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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처럼 몰려드는 사우디 오일 머니 [THE BRIEF]

  • 기사입력 2023.10.19 10:18
  • 기자명 문상덕 기자

사우디는 억압적인 군주국인가? 아니면 기회의 땅인가? 둘다 맞다. 이런 상황은 기업과 세계 지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BY VIVIENNE WALT   

 

올여름 초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기술무역박람회인 비바테크(VivaTech)에 몰려든 10만여 명의 관객들은 주 무대 근처의 대형 녹색 전시대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곳에 설치된 비디오 모니터는 ▲최신 시설의 로봇 실험실 ▲태양열 농장 ▲고층 건물이 즐비한 도시들이 들어선 사막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사우디에 투자하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수도 리야드에서 스타트업 블라섬 액셀러레이터(Blossom Accelerator)를 운영하는 CEO 겸 설립자 에몬 샤쿠르는 “사우디는 완전히 신세계”라고 기염을 토했다. 그의 회사는 여성 창업자들을 육성한다. 

실제로 사우디 기자 자말 카슈끄지의 잔혹한 살해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지 거의 5년이 지났다. 이 살인 사건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의 많은 파트너들은 사우디와의 거래가 평판에 해를 끼칠 것을 우려했다. CIA가 이 나라 지도자가 살인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매출 17억 달러(약 2조 2500억원) 규모의 식품배달 회사 자헤즈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 압둘아지즈 알후티(33)는 “솔직히 그의 죽음은 불행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리야드에 소재한 자헤즈 그룹은 카슈끄지가 피살되기 2년 전인 2016년 설립됐다. 

그러나 그는 비바테크의 인파 속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런 어두운 날은 다 지나갔다. 이제는 과거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직 투자 은행가는 “이제 우리는 문화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그런 일과 멀어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사우디 기업가들은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며 돈을 버는 일이다. 그 노력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투자자들이 다시 대거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압둘라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KAFD에 위치한 아람코 건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압둘라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KAFD에 위치한 아람코 건물.

 

UC 샌디에이고에서 4년간 학업을 마친 후 리야드로 돌아온 샤쿠르(29)는 “우리는 황금기를 맞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황금색일까? 한 가지 단서는 세계 최대 기업들을 선정한 올해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다. 사우디 국영 석유 대기업 아람코는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가 작년에 올린 매출 6040억 달러(약 800조원)는 아마존(4위)과 애플(8위)을 초라하게 만들 정도다.

아람코는 지난 20년 중 16년간 1위를 지켜온 월마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내년에는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 현재 아람코의 가치는 2조 달러(약 2648조원)를 상회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순이익이 1590억 달러(210조원)를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에 등극한 것이다. 

물론 많은 미국인들과 유럽인들에게, 36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이 왕국의 엄청난 부는 그들의 삶과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사우디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다면, 이 나라가 피하고 싶은 현실이 그 이유가 될지 모른다. 그것은 바로 ▲카슈끄지의 살해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투옥과 고문 ▲예멘을 상대로 벌이는 파괴적인 전쟁 ▲최근 뉴요커 기사로 알려진 공주들의 실종 사건 ▲19명의 범인 중 15명이 사우디인이었던 9.11 공격과의 연관성이다.

반면 사우디 관리와 기업 지도자들은 이 나라가 “번창하고, 현대적이고, 젊은 나라”라고 매우 다르게 묘사하고 있다. 사우디가 지난해 기록한 8.7%의 성장률은 그 어떤 G20 경제대국보다 빨랐다. 아울러 모든 곳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구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직면하는 딜레마가 바로 여기에 있다. 두 가지 모두 정확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그들의 계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억압적인 군주국가와 기회의 땅 중 어떤 현실이 더 우세한지 혹은 이 둘 모두를 인정하는 게 가능한지 따지게 된 것이다. 인권 옹호자들은 명백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이나 사우디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그 답은 분명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는 점점 더 노골적인 방식으로 석유에서 올린 이익을 골프와 기술 산업에 쏟아붓고 있다.

7000억 달러(약 927조원) 규모의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지난 6월초 미국 골프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PIF는 사우디의 사실상 지도자이자 총리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MBS로 널리 알려져 있다-가 의장을 맡고 있다. 그런데 PIF가 프로 골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2년된 LIV 골프 조직과 PGA 투어(그때까지 치열한 앙숙관계였다)를 합병하는 계약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합병 비용은 대부분 PIF가 대게 된다.   

