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그룹 편입 3년차를 맞은 쌍용건설이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세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동시에, 기존에 강점을 보이던 리모델링 사업을 강화하고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도 발을 내딛으며 다각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중남미 카리브제도에 위치한 아이티의 '아이티 태양광 발전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설비 건설 공사·운영 사업'을 수주하며 현지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쌍용건설은 과거 2014년 법정관리 이후 2015년 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됐다. 이후 중동과 동남아시아권에서 일감을 대거 확보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센즈 호텔을 비롯해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 로열 등 굵직한 랜드마크급 준공실적을 보유하며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현지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국내 주택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쌍용건설의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 다각화가 급선무였다.
지난 2022년 말 글로벌세아그룹의 편입으로 이러한 숙제가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돌았고, 연초 아이티에서 일감확보에 성공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세아는 의류제조 및 수출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세계각지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의류 벤더사로서 다양한 글로벌 의류브랜드 위탁생산을 해온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쌍용건설의 신시장 개척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목표다.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를 이어오던 계열사 세아상역의 해외 네트워크와 더불어 쌍용건설의 해외건설 기술력이 합쳐진 결과물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쌍용건설은 기존 수주텃밭으로 불리던 두바이와 글로벌세아가 진출해 있는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중남미 시장도 적극 개척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사업 역시 순항 중이다. 특히 강점을 보이는 아파트 리모델링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내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7일 쌍용건설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위치한 ‘송파 더 플래티넘’을 준공했다. 이 단지는 쌍용건설의 5번째 단지형 리모델링 준공작이자 송파구 최초 리모델링 1호 단지다. 지난 1992년 지어진 오금아남아파트를 새단장했다.
수평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용적률 283%를 430%로 올리고, 가구당 전용면적도 기존 37~84㎡에서 52~106㎡로 늘어났다. 지하 1층~지상 15층 2개 동 299가구에서 지하 3층~지상 16층 2개 동 가구수는 기존보다 29가구 늘린 328가구가 됐다.
단지 전체 1개 층 필로티 시공과 1개 층 수직증축, 지하 주차장 추가 2개 층 신설과 지하 주차장 엘리베이터 연결을 위한 지하층 하향 증설공법, 지상·지하층 동시 수행공법(Top-Down 공법) 등 쌍용건설의 신기술이 집약된 단지라는 설명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송파 더 플래티넘은 5번째 단지형 리모델링 준공현장으로 그 동안 쌍용건설이 쌓아온 고도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적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명품단지가 탄생했다"며 "신공법을 개발하고 엔지니어를 적극 육성해 리모델링 명가의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목·인프라 분야 역시 SOC 중심으로 연이어 일감확보에 성공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쌍용건설은 광주광역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발주한 1323억원 규모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14공구 건설공사' 시공권을 획득했다.
2019년 광주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사업이후 4년만에 시행되는 2단계 사업으로 쌍용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14공구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신가동에서 서구 동천동 일원에 지하철을 신설하는 공사다. 길이 2.839㎞ 선로와 정거장 1개소, 환기구 2개소 등을 구축하는 것으로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58개월이다.
같은 달 군포시와는 신분당선 연장 광역철도 사업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연초부터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 사업은 분당선(광교~반월)을 연장하는 광역철도의 건설과 조속한 개통을 위해 민자사업으로 추진된다.
경기도 수원시 광고역(신분당선)에서 의왕시 의왕역(1호선)을 거쳐 안산시 반월역(4호선) 14.54㎞를 연장하는 광역철도 민자투자사업으로 약 1조6000억원 규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세아그룹의 네트워크와 쌍용건설의 해외 건설 노하우의 시너지가 올해부터 본격 발휘되는 모양새"라며 "주택건축 대신 틈새시장인 리모델링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고, SOC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포트폴리오에 어느정도 균형이 잡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