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에 돌입하면서 이스라엘 사이버보안 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 사이버공격이 증가하면서 관련기업들이 대응해야 할 업무는 늘어났다.

사이버보안 기업 체크포인트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을 겨냥한 사이버공격이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응은 더욱 어려워졌다. 전쟁으로 인력난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포춘US에 따르면, 이스라엘 기술 기업 임직원의 5~25%가 징집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인력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전쟁이 몇 달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대즈’는 포춘US에 이스라엘 직원 중 약 25%인 12명이 군대에 징집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메라브 바하트 대즈 공동창업자는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하트는 "사이버보안 제품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은 적은 수의 직원으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다른 사이버보안 기업 ‘사이버스타트’도 포춘US에 직원 중 10~15%가 군대로 소집되었다고 말했다. 길리 라난 사이버스타트 창업자는 남은 직원들이 업무 공백을 메우며 일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회사에 남아있는 사람도 전쟁 이전처럼 일할 수 없는 상태다. 사무실이 공격에 휩쓸릴 수 있는 위협이 커지면서 원격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라난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토요일(하마스가 공격한 10월 7일)에 눈을 떴을 때 예상했던 것과 매우 다른 현실을 마주했다"며 "일요일(이스라엘 근무일)이 되자 모든 회사가 하이브리드근무 및 재택근무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실에 오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괜찮다"며 "예비군으로 소집되지 않은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일하는 헌신과 노력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보안검증 소프트웨어 기업 ‘펜테라’는 포춘US에 180명의 이스라엘 직원 중 30명이 업무에 투입되었다고 밝혔다. 아미타이 라존 펜테라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군대에 가지 않고 남은 직원들도 전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그는 예시로 군대에 간 배우자를 대신해 직원의 육아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에 더 직접적으로 피해받은 실제 사례도 공유했다. 그는 직원 중 한 명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벌어진 음악 페스티벌 습격에서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아버지가 행방불명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라존은 위기대응 전략에 대해 "아직 어떻게 업무를 재구성하고 재배치할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현재 제가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일부 새로운 기능이 출시 예정일을 넘기고 3주 후에 공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