PGA 관계자들은 이 거래를 통해 “PGA 투어 지배하의 자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사우디 아람코의 회장이기도 한 야시르 알-루마얀은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새로운 글로벌 골프 조직의 회장에 오를 예정이다. 화들짝 놀란 미국 의원들은 제동을 걸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지난 7월 미국 국가 안보와 반독점 보호에 대한 위험을 심사하기 위해 상원 청문회를 소집했다. 코네티컷 출신의 민주당 상원의원 리처드 블루멘솔은 PGA 관계자들에게 “모든 것이 결국 돈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당신들이 가려는 길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사우디 정부가 통제권을 갖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PGA 경영진은 별다른 선택권이 없다며 “우리가 사우디를 피해도, 그들은 어차피 선수 ‘자산’을 모조리 사들일지 모른다”고 토로한다. PGA 투어와의 계약을 협상한 파이퍼 샌들러의 부회장 지미 던은 상원 청문회에서 “그들이 1년에 선수 5명씩만 빼 가도 5년 안에 우리를 완전히 망가뜨릴 것”이라며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결국 골프를 통째로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람코의 막대한 석유 수익은 PIF의 다른 스포츠 투자들을 이끌었다. 사우디 프로축구 리그가 올 여름 일부 초특급 유럽 선수들과 체결한 수억 달러 규모의 계약들, 사우디에서 주요 토너먼트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국제 테니스 단체들과 벌인 협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스포츠 거래가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동안, 점차 증가하는 사우디의 막강한 글로벌 영향력은 골프장과 축구장, 테니스 코트 너머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다. 

사우디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인 탄화수소에서 나오는 자금을 앞세워, 수백억 달러를 외국 자산들에 쏟아부었다. 일부 투자는 월가가 휘청거린 코로나19 팬데믹의 한가운데에서 이뤄졌다. 알-루마얀은 인터뷰에서 “그 위기를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분명 그렇지 않았다. 그들의 미국 투자만 봐도 ▲캘리포니아 전기차 제조업체 루시드 모터스의 소유 지분 60% 이상 ▲승차공유 업체 우버의 지분(무함마드 빈 살만은 초기 투자자였다) ▲게임 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일렉트로닉 아츠의 지분 취득 등 전방위적이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사우디 투자부 차관 바드르 알-바드르는 비바테크에서 “사우디가 2030년까지 약 3조 2000억 달러(약 4235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BS(무함마드 빈 살만의 약칭)는 투자 기업들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도록 의무화했다. 석유에 대한 국가의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그가 내세운 ‘비전 2030’ 전략의 일환이다. 양측의 이해는 맞아 떨어진다. 서구 기업들은 호황을 맞은 왕국의 경제와 소비력이 풍부한 시민들로부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알-바드르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에는 투자자들을 위한 많은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신속하게 실행되는 대규모 거래의 잠재력은 모든 기업들이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세계 지도자들과 기업 경영진 사이에서는 사우디를 비난할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풍부한 보상을 포기하는 리스크를 감수할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 위치한 압둘아지즈 킹 세계문화센터는 현대 사우디아라비아의 변화와 다양성의 상징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 위치한 압둘아지즈 킹 세계문화센터는 현대 사우디아라비아의 변화와 다양성의 상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그 의문은 더욱 커졌다. 유가가 식량과 전력, 그 밖의 많은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경제력이 민주주의를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명백해졌기 때문이다(사우디의 소중한 고객인 중국에서도 결국 민주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밀려드는 현금의 물결 앞에서, 분노에 찬 정의로운 외침들이 이미 무력화되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7월 아람코 CEO 아민 나세르를 블랙록 이사회에 임명한 것이다.

세계 최대의 이 자산운용사와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온 래리 핑크 CEO는 ESG 원칙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핑크는 카슈끄지의 살해 이후 2018년 리야드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사우디를 맹비난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하지만 핑크는 나세르의 임명을 발표하며 그의 “리더십 경험, 세계 에너지 산업 및 저탄소 경제로의 변화에 대한 깊은 이해, 중동 지역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칭찬했다.

핑크는 이 왕국과의 동맹을 공개적으로 수용한 재계 리더의 가장 최근 사례일 뿐이다. MBS는 지난 3월 PIF가 지분 100%를 소유한 리야드 에어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틀 후, 사우디는 보잉에 370억 달러(약 49조원) 규모의 드림라이너 항공기 78대를 주문했다. 보잉 CEO 데이브 칼훈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 주문과 규모에 대해 정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이 회사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먼저 워싱턴을 살펴보자. 지난 2019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조 바이든은 사우디를 “국제적 왕따(pariah)”로 만들고, 미국에 거주하며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로 일한 카슈끄지의 살해에 대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도록”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이 된 후 지난해 리야드를 방문, 젊은 왕세자와 따뜻한 주먹 인사(fist-bumped)를 나눴다. 그는 MBS에 부탁하기 위해 사우디까지 친히 날아왔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세계적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 더 많은 석유를 팔아달라’고 아쉬운 소리를 한 것이다. 하지만 몇 달 후, 13개국으로 구성된 OPEC 그룹-사우디가 주도적 역할을 한다-은 오히려 글로벌 석유 판매를 하루에 200만 배럴씩 줄였다. 사우디 정부는 그 결정이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8월 38세 생일을 맞은 MBS는 이 감산 조치를 통해, 80세의 바이든과 다른 서구 지도자들에게 그의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다(MBS는 이 모든 지도자들보다 수십 년은 더 오래 살 것이다). 그 영향력은 한 기업(사우디 아람코)으로부터 나온다고 할 수 있다. 2670억 배럴 이상의 석유 매장량과 약 8조 5000억 입방 미터의 천연가스를 보유한 이 나라는 하루에 약 1000만 배럴의 석유를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 소비의 약 10%에 해당한다.

