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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영의 이코노믹 브리프] 미래에셋증권 인도 증권사 인수… 마냥 축하만 할 수 없는 이유는?

국내 증권사가 돈 벌러 해외로 뻗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내 자본시장 문제도 돌아봐야 한다.

  • 기사입력 2023.12.15 13:56
  • 최종수정 2023.12.28 15:20
  • 기자명 윤두영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래에셋증권이 프랑스 글로벌 투자은행(IB) BNP파리바가 보유한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을 4800억 원에 인수했다. 상품 차별화가 힘든 한국 시장을 벗어나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한 인도 시장에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5년 내 인도 증권사 5위 안에 든다는 목표로 대규모 증자도 하고,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한다.

미래에셋증권이 2018년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인도에 진출한 뒤 5년 만에 이룬 값진 성과이다. 그러나, 이를 마냥 축하만 하기엔 자본시장 상황이 너무 어수선하다. 부동산 PF 부실 정리가 막연해 보이는 상황에서 홍콩 ELS 투자 부실 사태마저 발생했다. 부실로 처리할 자산규모가 너무 커서, 현재 손실을 추정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 사태들은 증권업계와 무관하지 않다. 국내 대형 증권사가 돈 벌러 해외로 뻗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국내 자본시장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의견 제시는 무엇보다 우선하는 일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조만간 인도 관련 금융 상품들을 쏟아 낼 가능성이 크다. 인수한 쉐어칸 증권사가 10위에서 5위로 이른 시일 내에 도약하려면 국내 투자자들의 대규모 투자가 절실할 것 같다. 같은 주식형 상품이라도 투자하는 국가가 다르면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는다.

국가 선택은 상품을 차별화하기에 가장 좋은 테마이다. 발표 내용대로 4800억 원을 투자했다면, 아마도 국내에서 수조 원 이상 펀드 조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과거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던 베트남 펀드, 브라질 채권, 그리고 최근 홍콩 ELS 사태와 같은 ‘투자 쏠림’ 현상이 인도를 기반으로 한 금융 상품 투자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다.

투자 쏠림’ 현상은 금융 상품의 특성이 대부분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판매사는 시장에 잘 먹히는 소수의 상품 판매에 주력할 수밖에 없고, 투자자들은 이들이 추천하는 상품에 몰리기 일쑤이다.

2014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브라질 국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 2018년에는 브라질 헤알화 가치 급락 탓에 변동에 노출된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 당시 브라질 국채 투자 규모는 8 원을 넘는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최근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지면을 통해 알려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베트남 펀드도, 과거 수익률 부진으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면서 10년 넘게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2006년 6월 처음 출시했던 베트남 펀드 이후 약 17년이 지나서야 자리 잡는 모습이다.

 

해외 투자는 돈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하는 나라의 문화와 정치 등에 깊은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인도 주식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영국의 금융 기관들은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도를 경험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너무 조급하게 큰 것을 이루려 하기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라는 자세로 숨겨진 리스크를 파악해 가면서 균형 잡힌 투자와 상품 개발에 나섰으면 한다.  

 

한편, 투자 쏠림 현상이 국가 경제의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990년대 중반, 러시아 장∙단기채권(GKO)과 동남아시아 국채 투자로 쏠림 현상이 있었다. 국내 자산운용사와 단자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해외 차입 금리가 높아져 고수익으로 돈을 굴릴 곳을 찾다 보니 위험을 무릅쓰고 높은 이자를 주는 러시아채권에 투자가 몰렸다.

 

한국이 IMF 구제 금융 신청하기 불과 5개월 전인 1997년 6월 말26일 대금을 납입하는 2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정부 발행 유로본드에 은행∙종금사∙증권사 등 국내 대형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인수에 나섰다. 이 유로본드는 만기 10년에 미국재무부증권 발행금리에 3.75%포인트를 더한 수준인으로 연 1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고수익 채권이었다.

 

이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러시아 채권 수익률은 20%에 육박했고, 급기야 시장에서 소화가 불가능 해지면서 발행이 막히는 상황에 몰렸다. 당연히, 투자에 가담한 한국 금융기관들은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다. 정부의 안이한 판단과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투자 쏠림으로 인해 벌어진 참극이었다.

 

최근 수익 기반 강화를 위해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로 적극 진출을 꾀하는 모습이다. 한투증권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그리고 미래에셋증권은 인도 시장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그리고, 인도는 ‘포스트 중국’으로 주목받는 국가들이어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에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 수익이 클수록 위험이 큰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안전하면서 높은 수익을 주는 투자 상품은 없다고 본다. 특히, 해외 투자는 급격한 환율 변동과 같이 가늠하기 힘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 포춘코리아 윤두영 글로벌기업연구소장 miche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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