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3분기에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근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 등 여건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역시 실적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을 비롯해 GS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 건설사 중 현대건설이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7% 증가한 2455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공사원가 상승 등으로 주택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의 발발과 더불어 각종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고, 인건비 부담 역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원가가 높아짐에 따라 건설사들의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실제 올해 9월까지 국내 주택시장은 인허가와 착공물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57%, 33% 감소하는 등 침체기를 걷고 있다.
게다가 불안한 중동 정세로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에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같은 침체의 장기화도 점쳐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4분기 건설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대우건설의 4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작년 동기 대비 21.0% 감소한 1950억원에 그쳤다. 이 밖에 DL이앤씨의 4분기 영업이익도 13.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고, HDC현대산업개발도 12% 줄어든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해외사업이 향후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3분기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의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하게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향후 수익성 높은 해외사업 착공 여부가 실적의 희비를 판가름 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4분기까지는 건설경기 침체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을 것으로 보이며 비슷한 실적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는 국내 착공물량과 해외수주에 따라 실적에서 차이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 포춘코리아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