그러나 사우디는 전 세계 판매량이나 소비량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엄청나게 싸게 석유를 생산한다. 아람코가 석유 1배럴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8달러가 조금 넘는다. 반면, 미국에서는 평균적으로 배럴당 약 53달러의 비용이 든다. 사우디는 그 초과량을 모두 저장해 수출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당연히 세계 유가를 좌지우지하게 된다. 전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로 MBS에 관한 책을 펴낸 데이비드 런델은 “사우디는 MBS의 절대 명령에 의해(by fiat)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며 “그들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잉여 석유를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가 세계에서 엄청난 정치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원천”이라고 설명한다. 

필자가 2017년 아람코 비행기를 타고 사우디의 ‘엠티 쿼터(Empty Quarter)’ 사막 깊숙이까지 취재를 했을 때, 이 영향력의 원천을 직접 목격했다. 아람코의 샤이바 유전은 무한대로 뻗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고려하면, 현재 세계가 그 중요성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광범위한 목표를 수립해 왔다. 그럼에도 전 세계인은 여전히 하루에 약 1억 배럴의 석유를 소비하고, 자동차를 몰고, 비행기를 타고, 컨테이너 선박으로 수송하는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 휴스턴 라이스 대학 산하 베이커 연구소의 중동 에너지 분석가 짐 크레인은 “석유는 여전히 교통과 운송의 거의 95%를 담당하는 연료”라며 “한마디로 사우디 없이는 아무 곳도 갈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사우디는 MBS의 절대 명령에 의해 석유 생산을 조절할 수 있다 -데이비드 런델 전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미국 대사

 

사우디는 자체적으로 친환경 경제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그런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다. 하지만 기후 단체들은 사우디의 이런 노력을 무의미한 이미지만 구축하는 ‘그린워싱’이라고 평가절하한다. MBS는 이 사막 국가-현재 가뭄과 극한 기후 및 해수면 상승 같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가 2060년까지 탈탄소를 달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우디는 국가 전력망을 개선하기 위해, 수십 개의 태양광 및 풍력 프로젝트를 건설 중이다. 현재 사우디 전력망의 약 40%는 화석연료로 운영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에 2027년까지 하루 1300만 배럴이 훨씬 넘는 수준까지 석유 생산량을 늘리도록 지시했다. 서구 석유회사들이 약속한 목표에 따라 화석연료 생산량을 줄일 경우, 아람코는 훨씬 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나라는 또한 친환경 기술의 연구 및 개발에 수십 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석유와 가스의 새로운 용도를 모색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린 수소’(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한다)와 ‘블루 수소’(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해 생산한다)의 생산이 대표적이다. 둘 모두 잠재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미래의 수출품이다.

크레인은 “사우디 입장에서 서서히 석유 소비량을 줄이는 사람들이 걱정된다면 새로운 방법으로 석유를 활용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친환경 기술 프로젝트는 PIF(아람코의 막대한 이익이 자금줄 역할을 한다)를 통해 아낌없는 지원을 받는다. 사우디 내셔널 에너지 서비스 컴퍼니(NESCO)의 무디얀 알-무디얀은 “근본적으로 백지수표 같은 무제한 지원”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회사는 리야드의 수천 개 사무실 건물과 아파트 단지의 전력망 업그레이드를 돕고 있다.

필자가 2021년 리야드의 킹 압둘라 석유연구센터(KAPSARC)를 방문했을 당시, 그는 “우리는 은행이나 그 어떤 대출 기관에도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전략은 (특히 서구의) 글로벌 파트너와 고객들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미국 및 유럽 기업들은 그 전략에 동참하기를 열망하는 것처럼 보인다. 파리에서 그 사실을 분명 확인할 수 있었다. 비바테크 이후 3일 만에, 알 바드르가 이끄는 사우디 투자부는 파리에서 투자회의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당시 프랑스 기업들은 사우디 스타트업들과 협약을 맺었다.      

그리고 같은 날 저녁 늦게, 고급 세단들로 이뤄진 호송대가 MBS를 파리 중심부의 호화 만찬장으로 안내했다. 사우디는 이곳에서 2030 세계 엑스포 개최를 위해 홍보전을 펼쳤다. 6개월간 진행되는 이 특별 행사에서는 100개 이상의 국가들이 전시장을 설치하고 행사를 개최해 수백 만 명의 방문객들을 끌어모은다. 로마가 경쟁자로 나섰음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우디를 지지, 그의 동료 유럽 지도자들을 분노케 했다.

마크롱은 호화로운 엘리제 궁전에서 사우디 왕세자에게 친히 점심을 대접했다. 만찬 후 대통령실은 마크롱이 “사우디의 야심 찬 비전 2030을 계속 지원하고자 하는 프랑스 기업들의 열망”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수천억 달러의 수입과 함께 엄청난 화석 연료 매장량을 보유한 사우디는 분명 원대한 야망을 갖고 있다. 그리고 많은 투자자들이 당장 눈앞의 ‘대박’을 염두에 두고, 그 야심을 기꺼이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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