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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억’ 베팅으로 야구 중계권 따낸 티빙, 시장 판 흔들까?

'만성 적자' 티빙이 거금을 들여 프로야구 중계권을 따냈다. 기존 킬러 콘텐츠 대비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 기사입력 2024.01.14 06:00
  • 기자명 이세연 기자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티빙의 모회사 CJ ENM이 3년 치 프로야구 중계권을 따냈다. 스포츠 중계로 탄탄한 '코어 팬' 층을 보유한 쿠팡플레이를 뒤쫓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한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CJ ENM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입찰에는 포털‧통신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 등)과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TV)도 참여했다. 각각 연간 200억원대 후반, 300억원대를 제시한 반면 CJ ENM은 400억원을 부르면서 파격적인 베팅을 했다.

여기에 ▲구단별 채널 운영 ▲2번의 클릭만 볼 수 있는 시청 환경 구현 ▲멀티뷰 분할 시청 지원 등의 프로야구 저변 확대 계획을 제시해 CJ ENM은 단번에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티빙 측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중계 방식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청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SNS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중계 영상의 부가 콘텐츠를 확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만성 적자'에도 파격 베팅한 이유?

연간 1000억원대에 달하는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인 티빙이 스포츠 중계에 1200억원 거금을 들인 데는 이유가 있다. 스포츠 중계가 기존 킬러 콘텐츠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200억원이라는 입찰금은 티빙 측에 재무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만큼 부담이 큰 금액이긴 하다"며 "다만 대작 드라마를 한 편 제작하는 데 보통 200억원 정도 드는 것에 비해, KBO는 8개월 이상 경기가 진행된다. 콘텐츠 제작 특성을 고려하면 그렇게 무리한 금액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디어업계에서는 토종 OTT들이 벌이는 넷플릭스와의 치킨 게임에 회의감이 높아지고 있다. 막대한 자본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찍어내는' 글로벌 공룡 플랫폼을 대상으로 이길 수도 없고 의미도 없는 싸움을 하고 있어서다.

OTT가 주로 취급하는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는 락인 효과(기존 상품을 계속해서 사용하게 하는 효과)를 일으키기 힘들다. 값비싼 제작비를 들여도 반짝 흥행에 그치고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OTT 시장에서 2위 사업자 자리를 공고히 하는 쿠팡플레이도 킬러 콘텐츠보다 스포츠, 예능 등 장르에 집중한 것이 흥행 원인으로 꼽힌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티빙의 전략에 대해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가운데, 20-30대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프로야구 중계를 통해 신규 가입자 유입 및 기존 이용자 유지를 꾀한 듯 하다"며 "특히 CJ ENM은 스포츠 중계에 노하우가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CJ ENM은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독일 분데스리가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어 "스포츠 장르를 선택함으로서 어느 정도 수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어떤 모델로 설치할 지가 가장 중요하다. 광고를 삽입하거나, 유료 구독자에 한해 서비스하는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이 존재한다"며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이용자의 불편함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정말 좋은 전략이면 쿠팡플레이는 왜?

쿠팡플레이는 이번 중계권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쿠팡플레이는 2022년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4년 독점 중계권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이강인 선수가 속한 파리생제르맹(PSG) 내한 경기 및 손흥민 선수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 경기를 단독 생중계하는 등 스포츠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 유입을 확대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쿠팡플레이로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번들 상품"이라며 "쿠팡플레이는 1년에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 제약이 15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연간 400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베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포츠 중계는 전 구장에 중계 기술, 아카이빙(저장)ㆍ편집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초기 준비 비용이 높다. 이미 K리그 등 스포츠 중계를 활발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구까지 투자하기에는 분명히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팬들의 싸늘한 반응에도 유료화 시대 들어설 듯

이번 소식은 실소비자인 야구팬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야구팬들은 지금껏 TV 지상파 방송과 네이버를 통해 무료로 야구 콘텐츠를 시청했기 때문이다. 야구팬들로서는 유료 OTT인 티빙에 중계권이 넘어가는 게 달가울리 없다.

티빙 역시 이 같은 배경을 인지하고 유료화 전략을 고민 중이다. 유료 구독자에게는 고화질 또는 광고 제거 영상을 제공하는 등의 '부분 유료화 전략'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결국 전면 유료화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티빙의 규모를 봤을 때, 구독자 800만 명은 확보해야 수익을 확장할 수 있다. 결국에는 전면 유료화, 즉 구독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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