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많이 수리하던 시기에서 막 벗어난 것 같다. 난 수리보다는 건축하는 쪽이 훨씬 더 재미있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복귀 1년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고 미 CNBC 방송 등 외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이거 CEO는 이날 뉴욕의 사내 타운홀 미팅에 직접 나서서 직원들에게 지난 1년 간의 업무 활동을 상세히 설명했다. 아이거 CEO는 "수많은 도전 과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과제가 있었다"며 최근까지 이어진 사내 구조조정의 마무리를 암시했다.
아이거 CEO는 2005년부터 약 15년간 디즈니를 이끈 뒤 2020년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후임자의 경영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11월 '구원투수'로 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내년 11월 임기 만료를 앞뒀던 아이거 CEO는 지난 7월 계약 연장으로 2026년까지 임기가 2년 더 늘어나게 됐다.
디즈니는 올해 들어 일자리 7000개를 줄이고 콘텐츠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모든 사업 지출을 줄여왔다. 올 한해에만 약 75억달러(약 9조7000억원)를 절감할 계획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디즈니 측은 자사가 소유하고 있는 스포츠 채널 ESPN, ABC 방송 등 다수의 자산까지 매각을 검토해 업계 주목을 끌었다. 당시 아이거 CEO는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채널 매각 논란에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강도 높은 체질 개선으로 디즈니는 지난 7∼9월 순이익 2억6400만달러(약 34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한 셈이다.
아이거 CEO는 디즈니의 새로운 사업 모델에 대해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현대적 버전"을 암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