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ICC 크리켓 월드컵을 무료 스트리밍한다. 크리켓은 인도의 국민 스포츠로 통하는 구기종목이다.
29일(현지 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밥 아이거(Bob Iger) 디즈니 CEO는 크리켓 월드컵을 무료로 스트리밍하기로 했다. 최근 인도 구독자 수가 3분의 1 이상 이탈하자 내놓은 극약처방이다.
디즈니는 지난해 6월 IPL(Indian Premier League) 스트리밍 입찰 전쟁에서 일부 철수를 결정했다. 상대가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무케시 암바니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출은 엄청났다. TV 경기 중계 권리만 구매했음에도 30억 달러를 써야했다. 모든 권리를 구매했던 2017년 거래보다도 50%가 증가한 금액이었다.
디즈니는 이 같은 행보가 인도 구독자들을 어느 정도 이탈하게 할 것이라 예상했다. 문제는 이탈 규모가 생각 이상이었다는 점이다. 크리켓을 중계하는 Disney+ Hotstar 구독자 수는 지난해 10월 6130만 명에서 현재 4040만 명으로 급감했다. 단 9개월 만에 전체 구독자의 3분의 1을 잃었다.
디즈니는 이를 만회하고자 'ICC 크리켓 월드컵 무료 스트리밍'이라는 도박에 가까운 카드를 꺼냈다. 디즈니 주가가 9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반전카드가 필요했던 것도 한 이유였다.
시장에서는 아이거 CEO의 결정을 말 그대로 '도박'으로 생각한다. 이번 조치로 Disney+ Hotstar 구독자 수가 크게 늘 수 있지만, 객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이들의 구독자당 평균 수익은 월 0.59달러로 다른 채널 구독자 6.58달러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사지스 시바난단(Sajith Sivanandan) Disney+ Hotstar CEO는 무료 스트리밍 조치가 디즈니 수익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6억 명의 무료 스마트폰 시청자가 광고 수익을 창출하고 또 신규 가입자로 전환할 수도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 포춘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