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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영의 이코노믹 브리프] “홍콩 주식시장 회복은 美 연준 손에 달려있다”

지난 2년간 주가 흐름을 보면 홍콩 항셍지수나 H지수는 본토의 주가지수보다 낙폭이 훨씬 컸다. 이는 중국 본토와 홍콩 간 금리 수준의 차이로 설명이 가능하다.

  • 기사입력 2023.12.21 17:18
  • 최종수정 2023.12.22 00:46
  • 기자명 윤두영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중국 주식 시장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들은 다양한 주식의 종류에 당황스럽다. A주, B주, H주, R주 등 다양하다. 우선 A, B주는 중국의 대표 증권 거래소인 상해와 선전(심천)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종류이다. A주는 내국인 투자자와 허가받은 외국인 기관투자자만 투자할 수 있으며, B주는 외국인만 투자가 가능하다. 

거래 가능 화폐도 다르다. A주는 중국 위한화로 거래되며, B주는 미국 달러, 홍콩 달러로 거래된다. B주는 유통 물량이 적어 사실상 거래가 힘들다. 따라서, 외국인 개인투자자는 중국 내 중국 주식 투자가 쉽지 않다.

따라서, 2016년 외국인 개인투자자와 중국 내국인 투자자를 위한 창구가 별도로 마련되었다.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에 우회해 투자하는 후강퉁(滬港通)선강퉁(深港通) 이라는 제도이다. 후강퉁은 상해와 홍콩의 교차거래, 선강퉁은 선전과 홍콩의 교차거래를 의미한다.

즉, 외국 개인투자자는 홍콩거래소를 통해 상해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중국 본토에 거주하는 내국인도 상해와 심천 거래소를 통해 홍콩 주식의 거래가 가능하다. 이는 매우 중요한 제도로서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중국 증시와 홍콩 증시의 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상해, 심천 거래소와 함께 2021년 11월에 문을 연 베이징 거래소가 있다. 중국 내 중소 벤처 기업들을 지원이 주목적이다. 나스닥이나 코스닥과는 거리가 멀다.  

홍콩 포함, 중국의 주요 주가지수는 5개로서 본토의 상해, 선전, CSI 지수와 함께 홍콩의 항셍지수, H지수(항셍 중국기업지수, HSCEI)가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에는 홍콩기업, 중국기업(H주식, R주식), 외국기업 3종류의 기업이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되어 거래 중이다. 항셍지수는 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주가지수로, 업종대표 주식 50개를 모아서 시가총액 가중평균 방식으로 산출한다.

한편, 최근 ‘홍콩 ELS 사태’를 불러 일으킨 홍콩 H지수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국영기업들 중 대규모 기업들을 모아 만든 지수이다. H주 발행기업의 자본과 법인 등록지는 모두 중국이다. 한편, ‘Red Chip’으로 불리는 R주는 중국 국영기업의 해외 법인이 홍콩에 상장한 주식으로서, 자본은 중국에 있지만 법인 등록지는 해외이다.  

위 내용을 보면 홍콩이 정치적으로는 완전히 본토에 통합되었지만 경제와 증시는 아직 이중 구조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핵심은 화폐이다. 홍콩 달러를 움직이는 메커니즘은 중국 위안화와 다르다. 홍콩 달러는 미국 달러에 페그(peg) 되어 있다.

페그제(peg system)란 자국 통화의 환율을 기축 통화인 달러 등에 고정시키는 연동환율제도를 의미한다. 기축 통화인 달러화와의 페그제가 유지되면 환율 변동 리스크가 제거되어 무역과 자본 이동이 자유스럽다. 홍콩달러 환율은 1983년 1월 이후 달러당 평균 7.8(7.75~7.85)홍콩달러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홍콩 중앙은행 금융관리국(HKMA)은 지난 2월 14일 외환시장에 개입해 42억2300만 홍콩달러(약 6830억 원) 규모 홍콩달러를 매수했다. 당연히 매도 화폐는 미 달러이다. 이날 홍콩달러 시세가 페그 변동폭 하한선(7.75)까지 밀리자 페그제를 방어를 위해 2022년 11월 이래 3개월 만에 홍콩달러 매수에 나섰다.

홍콩에는 중앙은행이 없다. 대신 홍콩 금융관리국(HKMA, Hong Kong Monetary Authority)이 감독 기능과 통화정책 결정도 한다. 중앙은행의 일부 기능이 주어져 있다. 발권하는 곳은 영국계 다국적 금융회사인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그리고 중국은행(Bank of China) 3곳으로서 전체 발권양의 90%를 차지한다.

이들이 홍콩달러를 발행하려면, 홍콩달러의 미국 달러 페그제 유지를 위해 발행 규모에 상응하는 달러를 HKMA에 유치해야 한다. 미국이 페그제를 흔들려면 이 은행 3곳의 달러 유통을 제한하면 된다. 페그제 유지의 핵심 조건은 외환시장에 미국 달러와 홍콩 달러의 유통량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다.

페그제는 교역의 안정, 환율 결정의 투명성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다행히 홍콩 정부는 풍부한 외환 보유고와 함께, 글로벌 금융허브에 안착하고자 하는 많은 외국 기업이 내는 세금 덕분으로 페그제 유지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부작용은 있다. 바로 금리이다. 페그제로 인해 홍콩은 자체 금리 정책을 독립적으로 유지할 수가 없다. 미 연준 금리 흐름과 매우 밀접하게 움직인다. 정책 금리는 홍콩 금융관리국이 발표하며 현재 5.75%로서 미국 5.5%와 매우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최근 2년간 흐름도 거의 같다.

지난 2년간 주가 흐름을 보면 홍콩 항셍지수나 H지수는 본토의 상해나 선전 지수보다 낙폭이 훨씬 컸다. 이는 중국 본토와 홍콩 간 금리 수준의 차이로 많은 부분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질적 수준이나 주식의 종류에는 차이가 없다. 같은 기간 중국 본토는 홍콩과 달리 금리를 지속해서 낮추어 왔다. 중국의 금리 수준은 현재 3.24%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PER 수준을 보면, 상해 주식시장이 12배, 홍콩 주식시장은 역사적 최저 수준에 가까운 8배 안팎이다.

미국 S&P500의 PER은 높은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지난 2022년 1월 이후 최근까지 20~25배이다. 같은 기간 홍콩 경제는 크게 위축됐다. 2023년은 개선된 3%대 초 성장을 전망하고 있지만 1분기를 제외한 2~4분기는 기대보다 매우 저조하다. 특히, 2022년 홍콩 경제는 가파른 금리의 오름세 속에 역성장(-3.5%)했다. 증시가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미 연준이 추세적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홍콩 증시는 밸류에이션과 수급 상황 개선으로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미 금리 인하는 달러화 약세로 이어진다.

중국 위안화의 상대적 강세는 후강퉁을 통한 중국 본토 개인투자자들의 홍콩 내 주식투자를 유도할 것이며, 적격 ‘국내기관 투자자(QDII)’들도 중국 정부의 거부감 없이 홍콩 주식 비중을 늘려 나갈 수 있다. ‘적격 국내기관 투자자’는 중국 외환관리 당국으로부터 해외 자본시장에 투자할 권리를 부여받은 금융기관을 뜻한다. 중국에서는 이 자격을 얻어야 해외 주식시장 투자가 가능하다.

/ 포춘코리아 윤두영 글로벌기업연구소장 miche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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