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 분양시장이 사실상 얼어붙은 지방 소재 중소규모 건설사들의 파산이 급증하며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 되는 모양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한달간 건설사 8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1∼2건 수준이었던 부도업체 수는 작년 12월에는 8곳으로 늘었고, 이 중 6곳이 지방 건설사였다. 1월 들어서도 지방 건설업체 두 곳이 부도 처리됐다.
지난 한 해 전국적으로 폐업한 건설사 수는 전년 대비 가파르게 늘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1월 월간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기업 폐업 공고 건수는 총 581건이었다. 전년 대비 219건 증가한 수치이자 연간 종합건설기업 폐업 건수로는 2005년(629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실제 올해 울산 1위 토목·건축업체인 부강종합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하며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았고, 지역 내 또 다른 건설기업이자 울산 2위권 세경토건 역시 무너졌다.
광주·전남 중견 건설사인 한국건설의 경우 기존 중도금 무이자 대출로 분양을 진행한 아파트 단지들에 대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수분양자들에게 이자납부 독촉 문자가 발송되는 헤프닝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지방 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 폐업과 자금난이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분양시장의 급격한 침체가 큰 몫을 했다고 진단한다.
실제 많은 단지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잇따르는 가운데 1·2순위 청약자가 전혀 없는 단지도 나오면서 시장이 얼어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지방에서 선보인 단지들 중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제로' 단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9일 1·2순위 청약을 마감한 경북 울진군의 '후포 라온하이츠'는 총 60가구를 모집했지만,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업계에서는 원가 상승으로 고분양가가 이어지면서 지방 분양시장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해 PF대출심사가 깐깐해지면서 중소 건설사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