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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영의 이코노믹 브리브] 고금리∙강달러 장기 지속… “심각한 글로벌 경제 위기 초래”

1982년 ‘남미 외채위기’, 1997년 ‘아시아 금융∙외환시장 붕괴’, 2009년 유럽 재정위기 촉발

  • 기사입력 2023.12.08 17:21
  • 최종수정 2023.12.10 18:20
  • 기자명 윤두영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내년에도 미 연준이 고금리 정책을 고수한다면, 달러화 강세도 함께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돌이켜 보면, 고금리강달러 국면의 장기화는 세계 경제의 위기를 초래하곤 했다. 지구촌 곳곳에선 모라토리엄 상황이 벌어지고 경기 침체의 골은 깊었다.

지난 26 미국 상무부는 2023 3분기 미국 GDP 연율 4.9%(잠정치, 전기대비)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2.1%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이며, 2021년 4분기(6.9%)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블룸버그 컨센서스(4.5%)도 웃도는 결과이다.

가장 크게 성장에 기여한 분야는 소비이다. 민간 소비는 미 경제 활동의 3분의 2 이상(약 68%)을 차지한다. 개인소비는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총 GDP에서 차지하는 민간 소비 비중이 48.3%(2023년 6월 기준) 정도로 미국보다 낮다.

이를 놓고 시장과 미국 정부는 해석을 달리한다. 대통령 선거를 약 1년 남짓 앞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결과에 만족하면서 “이것은 중산층의 성장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바이드 노믹스’가 작동한 것이다.”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시장 의견은 다르다. 다수는 이번 GDP 성장률이 경기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기 전, 잠시 반짝하고 나타난 일시적 결과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 경기 위축 징후가 포착되고 있기는 하다.

히, 소비 증가의 기반인 노동 시장 과열이 식고 있다. 올해 1 3.4%였던 실업률이 지난 113 발표된 10 실업률은 0.5%p 오른 3.9% 기록했다. 더불어, 2022 6 9.1%였던 물가상승률(CPI) 10월에는 3.2% 내려앉았다.

시장에선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시작될 있다는 기대가 만발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지난 10 5% 선을 오갔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4.1%대로 떨어졌다.

한편, 미 연준의 입장은 시장과 온도 차가 크다. 연준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경기 과열 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언급하고 있다. 지난 9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5.5%(상단 기준)에서 동결했다. 그러면서, 2024 말과 2025 정책금리 전망을 6 대비 각각 0.5%p 상향 조정된 5.25% 4.0% 각각 제시한 있다.

연준이 고집하는 기준 금리 5%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향후에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다. 연준은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 2%대로 추세적 안착을 이루려면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금리와 함께 달러 강세가 이어지던 대표적 시기는 1980년대 초와 1990년 말이었다. 1979년 2차 오일 쇼크 발발 이후 1980년대 전 기간 미 정책 금리 수준은 5%~20%를 오갔다. 금리가 낮아지기 시작한 90년대 이후부터 최근 상황까지 이 금리가 5%를 넘는 시기는 6차례 있었다.

이 기간 한국 경제가 위기라고 할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는 80년대 초 와 90년대 중반이었다. 두 시기의 공통적 특징은 달러화 강세를 동반한 장기간 지속된 5%가 넘는 고금리 상황이다.

 

 

미 정책 금리가 20%가까이 치솟던 1980년대 초반, 달러인덱스는 급상승했다. 1980년 8월 초 80대 중반 수준에 머무르던 달러인덱스는 그후 5년간 지속적으로 올라, 1985년 초에는 160을 넘어섰다. 이를 견디지 못한 세계 경제의 한 축인 남미 경제는 1982년에 발생한 ‘남미외채위기’로 파탄 났다. 40년이 지났지만 남미 대부분의 나라는 아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90년 중반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90년 대 중반(95.3~98.11)에도 5%가 넘는 고금리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됐다(한국은행 미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평가, 2023.10.30). 같은 기간 달러화도 강세였다.

결국, 이번에는 아시아와 러시아 경제가 무너졌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었던 한국은 경상수지 악화와 외화유동성 부족, 그리고 금융 시스템 마비로 ‘모라토리엄’ 상황에 처했다. 특히, 당시 원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상황은 더 빠르게 악화됐다. 1995년과 1996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각각 775.7과 844.2 였다.

반면, 1995년 3월~1997년 3월 기간 달러인덱스는 80초반에서 100을 넘어서는 강세 국면이었으며, 엔화는 80원대 초반에서 135원으로 약 60% 넘게 절하했다. 러시아는 1998년 8월 금융위기를 맞았다.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은 루블화를 급격히 평가절하하고 국내 부채 채무불이행과 함께, 외채 상환 유예를 선언했다.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금리는 치솟았지만,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지 않았다.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는 75~85 수준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이번은 유럽 차례였다. 유럽은 재정 위기를 맞았다.

2009년 말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는 3년여 기간 유로존의 공동 대응에도 불구하고 계속 확산되었다. 급기야 2011년 중반에는 GDP 기준 세계 10대 경제 규모인 이탈리아도 무너졌다. 이후, 재정위기는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2012년 유로존은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졌다.

고금리∙강달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내년 세계 경제는 예측 불가능한 돌발 변수가 산재해 있다. 2024년은 모든 경제 주체들이 내실을 다지면서 위기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 포춘코리아 윤두영 글로벌기업연구소장 miche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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