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침체된 건설경기에 회복을 위해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65%인 12조4000억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다. 민간 부문의 투자가 얼어붙은 가운데, 공공 분야의 대규모 투자가 건설업계에 단비가 될지 시선이 쏠린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SOC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5.3% 증가한 20조8000억원을 편성했다. 특히 신속집행 관리대상 19조1000억원 가운데 65.0%인 12조1000억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할 계획도 함께 내놨다.
상반기 SOC 집행률 65.0%는 지난해 61.2%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예산 조기 집행을 통해 건설 경기를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도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공사비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 등으로 민간 건설투자가 크게 위축된 만큼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신속한 SOC 사업 추진을 추진해 건설경기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통해 건설경기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태영건설을 비롯해 중소건설사의 줄도산이 이어졌고, 부실사업장의 증가로 자금줄 마저 막히며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이다.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건설 투자도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7% 증가했던 건설투자는 올해 전년보다 1.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야별로 보면, 도로에 가장 많은 5조3000억원이 상반기에 집행될 예정이다. 연간 예산의 67.5%에 해당한다.
올해 준공 에정인 서울-세종고속도로의 안성~구리 구간과 함양~울산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건설에 1조2000억원을 비롯해 춘천~화천, 안동~영덕 등 국도 건설에 1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서울~광명, 평택~익산 등 민자도로 건설에도 7000억원의 예산이 상반기에 풀린다. 특히 발주사업은 1분기에 착공과 함께 선급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철도에도 총 4조6000억원(전체의 63.9%)이 상반기에 조기 집행된다. 오는 3월말 개통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수서~동탄 구간과 상반기에 착공할 GTX-B·C 노선 등 광역철도 건설에 8000억원이 투입된다.
지방권에서는 호남고속철의 광주송정~목포 구간 2단계 사업 등 고속철도 건설에 3000억원, 춘천~속초선과 충북선 등 일반철도 건설에 1조30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가덕도, 제주제2공항, 흑산도 등 신공항 건설을 비롯해 공항소음대책을 추진하는 데 올 상반기 5000억원이 투입된다.
소규모주택·노후계획도시 정비 등 도시재생, 산업단지 개발 및 지원, 첨단산업 기반의 스마트도시 조성 등 등 지역 및 도시 예산은 총 1조8122억원 중 상반기 1조1000억원(61.3%)이 조기 집행된다.
물류 등 기타 분야에서는 9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집행된다.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