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이 2023년 올해의 단어로 '리즈(Rizz)'를 선정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공식 누리집을 통해 올해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중반 출생) 사이에서 널리 쓰인 유행어인 '리즈'를 올해의 단어로 공식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수집된 220억개 영어 단어를 분석한 결과다.
리즈는 '이성을 끌어당기는 매력'이란 뜻의 영미권 신조어다. '카리스마(Charisma)'의 중간 부분에서 파생됐다고 옥스퍼드대 측은 설명했다. 외모에 대한 직접적인 칭찬보다는 이성적 매력도과 호감도를 나타낼 때 주로 쓰인다. '리즈가 있다(to have rizz)' '리즈를 끌어올리다(to rizz up)' 식으로 표현된다.
한국에서 흔히 '외모 전성기'를 뜻하는 말인 '리즈(Leeds)'와는 한글 표기는 같지만 영어 철자와 그 의미가 다르다.
NYT는 옥스퍼드 데이터를 인용하며 "SNS와 온라인 밈 콘텐츠 중심으로 '리즈'의 사용량이 온라인 등에서 전년보다 15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모와 교사들이 '리즈'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이 생기고 있다고도 전했다.
특히 '리즈'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언급하면서 본격적으로 많이 사용됐다. 지난 6월 영화 '스파이더맨'의 주인공인 톰 홀랜드가 인터뷰에서 '당신의 리즈 비결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해 "나는 리즈가 전혀 없다. 제한된 리즈만 있다"고 답하면서 1020세대 중심으로 확산됐다고 옥스퍼드대 측은 분석했다.
캐스퍼 그래스월 옥스퍼드대 사전 대표는 "이 단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자신을 열고 자신감을 찾는 2023년의 분위기를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 문화에서 파생된 단어와 문구가 점점 더 일상적인 언어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도 덧붙였다.
리즈와 경합을 벌인 '올해의 단어'로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덤인 '스위프티(Swiftie)',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나 알고리즘에 부여되는 명령인 '프롬프트(prompt)', 이성적인 연인 관계이 아니지만 단순한 이성 친구 관계도 아닌 '시츄에이션십(situationship)' 등 3개 단어가 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