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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영의 이코노믹 브리프] 전쟁과 유가

전쟁 영향은 제한적... 경기흐름 따른 수급동향이 유가 결정

  • 기사입력 2023.10.26 13:30
  • 최종수정 2023.10.27 08:07
  • 기자명 윤두영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세계는 전쟁의 여파로 어수선한 모습이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하면서 시작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8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 화약고마저 터져 버렸다. 이 전쟁도 오래갈 것 같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024년은 전 세계가 화합이냐, 확전이냐를 가르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유가 동향에 민감하다. 러시아와 중동은 거대 산유국이다. 2023년 1분기 기준 한국의 중동지역 원유 수입 비중은 70.2%였다. 사우디가 32.2%로서 가장 크지만, 이란으로부터 수입도 6.6%로서 비중이 작지 않다.

최근 주요 금융기관들은 앞다퉈 유가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6월 초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금까지 브렌트유(영국북해지역 생산) 기준 역대 최고가는 2008년 7월 3일에 기록한 배럴당 146.08달러다. 모간스탠리는 한술 더 떠서 올 3분기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간체이스 회장인 제이미 다이먼은 전쟁이 지속되면 유가가 배럴당 최고 175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쟁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지 궁금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그 영향은 일시적이며 변동 폭도 제한적이었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기간은 8일~3개월 정도였으며 유가가 정점을 지난 후 예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데는 약 7일~7개월 정도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투자의 기초, 2017년 5월, 신성호). 상승 속도도 완만했다.

1990년 8월 2일 걸프전 발발 당시는 약 3개월에 걸쳐 배럴당(WTI기준) 14달러에서 4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그 후 급락해 6개월 후인 1991년 3월에는 배럴당 16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 후 상당 기간 20달러 선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2003년 3월 20일 발발한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시작한 전쟁의 경우 유가에 미쳤던 영향은 미미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WTI 기준 2022년 1월 31일 배럴당 88.15달러였다. 전쟁이 시작된 날(2022.2.4) 92.31달러에서 상승을 시작해 약 1개월 후인 같은 해 3월 8일 123.70달러를 정점으로 하락했다. 약 한 달 후인 4월 11일에는 94.29달러, 같은 해 12월 9일에는 71.02달러까지 내려왔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전쟁도 아직은 유가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 10월 9일 배럴당 86.38달러 하던 유가는 10월 25일에도 비슷한 수준인 85.39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확전으로 이어진다면 유가는 단기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출처: Trading Economics, 포춘코리아] ​​​​​​​(83.28달러는 배럴당 WTI기준  2023년 10월24일 종가임.)
[출처: Trading Economics, 포춘코리아] (83.28달러는 배럴당 WTI기준 2023년 10월24일 종가임.)

 

그럼, ‘유가에 영향을 주는 가장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답은 수요를 좌우하는 경기의 흐름과  석유 산유국들의 공급 동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부터 유가는 오르기 시작했다. 이유는 팬데믹 이후 석유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4월 말 유가(WTI)는 배럴당 1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기 시작한 2021년 들어서면서 상승을 시작했다.

2021년 1월 11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은 "경제활동의 증가와 팬데믹 관련 제한 완화로 2020년 대비 2021년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이 5.5%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석유 소비가 생산량을 앞지르면서 2021년 4분기에는 브렌트유 기준 2020년 3분기 배럴당 평균 43달러에서 평균 79달러로 상승하는 등 상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덧붙였다. 전쟁과 무관하게 경기 흐름에 따라 유가가 변동해 왔음을 나타내고 있다.

2004년부터 시작된 유가의 상승도 경기가 살아나면서 시작됐다. 2004년 세계 경제는 5.1% 성장했고 중국과 미국 경제는 각각 9.5%, 4.2%씩 성장했다. 이런 흐름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이어졌다. 세계 경제의 급격한 위축으로 석유에 대한 수요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럴당 146.08달러까지 치솟던 유가(브렌트유)는 6개월 정도 지난 같은 해 12월 24일에는 36.61달러까지 떨어졌다.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이 확산된다면 유가는 분명히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침체국면이 이어진다면 유가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다. 전쟁의 영향으로 유가가 과거 최고점(2008년 7월 3일)인 배럴당 146달러를 넘어 170달러대로 진입할 것이란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 포춘코리아 윤두영 글로벌기업연구소장 miche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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