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사태로 건설사에 유동화어음을 발행한 증권사에 잠재부실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발행 잔액은 37조3002억원으로 이 중 80%가 증권사와 건설사 물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태영건설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최근 집중 조명 받고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총액은 134조3000억원이다.
PF-ABCP는 브릿지론이 많아 고위험 어음이지만, 장부상에 대출이 아닌 어음으로 분류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의 부실 규모를 실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브릿지론이란 특정 부동산개발사업장의 개발 자금을 제2금융권에서 높은 이자를 내고 빌려 쓰다가 사업이 진행되면서 자산가치가 높아지고 사업성이 좋아져 리스크가 줄어들게 되면 제1금융권의 낮은 이자의 자금을 차입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선 PF-ABCP가 중소 건설사와 증권사의 동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분양이 수년간 침체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태영건설 사태로 투자 심리마저 얼어붙고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당시 투자 심리가 꺾이자 증권사는 유동성 리스크에 시달리며 ABCP를 직접 매입했다”라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 ABCP, ABSTB 등 PF 유동화증권 시장 전반이 침체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CP금리가 오르고 차환발행이 되지 않아 증권사 부실로 직결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부정적인 심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