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포춘코리아 매거진 최신호를 무료로 읽어보세요.

본문영역

[국내 상업부동산은 지금②] 한국, 亞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부상

  • 기사입력 2023.12.08 07:00
  • 최종수정 2023.12.08 09:38
  • 기자명 김동현 기자

4차산업 발달과 더불어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유망 투자처로 급부상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도 관심이 높아졌다. 다만 시장이 더욱 성장하려면 수도권 편중 및 님비 현상을 넘어서야 한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아시아 데이터센터 시장의 중심은 싱가포르와 일본이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가 이러한 양강구도를 비집고 들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0년 초 50여 개에 불과했던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기준 15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조사에서는 서울과 부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토지비용이 2, 3번째로 높은 지역’으로 선정될 정도로 데이터센터 투자수요가 몰려들고 있다.

 

데이터센터 진출 나선 건설사들

최근 국내 데이터시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5조원에서 연평균 6.7%씩 성장해 2027년에는 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기준 아시아 시장에서 평방미터(㎡) 당 토지비용이 가장 높은 싱가포르(1만1573달러)에 이어 서울(1만525달러), 부산(8865달러)이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지역별 공사비 지수에서도 일본과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로 이름을 올리면서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떠올랐다.

성장이 이어지자 건설사들 역시 데이터센터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상정하고 대응에 나섰다. 주된 수입원인 아파트 등 주거시설 외에 또다른 '캐시카우'가 필요한 건설사들이 상업용부동산시장 유망 분야인 데이터센터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선점을 위해 치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의 부상은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상당한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ESG) 트렌드에 발맞춘 전력 및 탄소 배출 제로 기술력 역시 마찬가지다. 전력 사용 효율성(PUE) 비율 개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 단순히 '짓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기술적, 기능적인 요소 역시 발전이 필요해지면서, 또 건설사들이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경쟁력 구축을 위한 노력이 경주가 이어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이다. 지난 2020년 전담조직을 신설해 데이터센터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싱가포르 기업인 디지털엣지와 손잡고 인천 부평구 청천동 국가산업단지내에 국내 최대규모인 120㎿급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조성 중이다.

GS건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20년 9월 LG U+의 안양 데이터센터사업을 수주하며 데이터센터 시장에 처음 진출했고, 운영과 관련된 자회사를 설립해 데이터센터 개발부터 운영까지 시도한 첫 건설사에 이름을 올렸다.

대우건설은 새롭게 부흥하는 별이다. 올해 초 서초구 양재동 224번지 일대 5만7808㎡ 부지에 지하 4층~지상 9층 규모로 짓는 서울 양재동 연구개발(R&D) 데이터센터 사업을 수주하며 업계에 발을 내딛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3년 전남 나주 한국전력 신사옥 시공을 맡는 과정에서 별동으로 지어진 데이터센터를 시공한 경험이 있으나 단독시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DL이앤씨, DL건설, 한양 등 다수의 건설사 역시 데이터센터 건립사업 수주에 성공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4차산업의 꽃? 님비현상으로 ‘골머리’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데이터센터는 4차산업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이다. 대규모 부지와 시설이 필요한 덕분에 건설업계에서도 유망한 신규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졌다. 화재 등의 재해를 대비해 복수 데이터센터에 정보를 저장하는 ‘이중화 시스템’이 기업들 사이에서 필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데이터센터는 많이 필요해졌고, 건설업계에서도 주목하며 시장의 성장흐름은 이어지고 있으나 ‘님비현상’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서울에 더는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전력망이 꽉 찬 상황에서 주요 후보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확장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약 60%가 수도권에 집중돼 수도권의 데이터센터용 전력 용량은 사실상 ‘포화상태’다.

데이터센터 님비현상이 대표적인 예로는 효성그룹 건이 꼽힌다. 효성은 2021년 6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위치한 계열사 창고 1만2000㎡ 부지에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 데이터센터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 단지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결사반대에 나서 결국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

'김해 데이터센터건립사업'을 추진하던 NHN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글로벌 경기변동 및 원자재 상승 등의 이유로 지난 11월 공식적으로 사업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지역주민들이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높은 전력 사용량과 전자파로 인한 건강 우려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1곳은 6000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을 사용한다. ‘전기먹는 하마’인 셈이다. 대규모 전력을 끌어오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특고압 송전로로 인한 전자파 우려도 크다. 또 서버 냉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증기가 도시 열섬현상을 초래한다는 주장도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런 주장을 배경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지속 반대하고 있다.

최근 준공한 LG U+의 평촌 데이터센터는 주민 반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눈길을 끈다. 발주기업인 LG U+와 시설 유치 지자체인 안양시는 ‘공사 구간 전자파가 0.9~1.9mG로 기준치보다 크게 낮게 측정됐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으로 주목받았다.

공사 중에는 어린이집 등 영유아 시설 인근에 전자파 차폐막을 추가 시공하며 지역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소음이 발생한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소음방지시설 공사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준공에 성공했다.
 

성장 탄력 위해서는?

“정부 차원 적극적인 인센티브 필요”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이제 막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으로 분류된다. 더욱 성장할 여력이 있는 잠재력 높은 시장이라는 뜻이다.

해외기업의 연이은 투자발표도 이어진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퍼시픽자산운용과 내년 준공을 목표로 경기도 용인시에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회사 골드만삭스도 국내 물류 및 데이터센터에 약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엑티스·스톤피크·블랙록·거캐피탈·엠피리온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데이터센터 지분이나 부지를 인수하는 등 방법으로 한국시장 진출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연기금 GIC가 이끄는 컨소시엄 역시 최근 경기도 고양시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증권사, 자산운용사들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를 진행하기도 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데이터센터 총괄 존 프리처드 이사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 평균 단가가 크게 올라 데이터센터 건설에 도전하는 신규 진입자가 늘어남에도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공실률을 기록하는 등 높은 수요를 입증하며 주요 투자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님비현상과 수도권 편중은 해결해야할 문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지자체와 유치 기업이 주민과 직접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한 사례도 있으나, 정부차원에서 더욱 과감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데이터센터 공급 특례’를 제정하고 22.9㎸ 전력을 공급받는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비용(시설부담금)을 절반으로 줄여주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비수도권 데이터센터 건립 지원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강원도가 소양강댐의 냉수를 데이터센터의 냉방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자체도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입주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데이터센터가 건립되면 같은 건물에 오피스 등 업무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동떨어진 지역에 건립하게 되면 입주할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 결국 지방분산을 위해 입주기업 혜택 지원 등 지역별, 주체별 맞춤형 인센티브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시장이 성장을 이어가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주민반대와 수도권 편중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건립과정에서 지역주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더불어 정부차원에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지자체와 주민들에게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핀포인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 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2
  • 등록일 : 2009-01-06
  • 발행일 : 2017-11-13
  • 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대표 :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포춘코리아(FORTUNE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kpark@fortunekore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