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지도자가 정치나 첨단기술에 대해 언급하는 일은 흔하지 않지만, AI(인공지능) 만큼은 예외가 되고 있다.
미 포춘지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2024년 세계 평화의 날 주제를 'AI와 평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 초 AI가 만든 딥페이크 이미지의 주요 타깃이 된 바 있다.
로마 카톨릭 교회가 첨부한 성명서에는 "AI 분야에서 이루어진 놀라운 발전은 인간 활동, 개인 및 사회 생활, 정치 및 경제에 급속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갈등과 적대감'을 우려하며 "사회가 경계하고 가장 연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 폭력과 차별의 논리가 그러한 장치의 생산과 사용에 뿌리를 내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성명서는 "기술이 책임 있게 배포되려면 윤리적 사용에 대한 교육과 법률로 반영돼야 한다"며 "AI가 인류에 대한 봉사와 공동의 '집'을 보호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AI 기술이 세계 정의와 평화를 증진하는 데 사용되려면 개인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인류에 대한 관심이 필수 조건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경고는 기술 산업의 일부 주요 인사들로부터 터져나오기도 했다. 실제 약 3만3000명의 기술 전문가, 학자 및 기업가들은 소위 '거대 AI 실험'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Future of Life Institute'의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이는 OpenAI의 ChatGPT 출시 이후 구글(Google)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Meta) 및 아마존(Amazon) 등의 회사가 일제히 자체 'AI 파괴자' 개발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미 FBI도 최근 확산되는 딥페이크 이미지에 대한 경고에 나섰으며, 대표적인 AI 낙관론자로 꼽히는 빌 게이츠조차 자신의 블로그에 "AI가 생성한 딥페이크와 잘못된 정보가 선거와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빌 게이츠는 "대선 당일 아침에 후보자 중 한 명이 은행을 강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비디오가 입소문을 낸다고 상상해보라"며 "가짜이지만 뉴스 매체와 캠페인에서 이를 증명하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마지막 순간에 투표를 바꿀까요?"라고 반문했다.
/ 포춘코리아 공인호 기자 ball@fortunekorea.co.kr