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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페널티’ 없애고 ‘인센티브’만 추가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안을 발표했다.

  • 기사입력 2024.02.26 16:14
  • 기자명 조채원 기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WHY?] 유인책이 아닌 불이익 중심의 정책을 펼치면 기업이 형식적으로만 따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정책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거래소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을 발표했다.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성패를 가르는 만큼 제재보다는 지원책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는 서울 한국거래소 사무소에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관투자자 수요 기반 확충을 통한 ▲중장기 수익성·성장성 제고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통한 주주환원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다.

이날 당국과 관계자는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며 재무 외 다양한 투자·수익지표 제시 와 기업의 자발적 참여 유도 등을 핵심 내용으로 제시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업의 가치 제고는 기업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데, 유인책(인센티브)이 아닌 불이익(페널티)을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면 기업은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형식적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지원방안에 페널티를 없앴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뿐 아니라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세제지원, 상법 개정 등 일관된 제도 개선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한국거래소는 기업 스스로 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투자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립하겠다”라며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과 ETF 출시,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 개설 등을 추진하겠다”라고 전했다.

 

재무 외 다양한 투자·수익지표 제시 필요

기관장들 축사와 발언에 이어진 전문가 발표와 토론에서는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정부와 유관 기관의 노력에도 기업의 참여가 저조하면 자본시장 개선을 통한 지속발전을 달성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주주환원 강화,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와 같은 재무지표에 골몰하기보다는 다양한 투자·수익 지표를 제시해 중장기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실장은 “일본 도쿄거래소(JPX)는 기업의 단기 PBR 개선보다는 중장기에 걸쳐 기업 상황에 맞는 다양한 수익 지표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라며 일본 기업 아지노모토를 우수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아지노모토는 단순히 PBR, ROE 등 지표뿐 아니라 기업 상황에 맞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투하자본이익률(ROIC) 개선에 집중해 단기가 아닌 2030년까지 장기 이익을 발표했다”라며 “일본에서도 통계적으로 PBR이 낮을수록 수익률 증가는 소폭 증가했으나 유의성이 높지 않은 바, 한국 역시 기업에 적합한 다양한 투자·수익 지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재열 경희대 교수 또한 시장·업종별 지표를 강조했다. 그는 개별 기업이 처한 환경과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세분화해야 한다며 하청 기업 또는 스타트업 등 코스닥 상장 기업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사회적 가치 창출 수준을 공시하는 기업의 개별 전략을 고려할 것을 주장했다. 권 교수는 “코스닥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자본은 모험자본이라 할 수 있어 기업 규모와 성격에 따라 차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자발적 참여 유도가 관건

이와 함께 이날 토론회에선 자본시장 개선을 위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과 관련한 논의가 제시됐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함에 따라 기업과 투자자, 정부 사이에서 소통이 활성화되려면 ‘자율성’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효섭 실장은 스튜어드십코드를 강조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장려해 기업에 자율 공시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실장은 “한국은 일본과 달리 수출 비중이 높고 성장기인 기업이 많아 지나치게 주주환원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기업 지배구조, 투자, 수익지표를 공시하면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튜어드십코드를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늘어 기업의 자본 조달이 용이하고 자본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상장법인의 가치 제고 이행 과정에서 소통과 자발성이 핵심 개념”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지속 발전하려면 기업과 기관 투자자, 정부와 소통하며 여러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국장은 “지난주 국민연금에서 신규위탁사 선정을 시작해 밸류업 프로그램에 기관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포춘코리아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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