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대표가 21일(현지 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 그룹의 바이오·AI 분야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과 스타트업을 찾아 미래시장 트렌드도 살폈다.

구 대표의 이번 일정은 LG그룹의 미래사업을 세계로 확장해 나간다는 의미가 담겼다. LG는 미래성장동력으로 ABC(AI, Bio, Cleantech)를 점찍고 관련 분야 역량 강화와 경쟁력 확보에 일찌감치 힘쓰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부터 마곡 LG  AI연구원, 오송 LG화학 생명과학 공장, 마곡 LG화학 R&D 연구소,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번 일정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 보스턴,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메카

구 대표는 21일 보스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보스턴은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불린다. 전 세계 바이오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 2,000여 개가 밀집해 있다.

LG화학 바이오 부문을 책임지는 생명과학본부 역시 보스턴에 자리를 잡았다. 2019년 바이오 분야 혁신 기술 도입 및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했다. 올해 1월 LG화학이 인수한 미국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 사무실도 이노베이션센터로 통합했다.

구 대표는 LG화학 생명과학본부 보스턴 이노베이션센터를 찾아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 이동수 보스턴 법인장, 마이클 베일리(Michael Bailey) 아베오 CEO 등과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신약사업 방향 및 글로벌 상업화 역량 강화 방안을 점검하고 아베오 육성 전략 등이 논의됐다.

구 대표는 “LG그룹의 성장사를 돌이켜보면 늘 10년, 20년을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해 왔다”며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 토론토, AI 연구에 특화한 미래도시

구광모 대표는 22일 캐나다 토론토로 이동했다. 토론토는 AI 연구에 특화된 도시로 AI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토론토대가 위치해 있다. LG전자는 2018년 LG그룹 최초의 글로벌 AI 연구 거점 AI Lab을 토론토에 설립해 인연을 맺었다.

AI Lab은 토론토대와 산학 협력 과제를 수행하며 AI 분야 선행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AI Lab의 선진 연구 결과들을 스마트홈 및 스마트카 솔루션과 온라인 채널 등에 접목해 고객경험을 혁신해 나가고 있다.

구 대표는 AI Lab을 찾아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과 이홍락 CSAI(Chief Scientist of AI), 김병훈 LG전자 CTO 등과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구 대표는 LG그룹의 AI 추진 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R&D 방향 및 계열사 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대표는 “AI 기술의 진화가 매우 빠르고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확보한 기술들이 계열사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사업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빠르게 적용해 가며 이를 통한 레슨런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여가자”고 주문했다.

◆ 세계 최고 연구기관, 스타트업도 찾아

구광모 대표는 LG그룹사들만 찾은 것이 아니었다. 구 대표는 보스턴과 토론토에 위치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과 스타트업을 찾아 미래시장 트렌드를 살피고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구 대표는 보스턴에서 세계 최고 항암 연구시설인 다나파버 암 센터(Dana-Farber Cancer Institute)와 보스턴을 대표하는 바이오·제약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시설인 랩센트럴(LabCentral)을 방문했다. 그는 로리 글림쳐(Laurie Glimcher) 다나파버 CEO와 함께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연구중심 병원과 제약기업 간 협력 모델과 항암 연구의 새로운 동향을 살폈다. 이어 랩센트럴에서는 창립자 중 한 명이자 CEO인 요하네스 프루에하우프(Johannes Fruehauf)를 만나 보스턴 바이오 창업 생태계와 글로벌 혁신 스타트업 육성 모델을 소개받았다.

캐나다에서는 벡터(Vector) 연구소와 자나두(Xanadu) 연구소를 찾아 AI 분야 최신기술 동향을 살폈다. 세계 4대 AI 석학 중 한 명인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이 설립한 벡터 연구소는 구글의 딥러닝과 우버의 자율주행, 엔비디아의 컴퓨터 비전을 탄생시킨 곳으로 유명하다. 2016년 설립된 자나두는 양자컴퓨팅 선도기업으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로 추정되는 하이테크 스타트업이다.

LG 관계자는 “이번 현장경영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항암 연구소, AI 분야 연구소 등을 찾은 것은 AI, 바이오 등의 사업들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육성해 (LG그룹이) 미래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구 대표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 포춘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