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밥상 물가 상승률이 5~6%대 늘어난 데 비해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3%대 증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5개 분기 연속으로 밥상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상승률을 크게 웃돌면서 먹거리가 가계에 적잖은 부담이 되는 모습이다.
27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등을 따르면 올 3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97만원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세금 등 고정 지출액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여윳돈을 뜻한다.
그러나 밥상 물가 지표로 꼽히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3분기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각각 5.4%, 6.3%로 집계됐다. 소득이 늘었어도 생계비 지출 부담이 더욱 큰 셈이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가공식품 73개 세부 품목 중 72.6%(53개 품목)가 처분가능소득 증가율(3.1%)을 많게는 10배 가까이 상회했다. 드레싱이 28.9%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고추장(24.1%)이 차지했다. 치즈(19.8%), 잼(18.8%), 어묵(18.3%) 등 상승률 10%를 넘는 품목도 23개 이른다.
무엇보다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밥상 물가 체감은 더욱 큰 실정이다.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적자가구' 비율은 56.0%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전체 가구의 적자가구 비율(24.6%)보다 2배를 넘는 수치다. 적자가구 비율은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로 비율이 높을수록 서민 경제 고통의 단면을 드러낸다.
반면 3분기의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의 경우 1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 증가율과 비교했을 때 10.5배 크게 집계됐다. 외식은 9배 높았다. 5분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대비 2배(가공식품), 1.7배(외식)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은 수다.
정부는 서민 체감도가 높은 28개 농식품 품목 등에 대한 밀착 관리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앞서 24일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국제 유가 변동성, 겨울철 기온 변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물가 개선 조짐이 확산할 수 있도록 품목별 가격·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현장·업계의 애로 요인들을 신속히 해결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