단 주거공간, 글로벌 아이콘 등 5가지 목표에 따라 개발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3개 동으로 계획된 건축물은 글로벌 미래 업무단지이자 첨단산업 허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업무·상업·문화·숙박·주거 등 다기능 복합 용도로 지어진다. 인근의 성수 IT산업개발진흥지구(준공업지역) 등과 연계해 글로벌 업무지구 시너지를 유도하는 방안이 검토되며,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 등 지역 특화시설도 계획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민간사업자인 SP성수PFV와 올해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삼표 부지를 본격적으로 개발한다.

 

주목받는 성수동 개발, 새 오피스 지구 급부상

성수동이 새로운 오피스 지구로 주목받으면서 다양한 기업들이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주자는 게임기업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이마트 본사와 이마트 성수점 부지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잡고 1조 2200억원에 사들여 주목받았다. 크래프톤은 이곳에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의 건축물을 짓고 지상은 근린 생활 시설과 업무 시설, 지하는 판매 시설과 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크래프톤은 부지 개발의 시공사를 삼성물산으로 선정했고, 최근 착공신고를 완료하면서 일대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곳의 설계에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을 설계한 프리츠커상 수상자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참여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참여한 이 오피스는 서울시가 건축물 디자인 혁신을 위해 추진 중인 ‘도시 건축 창의·혁신 디자인 시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며 용적률 상한 등의 인센티브도 받게 됐다.

서울시는 성동구 성수동 333-16번지 일대 2만 810㎡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는 ‘이마트 부지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안’에 대한 열람 공고를 통해 용적률 상한선을 기존 480%에서 80%포인트 추가한 56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크래프톤 신사옥이 도시건축 창의·혁신디자인 시범 사업이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단순히 본사사옥 건축을 넘어 일대를 크래프톤 월드로 조성하기 위한 비전을 실행 중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2월 5일 성수동 메가박스 본사 건물인 ‘메가박스 스퀘어’를 2435억원에 매입해 이 일대 토지 매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 밖에 △성수동2가 279-12번지 동흥빌딩 토지 및 건물 △성수동2가 276-2번지 대륭공장 토지 및 건물 △성수동2가 276-9번지 토지 및 건물 △성수동2가 322-6번지, 269-69번지 토지 및 건물 등을 확보하는 데 성공, 오는 2028년까지 일대 ‘크래프톤 성수동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성수동 일대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크래프톤의 신사옥 조감도.[사진=서울시]

이지스자산운용과 현대차그룹이 맞손을 잡은 ‘팩토리얼 성수’ 또한 성수 일대 새 오피스 지구 조성에 상징적인 마중물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 성수동2가에 연면적 2만 1030㎡,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지는 이 건물은 로봇 친화 스마트 빌딩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과 ‘로봇 친화 스마트 빌딩 건축 및 서비스 개발’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지스자산운용은 새로 출시하는 스마트오피스 브랜드 팩토리얼의 첫 주자로 성수동을 낙점, 첨단산업 오피스 클러스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패션 공룡기업으로 발돋움한 무신사가 본사인 무신사캠퍼스를 성수동에 조성하며 새로운 거점으로 낙점했으며, 현대글로비스, 쏘카 등 기술기업들도 이곳에 터를 잡았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 역시 성수동에 새 사옥을 마련해 입주를 앞두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 몇 년부터 성수동은 강남권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 등을 토대로 다양한 기업들이 본사로 활용하고 있다”며 “지역 특색에 맞는 패션,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IT, 메디컬 등 업종도 다양화되는 추세”고 말했다.

 

성수는 새 오피스 권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향후 주목받는 부분은 성수동 일대가 새로운 오피스 권역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여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무실 복귀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서울 시내 오피스는 없어서 못 들어갈 정도로 공실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에 따르면, 서울 시내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말 기준 2%대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 자연공실률로 불리는 5%를 한참 하회하는 수치다. 이처럼 낮은 공실률을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아지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서울 시내는 강남(GBD), 여의도(YBD), 종로(CBD) 등 크게 세 권역에 대부분의 오피스가 밀집해 있다. 다시말해 세 곳의 오피스 권역에서 신규공급이 없으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오피스 시장은 서울 3대 권역을 넘어 분당·판교를 중심으로 BBD(분당권역)라는 새로운 권역이 추가되기도 했다. 이후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거론되는 지역이 바로 성수다. 성수는 아직까지 타 오피스 권역과 비교해 낮은 토지비라는 경쟁력을 갖췄고, 서울시 주도하에 진행되는 삼표 부지 개발 등을 통해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이미지 메이킹도 이뤄졌다.

성수 일대는 다양한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며 내후년까지 20여 만 평의 업무시설이 공급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미 해외자본이 개발에 나서고 있고, 유명 건축디자이너들이 관심을 드러낼 정도로 높은 잠재력은 입증됐다.

개발이 기대되는 성수동 일대의 모습.[사진=뉴시스]

GBD의 서브 권역이던 성수동 일대가 ‘SBD’라는 독립 업무지구로 성장할 가능성도 업계에서는 기대 중이다. 그러나 성수동 일대가 업무지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발면적과 규모가 더욱더 커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투자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와 디벨로퍼들이 성수동 일대 개발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일대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최근 새로운 오피스 공급처로 주목받고 있지만, 오피스 권역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성수역 인근을 중심으로 대형부지 개발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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