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정부·금융기관이 금융권을 향해 ‘상생’과 ‘건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올해 가계부채·부동산PF 위험이 예상됨에 따라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3일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6개 금융 업권별 협회는 소공동에서 ‘2024년 범금융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년 인사회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최 부총리는 신년사를 통해 금융권에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강조했다. 혁신과 연대를 위해 리스크 관리와 체감도 높은 상생금융 지원이 빠른 시일 내에 실행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제2금융권 소상공인 고금리 대출에 대해 정부가 재정 3000억원을 투입, 이자환급 제2금융권(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전사 등)에서 5~7% 금리로 대출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대출금 1억원 한도 1년간 5% 초과 이자납부액(금리 6.5% 이상은 일괄 1.5%p 지원) 환급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전사 등)에서 5~7% 금리로 대출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해선 대출금 1억원 한도 1년간 5% 초과 이자납부액(금리 6.5% 이상은 일괄 1.5%p 지원) 환급을 약속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민생금융 지원을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 전환과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가계·기업 부채, 성장동력 정체 등 위험과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는 상황인 만큼 장단기 이슈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김 위원장은 “양극화, 고금리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서민 등 취약계층이 무너지지 않도록 사회적 연대감을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는 코로나 국면을 지나면서 양적으로 크게 성장한 금융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갈 것인가를 상생의 틀에서 고민하는 한 해”였다며 금융권에 ▲책임경영 관행 확립 ▲리스크 대응 체계 고도화 ▲상생을 주문했다.
금융 불안 대비
한편 정부 금융 수장들은 고금리·경기둔화·물가 상승에 따른 금융 불안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제2금융권에서 비롯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언급하며 다른 금융기관과 협력 대응할 것을 약속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PF를 둘러싼 우려들과 관련해 지금까지 금융회사들의 영업방식과 재무관리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하고 보완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충당금 확충과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등을 금융권에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의 건전성과 복원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제2금융권 건전성, 가계부채 등의 정상화·안정화에 만전을 기하면서 우리 금융의 건전성과 복원력을 높여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이 총재는 금리 향방에 대한 ‘균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잠재울 것을 약속했다. 국가별 금리 정책이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도 국내 여건에 더 큰 비중을 둘 여지가 커짐에 따라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우리는 다르다는 생각보다는 국제적으로 검증된 방식에 근거해 한국은행은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정교한 정책조합을 통해 라스트 마일(last mile)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부동산PF의 경우 질서 있는 정리 과정에서 정부·금융기관과 협력을 통해 금융안정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백혜련 위원장은 “부동산PF와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뿐 아니라 기업 부채와 가계 부채의 증가, 그리고 자영업의 부채와 연체율 증가 등 올 한 해 위기의 연속”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보이지 않는 곳의 위험 요소들을 더욱 면밀히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