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아르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IBM 회장 겸 CEO는 자사 연례 행사 ‘THINK 2021’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AI를 회사의 청사진으로 소개했다.

IBM은 자체 연구개발뿐 아니라 혁신기업에 투자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키워왔다. 크리슈나 CEO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수석 부사장으로 있던 2018년, IBM은 레드햇을 340억 달러(당시 약 38조830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 분야 역량을 키웠다.

또 ‘왓슨(Watson)’으로 대표되는 AI 기술 역량은 또 다른 혁신기업과 협력하며 키워가고 있다. 세계 최대 오픈소스 머신러닝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허깅페이스(Hugging Face)’가 파트너다.

IBM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허깅페이스의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허깅페이스에서 밝힌 시리즈 D 라운드 규모는 2억3500만 달러다.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인텔, 세일즈포스가 참여한 이번 라운드에서 허깅페이스는 45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4월 직전 라운드 때의 기업 가치인 20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커진 규모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회사 연 매출액의 100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투자은행 UBS는 IBM의 이번 투자에 대해 “(IBM의 매출 규모에 비하면) 투자금은 적지만,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AI 도구를 선도적으로 제공하는 공급자와 더 갚은 관계를 맺게 됐다”며 “IBM으로서는 훌륭한 전략적 투자”라고 평가했다.

IBM과 허깅페이스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부터 양사는 기업용 AI 도구 모음인 ‘왓슨x.ai(watsonx.ai)’를 함께 개발하기 시작했다.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IBM은 허깅페이스의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에 약 200개의 자사 AI 모델을 업로드했다. 이때 업로드 한 주요 모델 중 하나는 미 항공우주국(NASA)와 협력한 결과물이었다.

클레멘트 델랑그(Clement Delangue) 허깅페이스 CEO는 지난 5월 열린 ‘THINK 2023’ 콘퍼런스에서 IBM과의 협력을 통해 IBM의 기술 컨설턴트들이 AI를 도입하려는 기업 고객에게 허깅페이스의 다양한 모델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깅페이스는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은 IBM과 유사한 구조로, 허깅페이스의 모델을 AWS의 기업 고객에게 제공한다.

크리슈나는 장기적으로 AI가 모든 회사의 업무에 통합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AI와 기계학습이 단순한 사무실 업무를 자동화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IBM의 인사 부서가 AI를 활용해 수백 명의 인사 관리자가 수행하던 작업을 50명의 인원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반복적인 업무의 30%에서 많게는 50%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그는 앞으로 5년간 AI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7800종의 업무에 대해 채용을 동결하기로 했다.

그는 또 여러 차례에 걸쳐 AI를 노동력 부족의 해결책으로 강조했다. 노동력 부족을 겪는 기업들이 AI를 채택할 경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 포춘코리아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