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골프·테니스 등 고비용 스포츠 대신 러닝·댄스 등 맨몸 운동이나 축구·농구처럼 공 하나로 여럿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멤버스가 지난 1~10월까지 롯데 유통점 통합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스포츠 용품 및 의류 구매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4% 가량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중 큰 인기를 끌었던 테니스(-15%), 골프(-4%) 용품·의류 구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배구(72%)·축구(49%)·댄스(44%)·격투기(42%)·러닝(13%)·등산(11%) 등 용품 및 의류 구매액은 큰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러닝과 등산 카테고리는 전체 스포츠 분야 구매액의 46%를 차지하는 등 높은 구매액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러닝의 경우 특별한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 만큼 의류 구매(26%)가 눈에 띄게 늘었다. 전체 스포츠 의류의 구매액 증가율이 1%대인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의 스포츠 용품 및 의류 구매 증가율이 23%로 가장 높았다. 이 중 20대 남성의 구매 증가율은 47%로 배구(379%), 축구(145%), 격투기(103%), 농구(99%), 등 대부분 구기 종목에서의 구매력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운동 시설 선호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같은 기간 카드사 가맹점 거래 데이터를 보면 스포츠 센터·아카데미 등 실내 운동 시설의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7% 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레슨비 등 소비 지출이 많은 실내 운동보단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야외 운동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종목별 운동시설 이용 비중을 보면 골프 관련 시설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이 11% 하락했다. 승마(-37%), 스키(-24%), 수상레저(-21%), 사격(-4%) 등 시설의 매출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축구(117%), 농구(67%), 탁구(52%) 등 구기 종목 관련 시설 매출은 상승했다.

정재성 롯데멤버스 데이터사이언스 2팀장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젊은 층에서는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 반면 장년층의 경우 집합금지 기간 이용하기 어려웠던 스포츠센터 등을 찾아 운동을 시작한 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어린 자녀 양육 가구가 많은 40대 중심에서는 농구, 축구부터 롤러스케이트, 발레 등 10여 개 이상의 다양한 종목에서 시설 이용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